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경찰이 총을 쏠 정도면 그놈은 죽어도 괜찮은 놈”

  • 등록 2022.02.06 09: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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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흔히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숙해서 욕을 먹는 사건들이 터지면 ‘총기 사용’ 규정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곤 한다. 경찰 사회에선 “총은 쏘는 게 아니라 던지는 것”이라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다.

 

 

김복준 교수(한국범죄학 연구소 연구위원)는 4일 방송된 본인의 유튜브 채널 <김복준의 사건의뢰>에서 호주 시드니 왕립경찰학교 교환 연수를 갔다가 사격 훈련을 하던 호주 경찰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경찰이 총을 쏠 정도면 그놈은 죽어도 괜찮은 놈이다. 죽어도 괜찮은 놈이 아닌 놈은 경찰이 총 쏠 일이 뭐가 있냐. 그러면 한방에 쏴서 죽여야지. 왜 허벅지에다 쏘고 고통스럽게 하냐. 경찰이 쏠 정도면 그놈은 죽어도 되는 놈이다. 니네 대한민국 경찰은 이해가 안 간다.

 

호주 경찰은 사격 훈련을 할 때 사람 모형의 상체 타겟을 놓고 하고 심장에 명중해야 만점이라고 한다.

 

호주 경찰의 사격 훈련을 보고 김 교수는 “대한민국은 인권 경찰이다. 가슴에 쏘면 사람 죽지 않는가. 우리는 허벅지 밑에다 쏴야 만점이다. 우리는 살상 안 하기 위해 상체를 아예 쏘지도 않는다”고 따져물었는데 호주 경찰이 “너네 이상하다”면서 위 발언으로 응수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 얘기를 듣고 나니까 할 말이 없어서 한참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김 교수는 호주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을 한국으로 차용하는 것에 대해 “좀 애매하다”면서 “(인천 흉기난동 사건에서 도망간 경찰의 행태가 알려진 뒤로) 총기 사용 관련 많이 완화됐고 적극적으로 쏘라고 하는데 그것도 조심스럽다”고 환기했다.

 

이어 “잘못 쏠 수 있다. 특히 건물 내부 콘크리트에 총 잘못 쏘면 땅에 튀어서 유탄에 의해서 엉뚱한 사람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은 무지하게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1996년 35명의 사망자와 23명의 부상자를 야기한 마틴 브라이언의 총기 참사 이후 총기 소유 자체를 금지하진 않았지만 엄격한 총기 규제법 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총기 소유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대한민국과는 근본적으로 환경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교수에게 한 마디 건넨 해당 호주 경찰은 적어도 인천 흉기난동 사건에서처럼 흉악범이 여성의 목에 칼을 찌를 정도면 총을 쏴서라도 제압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이날 김 교수는 2016년 10월19일 벌어진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이 당시 故 김창호 경감은 범죄자 성병대씨에 의해 총기 살해를 당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민간인 총기 난사 사건”으로 표현되고 있다. 성씨는 사건 당일 사제로 만든 총을 준비해서 무고한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 실제로 총이 발사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그중 1명이 김 경감이었다.

 

김 경감은 성씨를 마주했다.

 

김 교수는 “총은 두 번에 걸쳐서 (방아쇠를) 당겨봐야 하는데 하나는 공탄, 하나는 공포탄이고, 세발 때부터 (실탄) 나가는데 그 이전에 해야 하는 것은 투항 명령”이라며 “총 버려 총 버려 총 버려를 해야 한다. 그건 또 순식간에 하면 안 된다. (빠르게) 총 버려 총 버려 총 버려. 이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차례) 총 버려 (외치고). 그 다음에 어느정도 상대에게 여유를 준 다음에 총 버려. 이걸 세 번을 해야 한다. 적어도 3분 이상 소요된다”며 “(투항 명령을 하고) 두 번 빈탕에다가 그 사이에 (성씨가 쏜) 총알이 날라온 것이다. 세 발짜리 총알 쇠구슬이 날라온 것”이라고 풀어냈다.

 

그렇다면 총기 규정이 어떻게 돼 있을까.

 

김 교수는 “경찰 규정이 어떻게 돼 있냐면 경찰관은 사건 현장에 나가서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최소 한도 내에서 총기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며 “그 순경이 현장 나간 사람은 순식간에 신이 돼야 한다. 주위의 사정을 순식간에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함께 출연한 홍유진 박사(범죄심리학)는 “총을 만약에 쏜다고 치면 총을 쏠만큼 상황이 급박하고 위급한 상황인데 그런 아수라장 같은 현장을 딱 보고 합리적으로 이제 총을 쏘면 되겠어! 그렇게 하고 쏘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홍 박사는 결코 한국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제를 무작정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경찰이 손쉽게 총을 쏠 수 있게 하는 것도 문제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지금 있는 규정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방지하려고 이런 규정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허나 생각을 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총기가 없으니까 보통 해봤자 범인들이 갖고 있는 무기가 칼이니까 상대방은 칼을 갖고 있는데 경찰이 총 갖고 있다고 총이 더 우위가 확실히 있다. 근접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니까. 그래서 함부로 쏘지마. 이렇게 만들어놓은 건데 세상이 점점 바뀌어가면서 총 들고 있는 범인한테도 (경찰이) 칼 들고 있는 사람처럼 대응을 하라고 하면 되는가?

 

김 교수는 “말도 안 된다. 그 규정 바꿔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어 “합리적으로 자율권을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총기를 발사하는 경우라면 투항 명령없이 바로 응사할 수 있도록 그건 바꿔야 한다”며 “아니 나(출동 경찰)도 살아야 상대도 제압하고 하는 것이다. 가서 죽으라는 얘기 밖에 더 되는가”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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