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치료'인가 '자연 치유'인가?

  • 등록 2022.02.06 22: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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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6일 서울 성북구 석관동의 한 주택 옥탑방에서 63세 남성 A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A씨가 몇 주간 보이지 않자 수상하게 여긴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서울 종암경찰서 경찰관들이 출동했고 집안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 있던 A씨를 발견했다.

 

이미 숨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외부 침입이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고독사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A씨의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 간이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보건소에 PCR 검사를 의뢰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검 후 정확한 사인이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어쩌면 A씨는 코로나 감염에 의해 숨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지금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명을 넘어섰고 경증을 호소하는 재택 치료자는 무려 1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속도로는 머지 않아 방역당국이 관리가 가능하다고 점쳐왔던 15만명을 넘어설 것만 같다. 
 
재택 치료자 관리가 매우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때 코로나에 감염됐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의료기관이 아닌 재택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불안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자는 의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전국의 재택 치료 대상자는 11만8032명으로 전날보다 1만3175명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만8752명, 경기 3만5623명, 인천 8408명으로 수도권에서 총 7만2783명(61.7%)이 재택 치료를 받고 있다.

 

비수도권 재택치료 인원은 ▲부산 7659명 ▲대구 6037명 ▲광주 3448명 ▲대전 1900명 ▲울산 1637명 ▲세종 740명 ▲강원 1480명 ▲충북 1146명 ▲충남 2377명 ▲전북 4326명 ▲전남 3490명 ▲경북 4965명 ▲경남 5315명 ▲제주 729명 등 총 4만5249명이다.

 

재택 치료자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의료기관은 현재 524곳, 관리 가능한 환자는 총 15만5000명이다. 관리 여력 대비 관리 중인 인원은 76.1%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7∼10일간의 재택 치료를 마치고 격리에서 해제되는 인원보다 신규로 재택 치료에 들어가는 인원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이상 수준으로 나오더라도 재택 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의료기관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 환자 150명당 최소 의사 1~2명, 전담 간호사 3~5명을 보유해야 하는 기관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 2회 이상 재택 치료자에게 전화로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하는 것 역시 그렇다. 

 

여기에서 짚어야 할 부분은 아직 정부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재택 치료자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민들의 반발심이 크다는 거다. 

 

 

이틀 전 대전에서 재택 치료를 마친 B씨는 여전히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있다고 한다.

 

B씨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일단 격리가 해제됐다는 연락은 방역당국에서도, 지자체나 관리 기관에서도 오지 않았다. 정말 내가 다 나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아는 사람은 체온계 같은 용품도 재택 치료에 들어간지 5일이 지난 후에야 받았다고 한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경기도 의왕에 거주하는 C씨는 재택 치료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 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럴진데 방역당국은 재택 치료자에 대한 모니터링 횟수를 하루 2~3회에서 1~2회로 줄인단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 D씨는 "소홀한 관리체계로 인해 사람들이 바이러스가 체내에 남았는지 아닌지도 모른채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오히려 확진자가 늘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의료계 관계자 E씨는 "재택 치료가 아니라 자연 치유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의료계와의 협력을 통해 재택 치료 시스템을 보다 철저하게 바꿔야 한다. 관리기관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위중증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방법이 이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는 치트키가 될까. 적어도 지금의 방역체계는 아닐 것 같다. 

김미진 rlaalwls0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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