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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의 음악 이야기 “새 앨범 홈쇼핑으로 팔아볼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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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가수 성시경씨가 10년만에 발매한 새 앨범에 대해 “홈쇼핑에 나가서 한 번 팔아볼까도 생각 중이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씨는 21일 18시 8집 앨범(ㅅ 시옷)을 공개했고 1시간 뒤 라이브로 방송된 네이버 <NOW> 음악감상회에서 “(방송인) 문천식씨가 요즘 연어를 만들었는데 연어랑 엮어서 한 번 (홈쇼핑 판매를 해보고 싶다). CD가 계속 나오진 않을 것인데 당분간은 나올 것이다.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들여 만든 앨범이 음원시장에서 빨리 소비되기 보다는 앨범 판매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성씨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농담섞인 맥락이 전제돼 있지만 홈쇼핑 판매를 통해서라도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바람이 읽혀진다.

 

성씨는 “앨범은 내기 전까지만 내 것이고 그 다음에는 내 것이 아니다. 이제 (8집 앨범은) 내 손을 떠나갔다”며 듣는 대중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틀전 20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때도 성씨는 “(앨범에 대한 평가는) 듣는 이의 몫인 만큼 그저 들어봐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성씨는 음감회에서 “5만장 나가면 진짜 좋겠다. 전혀 미치지 못 하고 있다. 요즘 모르겠다. 앨범이 꼭 음악을 듣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니까. 이번에 앨범이 많이 안 나가면 연예인으로서 팬 관리를 똑바로 안 한 내 잘못”이라며 “10년 동안 뭔가를 안 했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다. 이제 열심히 해봐야 한다. (오래된 팬들 중에)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애를 키우고 있고 성시경이 어찌됐건간에 옛날에는 좀 좋아했는데 그렇다면 이제 자주 좋은 음악을 내서. 근데 공연을 못 하니까”라고 푸념했다.

 

 

사실 성씨가 10년간 신곡을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싱글, OST, 캐롤 앨범, 다른 뮤지션들과의 이벤트성 협업 등 1곡씩 꾸준히 발표했다. 그러나 팬들은 정규앨범 발매를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성씨는 “(팬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이라며 “계속 낸다 낸다라고 뻥치다가 냈다”고 표현했다.

 

지난 2010년 성씨는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그 이후 1년만에 7집 앨범(처음)을 냈다. 7집 앨범은 팬들 사이에서는 수록곡들 하나 하나가 명곡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대중음악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 어려웠다. 7집 이후 성씨는 방송과 콘서트에 집중했다. 정규앨범을 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팬들의 조바심도 커졌다.

 

성씨는 2015년 2월13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올해가 가수 데뷔 15주년인데 뭘 해야 한다”면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그동안 선뜻 새 앨범을 내지 못 한 이유를 풀어냈다.

 

동갑내기 작가 허지웅씨는 성씨에게 “요즘 같은 때는 노래를 더 많이 해야 된다. 난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고 피력했고 성씨는 진지하게 답변을 했다.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앨범을 낼려면 언제든지 낼 수 있다. 내 짬(연차)이 되면. 근데 똑같은 앨범 그렇게 하기 싫은 것이다. 그런 건 있다. 약간의 변화가 있는 걸 또 두렵다고 해야 하나? 뻔해지는 걸 싫다고 해야 하나. 옛날에 선배들이 그런 얘기를 하면 전혀 이해 못 했다. 아니 좋은데 하던 거 하지. 왜 좋아하는 팝가수가 2년만에 나왔는데 말도 안 되는 장르 갖고 나오면 막 하던 거 하지? 짜증났는데 이젠 좀 이해가 되는 게 우리 직업은 어쨌든 남을 만족시키는 노래를 해야 하지만 1번은 나도 행복해야 된다. 내가 만약 공감을 충분히 못 한다면 그 다음은 사실 의미가 없는 거다. 그냥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나는 되게 특이하게 운이 좋은 사람이긴 하다. 아직 공연도 할 수 있고 누군가 앨범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도 되게 고마운 일인데... 해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안다.”

 

성씨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대중음악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본인이 행복할 수 있는 작업을 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 10년이 지났다. 그만큼 이번 앨범이 주목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클텐데 성씨는 그래서 타이틀곡으로 빠른 멜로디의 ‘I Love U’를 선택했다. “수록곡은 죄다 초상집”과 같은 짙은 발라드라 댄스가 들어가는 타이틀곡으로 주목을 받아서 여타 곡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성씨는 음감회에서 신곡을 라이브로 부르지 않았다.

