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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국엔 트럼프 한국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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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현 여권에 대해 “옛날에는 팩트를 인정하고 해석하는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팩트 자체를 두고 싸우는 이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개최된 국민미래포럼 강연자로 참석해서 이같이 말했다. 모든 것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진영논리로 수렴되고 문재인 정부에 불리한 사실관계는 사실로 인정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진 전 교수의 생각이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해 “자기 변명을 위해 판타지를 구성했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은 대안적인 세계를 만들어놓고 국민을 이주시키려 한다”면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후보 단일화 뇌물 사건(2010년) 때부터 “부정한 일을 했음에도 잘라내고 사과하지 않고 무죄라고 편을 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진 전 교수는 사실이 아닌 믿고 싶은대로 믿는 포스트 트루스(탈진실)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사람들을 반으로 갈라치고 지지층만 결집해도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의 트럼피즘이 한국에선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서 진 전 교수는 19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탈진실 현상의 2가지 요인에 대해 △디지털 사회의 특성 △팬덤 정치 등으로 정리했다.

진 전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특성”에 대해 “VR이니 AR이니 가상현실이니 증강현실이니 가상 자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여러분이 닌텐도 위를 가지고 테니스 치려면 온몸을 움직여야 되는 것처럼. 그러다 보니까 가짜도 진짜로 받아들이는 데 굉장히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는 굉장히 진지한 거고 사실 연애라는 것은 일종의 가상이다. 이게 중첩돼서 나타나버리는 거다. 그러니까 옛날에는 정치가가 잘 하면 지지하고 못 하면 비판하고 이런 거였다. 그런데 팬덤은 자기들의 그 사람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게 되면 자기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서 비판자들을 공격하게 되는 거고 이것도 사실 중첩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모든 게 엔터테인먼트랑 중첩된다. 인포테인먼트로 테이먼트(tainment)를 붙인다”고 풀어냈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그걸 믿어주면 그게 새로운 사실이 된다. 이른바 대안적 사실이라는 거다. 그게 익숙하다. 그래서 그걸 이용하는 게 트럼프 같은 사람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민주당이 그걸 굉장히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동일한 세계와 동일한 나라에 사는데도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지 못 하고 서로 나눠진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가 이긴 세계가 있고 패배한 세계가 있고 우리 같은 경우에는 동양대 표창장이 진짜인 세계가 있고 또 가짜인 세계가 있다”면서 “나눠져버리는 것이고 그래서 진영으로 확 분열이 돼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 체제의 대한민국을 “1930년대 나치 상황”으로 규정하고 “(히틀러 체제를 떠받친 선동가) 괴벨스가 실천했던 것이 소프트하게 연성 파시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프로파간다 머신”으로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다 그거 듣는데 사람들이 완전히 돌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뉴스공장에 한번 나가는 것이 성은을 입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실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바이블삼아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교수는 2011년 김 총수가 주도한 나는꼼수다 현상이 불거졌을 때도 정치를 팬덤화시킨다는 이유로 비평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대해서도 프로파간다 머신이라고 일축했다.

사실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것처럼 촛불 이후 등장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존중하고 옹호해왔다. 진 전 교수는 과거 채널A <외부자들> 고정 패널로 2016년 12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출연하며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진영의 공격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 진 전 교수도 조국 사태에서는 참기 어려웠고 임계점을 넘어 둑이 무너지듯 친문 세력에 대한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한편, 최근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 이후 여러 매체들에 실은 기고문을 엮어 책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저들은 대체 왜 저러는가?)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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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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