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서구의원 “광주에 풍암호수만한 호수 없어” 원형 그대로 유지해야

  • 등록 2021.07.19 19: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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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무소속 김영선 서구의원(광주광역시)은 관내에 있는 풍암호수의 가치를 줄기차게 설파했다. 풍암호수는 1950년대부터 농업 관개형 저수지로 조성됐는데 인근의 개발 상황과 맞물려 도심 속 휴양지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풍암호수 “공원”이 되었다. 외지 관광객들이 찾는 랜드마크다. 문제는 녹조와 악취다.

 

 

김 의원은 지난 6월29일 오후 서구의회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저수지다 보니 다른 하천이나 이런 데서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고 그냥 빗물이 고여 있다. 고여 있으면 물이 썩는다. 왔다 갔다 순환이 안 되니까”라며 “풍암호수에 녹조가 생기는 원인은 3가지”라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이 정리한 3가지 원인은 아래와 같다.

 

①인근 염주 체육공원 부지에 쓰레기를 매립했는데 오염수가 침수되어 주기적으로 250톤 가량이 흘러들어옴

②외부 유입수가 없어 고여 있음

③주변 롯데마트와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항상 차량들이 가득 차있는데 타이어 분진과 엔진오일 등이 쓸려서 풍암호수로 유임됨

 

지금까지 수질 개선을 위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서구청이 광주시 예산을 받아 오염수 유입을 막는 조치를 취했고(①),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한양건설이 최대 주주가 되어 9개 공원과 10개 지구에 걸쳐 아파트 개발)과 관련하여 풍암호수가 해당 개발 지역에 포함돼 있는데 민간 건설사들이 이를 사들인 뒤 250억원 가량의 정화시설을 설치해서 기부 채납(②③)하는 방법 등이 수면 위에서 논의됐다.

 

문제는 광주시가 그 정화시설을 운용하는 데에만 매년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손사레를 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정화시설을 도입하게 되면 유지관리비가 든다는 것이다. 인원이 상주해야 하고 동력비가 드는데 그런 예산이 8~9억 정도”라며 “(광주시는 도대체) 풍암호수가 뭐길래 여기에 8~9억을 들이냐고 해서 그래서 서구청에서 TF팀(시구 담당 공무원/농어촌공사/특례사업시행사/환경단체/수질생태 전문가 등 11명)을 꾸렸다”고 말했다.

 

 

TF팀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논의를 한 결과 △풍암호수에 매일 250톤 이상의 맑은 물을 유입시키되 △호수의 면적은 유지하고 △수심 즉 담수량을 낮추기로 했다.

 

김 의원은 TF팀의 결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담수량이 높게 유지되는 것이 풍암호수의 경쟁력이자 차별 지점인데 그걸 낮추려면 45만톤의 저수량 중 33만톤(12만톤으로 유지)이나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저수량을 낮추려면 그만큼 메꿔야 하는데 그 자체로 비현실적이다.

 

김 의원은 “(TF팀의 방안대로) 정화시설을 안 하고 수질 개선을 하려면 45만톤을 12만톤으로 줄여서 다른 걸로 메꿔야 한다”며 “3분의 2 정도 바닥을 싹 메꾼다. 그 다음에 더러운 물을 싹 빼내고 지하수나 깨끗한 물을 채운다. 12만5000톤의 깨끗한 지하수를 채우려면 한 300일 걸릴 것 같다. 어항식으로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TF팀이 수심에만 포커스를 두고) 인천 청라호수, 고양 일산호수, 파주 운정호수 등의 사례를 참고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TF팀이 참고한 청라호수(69만3000제곱미터+저수량 38만톤), 일산호수(30만제곱미터+저수량 36만톤), 운정호수(72만4937제곱미터+저수량 21만톤) 등에 대해 전부 풍암호수(13만3000제곱미터+45만톤)에 비해 저수량은 적고 호수 면적은 넓어 적절한 비교군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 호수들은) 저수량이 적지만 면적이 넓다. 풍암호수는 13만제곱미터 밖에 안 된다. 전부 얇고 넓은 생태공원들이라 거기에다 우리를 대비시켜서 만들면 작은 호수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서구청은 7월5일 TF팀의 결론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기로 했다. 김 의원과 인터뷰를 했을 시점에는 TF팀의 방안에 대한 비판론이 받아들여질지 미지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김 의원의 바람대로 올스톱됐다. 서구청은 “풍암호수의 원형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TF팀의 인적 구성을 대폭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추후 재논의 이후 결론이 도출되면 이를 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금 풍암호수가 굉장히 유명해진 것이 뭐냐면 담수량이 많아서 그렇다. 한 마디로 말해서 깊다. 그 다음 산속에 있다. 다른 호수들은 하천이나 들에 있는데 우리는 산속에 있다. 샘 같다. 그래서 물 그림자 경관이 수려하다. 사람들이 그걸 보고 안정을 취한다. 그리고 시원하고 벌레도 별로 없다”면서 “평상시 코로나 이전에 풍암호수에 (연간 37만명 하루 평균 1000명~) 3000명 가까이 왔다. 공휴일에는 엄청나게 많이 왔다. 그렇게 유명한 호수이고 광주에는 풍암호수만한 호수가 없다”고 어필했다.

 

이어 “(저수량을 낮추면) 당연히 더 더워진다. 벌레도 생기고 복잡해진다. 면적이 넓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가 않다. 결과적으로 그런 형태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지금과 같은 풍암호수가 민선 4기(2006년~2010년) 때 100억원 가량이 투입되어 조성됐는데 “그걸 이제 와서 다시 3분의 1을 메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문제가 생기면 다시 파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듭해서 김 의원은 “정화시설을 안 하려면 결국 운천저수지(서구 쌍촌동)처럼 어항식으로 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주민들) 몇몇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저수량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미쳤다고 한다. 풍암호수의 가장 큰 문제는 녹조다. 호수공원 수질이 대부분 4급수다. 3급수는 꿈이다. 어렵다. 문제는 녹조와 냄새인데 그것 때문에 하고 있는데 정화시설로 이미 정화된 물이 다시 돌아서 괜찮다. 또 녹조가 1년 내내 아니라 봄가을철에만 일어난다. 그 외에 겨울에는 깨끗하다. (중략) 유지관리비에만 초점을 둬서 보면 안 되고 유지관리비도 정확하게 계산을 해봐야 한다. 가치의 측면에서 봤을 때 서구 주민들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호수로서의 역할을 다 한다고 했을 때 더 많은 돈을 들일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충분히 그렇게 할만한 가치가 있다.”

 

궁극적으로 김 의원은 “간단하다. 원형 훼손을 안 하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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