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한테 정서적 마동석이 되어주어야”

  • 등록 2024.07.17 0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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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부모만큼은 자식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줘야 한다. 자식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격을 형성하고 부모 눈동자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신뢰감을 느낀다. 서유지 소장(한국부모교육연구소)은 “나는 널 사랑해.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랑해라고 하는 이런 부모가 되어주는 게 정서적인 마동석”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울면 부모가 더 힘들어하고 내가 화내면 부모가 더 길길이 뛰고 이런 거 말고 훨씬 더 큰 울타리를 가진 존재 그래서 이건 되고 이건 아니야. 이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러면 이제 부모들이 말한다. 그럼 우리는 어떡하냐? 나도 상처 많은데 그거는 어른들끼리 해결해야 된다.

 

자식에게 일종의 나보다 더 성숙한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부모다. 그것이 서 소장이 말하는 바람직한 부모상이다. 다만 감정이입이 되어 자식의 기분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 소장은 “그런 감정을 아이들에게 전가시키는 건 아마 케이 장녀나 케이 장남인데 그건 이제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소장은 지난 6월11일 20시에 개최된 온라인 북토크 행사에서 “정서적인 마동석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 소장은 책 <죄책감과 작별하는 부모>를 출간했다. 정서적인 마동석이 되어주기 위해선 자신의 불안을 아이에게 전가하지 않고 어른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적 상처를 자식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 나도 그랬으니까 내 자식한테 또 그럴 필요 없다. 어른들의 불안과 어른들의 정서는 어른들끼리 서로 양해해주면서 다스리는 것이다. 서로 자기 돌봄을 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내 신세 한탄과 푸념과 니네 아버지가 어떤 인간인줄 아냐. 너네 할머니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 줄 아냐 혹은 너네 엄마 같은 여자 이상하다. 이런 작업들을 아이들에게 하면 두고두고 아이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서 집을 걱정하고 부모의 파트너가 되는 우리 세대에 많이 겪었던 좋지 못 한 방법들로 가정을 운영해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어른은 어른들끼리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서 소장은 가수 양희은씨와 개그우먼 이성미씨가 서로 좋은 멘토와 멘티가 되어줬던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서 소장은 “정서적인 마동석이 되어주기 위해 일단 건강해야 하고 다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래와 같이 제언했다.

 

부모들이 먼저 자기 돌봄을 하셔서 체력을 좀 기르고 건강을 위해서 영양제도 드시고 보약도 드시고 슬기로운 말은 배움과 여유에서 나오는데 책도 많이 읽고 강의도 많이 듣고 유튜브도 보고 하는데 그 배움이 결국은 사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나올 수 있다. 좋은 종교 생활하셨으면 좋겠고. 그 다음에 부모라는 게 굿 역할도 있고 배드 역할도 있는데 그게 통합되면 그만이지라는 좀 자신을 향한 넉넉함, 자기 이해, 자기 돌봄을 통해서 마음의 깊은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우고 들었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아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좋은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서적 마동석론의 골자는 여기까지다. 다음으로 서 소장은 부모가 버려야 할 3가지 감정을 제시했는데 △과도한 책임감 △죄책감 △불안 등이다. 과도한 책임감은 한 마디로 “내가 우리 아이를 잘 키워서 뭐를 만들겠다. 우리 애 의대 보내겠다. 우리 애 뭐 시키겠다”와 같은 대리 욕구 실현 본능과 같은 것이다. 이런 과도한 책임감을 내려놔야 한다. 죄책감은 책 내용의 핵심 메시지인데 자식한테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조건을 제공해주지 못 했다거나 충분히 교육을 시켜주지 못 했다거나 “못 해줘서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나 서 소장은 오히려 “완벽한 부모가 제일 나쁜 부모”라며 굿과 배드 중 배드가 없는 상태라서 “적절하게 아이들이 좌절하면서 배워갈 수 있는 인생을 박탈하는 제일 나쁜 부모”이기 때문에 자기 조건과 현실에 맞게 자식을 양육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래서 뭘 못 해주고 안 해줘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완벽하려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죄책감으로부터 미안한 걸로부터 적절하게 좀 작별을 해도 된다. 물론 이제 우리가 좋은 죄책감 그러니까 통찰하고 성찰해서 다음부터는 똑같은 실수를 안 해야지 하는 것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매번 자녀를 향해서 미안하고 괴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사실 감정은 전달이 아주 잘 된다. 전염성이 강해서 아마 자녀들도 부모가 느끼는 죄책감을 전달받게 된다. 부모와 자녀도 엄연히 다른 남이자 다른 인격체이기 때문에 그 유쾌하지 않은 감정이 전달되면 썩 같이 지내기가 그렇게 좋지 않다. 아이들의 생존이 부모한테 걸려서 그냥 참고 살 뿐이지 기분이 나쁠 것이다.

 

서 소장은 불안에 대해 “누구나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다 가지고 있다”면서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제 밖으로 꺼내면 가장 좋다. 언어로 꺼내서 내가 이럴 때 이런 감정을 느낀다. 이러면 이게 불편하다. 본인이 본인에게 자기 감정들을 알아차리게 하는 순간 언어로 꺼내고 인지하는 순간 조금 불안 수위가 낮아질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서 소장은 “아이들에게 불안을 전수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효영 eduna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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