 

대신 8집 앨범 수록곡 AR(음원)들을 조금씩 들려주며 곡에 얽혀 있는 사연을 소개했다. 앨범 타이틀을 시옷으로 정한 것은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손길, 시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일상 속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최초 아이디어는 작사가 심현보씨가 제공했다고 한다.

 

성씨는 기자간담회에서 “내 앨범은 항상 그렇지만 어마무시한 메시지 이런 것보다는 한 곡 한 곡 좋은 노래 모아서 꾸며본 앨범”이라고 밝혔다.

 

먼저 성씨는 앨범 언박싱을 선보였다. 포토 책자, 투명한 가사지, 짧은 Thanks to, 팬들에게 전하는 음성 QR코드, 사진 포스터, CD, 책갈피, 엽서 등을 일일이 보여줬다.

 

 

사실 And we go, 나의 밤 나의 너, 영원히, 자장가, 첫 겨울이니까 등 5곡은 이미 싱글로 발표했던 곡들이다. 신곡은 9곡이다.

 

성씨는 음감회 내내 앨범 제작에 도움을 준 여러 뮤지션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음악 철학을 내비쳤다.

 

‘방랑자’를 작곡해준 가수 조규찬씨(경희대 교수)에 대해 성씨는 “(곡이 너무 좋아) 속된 표현으로 뻑이 갔다”면서 선배 뮤지션에게 곡을 받기 위해 후배 뮤지션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성씨는 “후배들이 그런 오해를 하고 있다. 내가 선배님 만나면 연락도 없는데 뭘? (이러신다). 물론 아무나 주진 않는다. 어서오세요. 얼마에 사시게요? 이러진 않는다. 자기 나름의 활동을 잘 하고 있는 후배가 와서 선배님 음악을 좋아합니다라고 하면 마음이 동하는 것”이라며 “선배가 먼저 저기 그 조규찬인데 곡 필요없나? 이건 이상한 것 같다. 혹시 이걸 보는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들 직접 찾아가서 두들겨라. 선배님들 다 좋아한다. 나는 내가 직접 찾아갔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노래가 없다”고 말했다.

 

‘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를 작곡한 가수 나원주씨(호원대 교수)에 대해서도 “같이 술도 먹어본 적 없는데 형님 형님 하고 다음 앨범에 곡 하나 해주면 안 돼요? 그러자 됐다. 선배는 후배가 들이대기 나름”이라며 “이번에 데모 5곡 줬는데 1곡만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감회에 게스트로 함께 출연한 가수 이석훈씨(SG워너비)는 4곡을 거절했을 때는 어떻게 했냐고 물었고 성씨는 “(나원주 선배는) 쿨했다. 부탁했다가 받았는데 별로일 때 거절하는 방법? 나는 부탁할 때 (그 정도의 훌륭한) 선배님 정도 되면 거절없다고 생각하고 부탁한다. 타이틀곡은 아닐지 몰라도 음악적으로 나쁜 곡이 나올 수 없다”면서 “선배님 다 들어봤는데 이번엔 없던 일로 하시죠라는 일은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너(이석훈) 내가 곡 준다고 했을 때 그래서 고민했구나. (빵 터지며 다시 곡을 달라고 하자) 이제는 네가 먼저 부탁을 안 했다는 게 제일 문제다. 내가 얘기해놓고 되게 후회했다. 고백을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건데 내가 너무 덥석 손을 잡아버린 느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석훈씨는 과거 성씨와 잠시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발라더 후배다.

 

 

성씨는 연주자들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예컨대 ‘마음을 담아’ 뒷부분을 집중적으로 들려주며 홍준호 기타리스트를 부각시켰는데 성씨는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마음에 살이 찌는 기분이다. 세상 사치다. 성시경과 이석훈 같은 홍준호인데 노래해주세요라고 돈을 드린 거다. 예를 들면 그 노래를 내가 듣는 건데 아깝게 내 노래에 도와주는 역할만 하고 내가 앞에 있는 건데 날(목소리) 싹 치우면 각자 연주자들의 연주는 너무 사랑스럽다”고 묘사했다.

 

아울러 성씨는 ‘우리 한때 사랑한 건’이란 곡에 엄청난 연주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을 어필하며 “호텔을 빌려서 누워있는 기분이다. 내 목소리가 안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왜냐면 목소리가 앞에 있으면 연주가 잘 안 들리니까”라고 말했다.

