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고양이’가 토를 했다

  • 등록 2022.06.26 03: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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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1일 늦은 밤 22시반 즈음. 깡쥐(암컷 고양이 이름)를 데리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24시간 응급 동물병원으로 갔다. 깡쥐는 그날 오전부터 다섯 차례나 구토를 했다. 거품끼가 살짝 있는 토사물이었고 물만 먹고 그랬던지라 심각한 상황이었다.

 

 

요즘 계속 기운이 없어 보였는데 3일 전 중성화수술을 위해 안정제를 투여받은 것의 후유증이었다. 깡쥐는 하복부에 지방이 많고 자궁이 너무 작아 결국 중성화수술을 하지 못 했고 복강경만 해버린채로 그냥 돌아왔다. 6개월차 집사로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었다. 수의사 A씨가 인증해준 “돼냥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다이어트 사료를 줬는데 그게 입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깡쥐는 그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멀쩡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구토를 했다. 네이버와 유튜브로 검색을 해보니 잦은 구토 증세는 위험한 신호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래서 너무 걱정스러웠고 부랴부랴 심야임에도 동물병원으로 향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는 다이어트 사료가 문제였다. 기존 사료와 5대 5로 맞춰줬는데 응급 동물병원 수의사 B씨는 “9대 1로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라”고 조언했다.

 

 

구토를 막아주는 주사 한 대를 맞는 깡쥐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마침 어떤 남녀가 급하게 병원으로 반려견을 데려왔는데 강아지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여성은 펑펑 울었다. 지병이 있었는데 목욕을 시키는 와중에 죽음을 맞게 됐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깡쥐는 다음날에도 너무 기력이 없어 보여서 원래 갔던 동물병원으로 다시 데려갔다. 전해질 등 주사 세 방을 맞았는데 A씨는 깡쥐에게 “구토 억제제가 장운동을 방해해서 밥을 안 먹게 될 수도 있고 억지로 코 앞으로 갔다줘봤자 비위가 상해서 더 오랫동안 결식할 수도 있다”며 “소화가 잘 되는 습식캔을 처방해줄테니 조금씩 나눠서 줘보시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몇 차례 소동을 겪은 깡쥐가 다시 기력을 찾았다.

 

 

윤홍준 원장(월드펫동물병원)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고양이 구토 대처법에 대해 다뤘다. 일단 구토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병원에 갈 수는 없을텐데 윤 원장은 아래와 같은 증상이라면 병원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①이물질이나 혹은 먹어선 안 되는 것을 먹었을 경우

②하루 연달아서 세 번 이상 구토를 했을 경우

③하루 한 번씩 구토를 했더라도 3일 연속 했을 경우

④한 번이든 두 번이든 구토 이후에 24시간 정도 식욕이 전혀 없는 경우

⑤구토 후에 힘이 없거나 늘어져있는 경우

⑥구토 후에 피가 났거나 열이 난 경우

 

 

무엇보다 구토는 “대부분 식이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

 

구토의 원인에는 급성 위염이 있다. 스트레스, 음식, 간식, 이물 등인데 심하게 피가 섞여 나오거나 갑작스럽게 구토를 한다. 만성위염도 있는데 위 장점막이 원인이 되어 지속적으로 재발하는데 일주일에 1~3회 정도 구토를 지속적으로 한다. 대부분의 원인은 식이적인 요인이다. 사료 교체를 권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평소에 잘 먹던 사료 때문이다. 먹던 사료에서 알레르기가 생겨서 그럴 수 있다. 고기를 싸거나 요리를 했던 알루미늄 포일 종류나 비닐을 먹거나 실이나 천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고양이가 삼킬 수 있는 이물들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윤 원장은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꾸준하게 구토를 한다면 집에서 지켜봐도 되는데 사료를 바꿔보는 걸 권장한다. 사료를 바꿔도 동일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면서 “구토 이후에 식욕과 활동력이 정상적이라면 집에서 계속 지켜봐도 된다. 상황이 애매하면 병원에 전화를 해보시라. 그러면 주치의가 적절한 팁을 줄 것”라고 말했다.

 

 

사실 주변에서 “독립언론을 이끌어가느라 살림살이가 빠듯할텐데 갑자기 웬 고양이냐”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올 1월 동물 입양앱으로 연을 맺게 된 깡쥐 덕에 정서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깡쥐는 생후 1년6개월 정도 된 성묘인데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같이 살아갈 그야말로 소중한 반려묘다.

 

윤 원장은 “고양이는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현대인에게 아주 좋은 치료사 역할을 한다”면서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지치고 고립된 현대인들에게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은 절대적인 위로를 준다. 언제나 비판없이 말을 들어주는 최고의 대화 상대이며 늦은 귀가에도 묵묵히 기다려주는 좋은 가족이고 말대꾸나 반항을 하지 않는 좋은 자녀다.

박효영 eduna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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