장예찬 평론가 “2~30대가 민주당이 기득권이 됐다는 걸 인식하는 첫 선거”

  • 등록 2021.04.07 0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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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19년 11월19일 인하대학교에 다니는 청년 신주호씨는 당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서 “한국당을 노땅 정당이라고 한다. 젊은 층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친구들이 쉐임 보수(shame)라고들 한다. 어디 가서 보수라고 말하는 게 수치심이 든다는 이야기”라고 직격했다.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때만 해도 청년들이 표를 주기에는 뭔가 부끄러웠다.

 

미래통합당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샤이 보수가 아니라 쉐임 보수가 된 청년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캠프)이 청년들을 연단에 불러 마이크를 제공했다. 1년 동안 최소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쪽팔리는” 일은 아니게 됐다.

 

그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자리잡고 있다.

 

 

장예찬 평론가는 6일 오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20대 청년들의 자유 연설이 화제였다”며 “이때까지 보수정당에서 투표를 많이 하라고 독려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야권은 항상 내심 투표율이 낮기를 원했다. 야당일 때나 여당일 때나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20~30대가 많이 투표장으로 나온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불리해진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엔 오히려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 (투표율) 45%는 민주당이 이기고 50% 넘으면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라는 이런 분석들이 나올 정도”라며 “오히려 투표율이 높아지는 걸 보수가 원하게 되는 최초의 선거인데 그 중심에는 2030세대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가 있다. 중도 플러스 20대가 투표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는 것을 야당이 반기는 현상이 되게 아이러니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2~30대의 분노를 보수정당이 1년 동안 놓치지 않고 대선까지 잘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의 2030세대를 계속해서 반민주당 성향으로 묶어둘 수 있느냐는 이제 보수 야당이 스스로의 유능함으로 증명을 해야 한다. 이게 큰 미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진보적으로 보여지는 유명 연예인들의 투표 독려 운동이 있었는데 주로 민주당 계열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로 작용했다.

 

장 평론가는 “항상 선거 때마다 투표합시다 약간 진보적인 느낌이 나는 연예인들의 투표 독려운동이 있었는데 이번에 쏙 들어갔다”며 “소위 개념있는 깨시민처럼 인스타에 올리고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없다. 보도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완전히 기득권이 됐다는 가장 큰 증거가 투표율이 높아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그동안 전통적으로 기득권으로 여겨졌던 보수가 기득권이 아니라 이제 대한민국의 주류 기득권이 민주당이 됐다는 걸 2030세대가 인식하는 첫 선거라고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기득권으로서 비토의 대상이 된 배경은 뭘까.

 

장 평론가는 “사실 국민들이 모든 권력(대선/지방선거/총선)을 민주당에게 몰아줬다. 여기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라며 “민주화 이후 이 정도로 압도적으로 힘을 몰아준 케이스가 없다. 어마어마한 권력을 허락받았던 셈인데 이걸 제대로 쓰지 못 하고 추미애가 윤석열 자르려다가 허송세월을 보냈으니 이 정도의 반감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전국에 있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 그밖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피 참조)했는데 연령별로 보면 △(20대) 긍정 25%-부정 52% △(30대) 긍정 36%-부정 57% 등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장진영 공보단장(오세훈 후보 캠프)은 3월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착각해선 안 된다. 국민의힘이 잘 해서 나온 지지율이 아니다. 순전히 문재인 정권의 실정 덕에 나온 지지율임을 잊어선 안 된다”며 “개혁과 혁신의 고삐를 절대 늦춰서는 안 된다. 이제 반사광이 아니라 자체 발광을 하는 정당을 보고 싶다. 행성정당 말고 태양 같은 항성정당 말이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국민의힘이 청년층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장 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저쪽에서 돈 퍼준다고 했을 때 맞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기회를 달라는 얘기다. 자수성가를 할 수 있는 기회, 집 살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건데 민주당은 거기다가 기회는 못 주고 자꾸 임대주택이나 이런 일시적인 돈이나 알바 일자리를 주고 있어서 안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새로운 보수진영이 돈을 더 주겠다는 방향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기회가 왜 끊겼는지 살피고 구조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며 “결국 연공서열제 폐지나 대기업 정규직들이 누리고 있는 과도한 복지 혜택들을 중향 평준화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것이 있다.

 

장 평론가는 “(공무원연금을 통폐합하면) 공무원 조직으로부터 엄청난 반발이 있을 것인데 그 반발보다 더 거시적인 청년들의 지지 목소리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가만히 앉아서 반사이익 주워먹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 통폐합하겠다. 이거 계속 적자니까. 이런 정도의 사회구조를 뜯어 고치는 담대한 사회개혁론이 보수진영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효영 eduna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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