 

 

성씨는 노랫말을 중시한다. 가사를 쓰는 작사가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래서 작사가 심현보씨와 김이나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본인의 음악적 감수성을 드러냈다.

 

‘너를 사랑했던 시간’을 작사작곡한 심현보씨에 대해 성씨는 “발라드는 심현보 느낌이 좋다. 내가 뭘 하는 사람이더라? 한참 생각하다가 나 너 사랑했던 사람. 하는 일이 너 사랑했던 사람. 뭔가 나 왜 이러지? 이런 가사”라며 “의외로 심현보 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음새’를 작사한 김이나씨에 대해서는 “외국곡인데 사비(후렴)가 너무 가요 같지 않았다. 사비랑 디브릿지(2절 후렴 후 나오는 절정 파트)를 새로 쓰고 벌스(도입부)만 얻어서 반주에 넣고 그대로 그 느낌대로 만들었다. 이나가 가사를 잘 쓴다. 이나가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보형의 섬세함 말고 이나가 이 곡을 해주면 어떨까 싶어서 연락을 했는데. 타이틀곡 아니어도 작사비 안 줘도 괜찮겠냐고 했는데 맘에 들어서 해볼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노래의 포인트는 (헤어진 연인을) 지우려고 하지 않아도 사라질까봐. 자꾸 없어질까봐 점만 남으면 어떡하나. 점도 없어지면 우리 기억이 추억이 어떻게 되는 건가 싶어서 이어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씨는 “제일 기분 좋은 건 데모를 불러서 믹스하기 전에 작사가가 맘에 들어할 때가 행복하다. 우리 직업이 뭐냐면 물론 자기가 자기 글을 쓰는 사람도 많지만 예전에 (라디오 프로그램) 이미나 작가가 해줬던 그 말이 너무 예뻤다”며 “내 글이 DJ가 읽어줄 때 꽃이 피듯이 핀다는 것이다. 우리(가수)는 그 글을 피워주는 사람이다. (작사가가) 너무 예쁘게 폈다고 해주면 너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성씨는 작사비 대신 김이나씨가 진행하고 있는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품앗이 출연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여성 2인조 보컬그룹 바버렛츠의 안신애씨가 써준 ‘Mom and dad’는 노랫말의 사연이 더 깊다.

 

성씨는 “엄마 아빠가 만나서 사랑했으니 내가 있는 것처럼 내가 널 찾았다. 물론 (부모님은) 이혼했든 사별했든 헤어졌는데 우리는 계속 사랑해서 이어가야지. 비록 그들은 헤어졌지만”이라고 했고 안신애씨에 대해 “석훈씨도 너무 예쁘지만 진짜 너무 예쁜 후배다. 딱 아티스트 느낌 나는 후배”라고 평했다.

 

특히 성씨는 본인이 직접 겪어보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러브 스토리에 감정 이입을 해서 연기할 수 있는 가수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씨는 “행복할 때 이별 노래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난 완벽하게 (노래 속) 그 사람이 됐다. 내가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몰입을 했다”고 말했고 기자간담회에서는 “늘 이야기하지만 작가적인 가수가 있고 배우 같은 가수가 있다면 나는 배우가 우선이다. 작품을 쓰는 것보다 작품을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가수다. 좋은 작품 있으면 내 스타일로 해봐야지. 그런다. 원 맨 메이드 앨범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전달해야 하는 나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풀어냈다.

 

 

앞으로 jtbc <뉴스룸> 인터뷰나 tvn <온앤오프> 뮤직비디오 촬영기 소개 등 성씨는 활동 계획에 대해 “음악방송 순위 프로그램은 안 할 것 같다. 대신 해놓은 것들이 꽤 있다. 여러분들이 보고 즐길만한 연기없는 춤만 있는 고통스러운 영상들이든가”라며 “앨범 안에 발라드곡들에도 돈을 들여서 뮤직비디오인데 라이브를 하는 그런 식의 뭔가를 준비해놨다”고 예고했다.

 

이어 “(이석훈씨가 다음 앨범은 얼마만에 내려고 지금 다 쏟아붓는지라고 묻자) 아니 아니다. 내가 그동안 너무 안 해서 그렇다. 만약 그게 진짜라면 다음 앨범은 70살 쯤에 내겠지. 그런 건 아니고”라며 “그동안 너무 소통을 안 했어서. 많이 즐겨주시고. 한 시간 짜리 플레이리스트가 여러분들의 삶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면 너무 너무 만족할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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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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