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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휘 공동대표 인터뷰②] 녹색당 대선 후보는? “전당원 무한 토론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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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당에게 총선과 대선은 가장 큰 이벤트다. 당의 운명을 걸고 중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녹색당은 작년 총선 당시 ‘연합정당 참여 여부’ 및 ‘여성출마 프로젝트’ 등을 놓고 치열하게 갈등만 했지 대다수 당원들이 공감할만한 결정을 내리지 못 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5일 오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함에 있어서 김예원 공동대표와 합의했던 원칙이 뭐냐면 전당원 토론회를 많이 하는 것”이라며 “전당원 선거 토론 게시판을 열어서 매일 논쟁을 하고 토론회도 열고 지역에서부터 원하면 그렇게 하고 브레인스토밍에 가까운 무한정 토론회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예원 대표와 함께 지난 7월13일 6기 지도부로 공식 선출됐다.

 

 

 

 

여타 진보정당들이 다 그러겠지만 김 대표는 녹색당에 대해 한 마디로 “1만명의 당원이 1만개의 정파”를 형성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백가쟁명”과 “백화제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김예원 대표와 공감대를 이뤘다.

 

김 대표는 “자기 원하는대로 마구 말할 수 있는 토론회를 계속 해보는 것 이게 기본원칙이고 그런 다음 정말 1만개의 의견이 나오면 잘 추려서 반드시 당원 투표를 해야 한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론이라는 것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다.

 

“대선으로 치면 단독 후보를 낼지, 단독 후보는 사퇴 가능한 후보인지, 다른 당과 연대를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연대를 한다면 어디까지 할 것인지, 정의당까지인지, 다른 진보정당도 가능한지, 민주당의 일부 후보까지인지.”

 

무한정 토론을 보장하는 대신 결론이 정해지면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 대표는 “다 정하고 한 번 정해진 것에 대해서는 뒤돌아보지 말자. 이걸 당의 견해로 삼고 가자. 그렇게 당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민주적으로 백가쟁명식 토론을 하고 정해지면 뒤돌아보지 말고 가야 한다”면서 “정해진 뒤에 뒷말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안 된다. 이런 식의 의사결정 문화를 처음 해보는 건데 이렇게 정해지면 어떤 경우에도 대표에게 일임을 했으니까 대표가 그 결정대로 집행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모험을 해서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그런 식의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형원 녹색당 당무위원은 작년 7월 혁신위원회(2020년 6월~9월) 활동을 하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녹색당은 당원들의 정치 활동을 장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증언한 바 있다. 당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독려해도 모자랄 판인데 뭔가 침체돼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김 대표의 해법도 무한정 토론회와 맥을 같이 한다.

 

김 대표는 “1950년대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백화제방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가 결국 스스로 탄압했지만 지금 저희 당에 위원회들이 많다. 소수자특위, 여성특위, 기후정의위원회, 탈핵특위, 건강사회위원회 등 그런 위원회들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이게 우선이다. 각급 위원회들이 마치 지역당처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당에서 지원하려고 한다. 지원금도 넉넉히 책정돼 있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위원회들이 단순히 공부하는 모임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단지 학습모임이 아니라 실제로 당의 정책을 만들어내고 정책대회라든지 정책 자료집에도 위원회에서 정리했던 자료들을 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탈핵만 하더라도 꼭 정책위원회에서 따로 만들 필요가 뭐가 있을까. 탈핵위원회에서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위원회의 정책 의사결정 역량을 강화해서 스스로 참여하는 당원들이 당의 정책을 만들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풀어냈다.

 

이어 “이런 걸 모색해보려고 조직특위를 만들었다. 이번주 토요일(7일)부터 회의에 들어간다. 위원회가 실질적인 위원회로 기능하도록 만들 생각”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나아가 김 대표는 “당내 정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당내 정치라는 게 기성 정당들에서는 파벌 싸움으로 비화돼 부정적으로 다가오지만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정파들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가 나중에 결정되고 나면 들고 일어나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김 대표는 “지역당을 다 방문하고 있는데 제주도부터 방문해서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복돋아주고 싶다”며 “나는 당내 정치라고 표현하는데 당내에서도 정치를 하는 당 바깥에서만 정치가 있는 게 아니라 당내에서 정치를 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16일 예정된 ‘2022년 선거를 준비하는 당원 토론회’ 등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토론회가 그런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한다. 과거에는 정책위가 준비하고 정책위원 중에서 토론자 정해서 그냥 하는 걸 다른 당원들은 보고 있고 그런 면이 강했는데 이제는 좀 모나게 해보려고 한다”며 “각을 지게 해서 좀 싸우게 해야 나중에 투표해서 결정을 해도 나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했다는 그런 것이 남기 때문에 다시 자기 의견을 또 모을 수 있는 당내 정치의 활력이 생길 것”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이번에 30% 밖에 지지 의사를 못 얻었다면 좀 더 당내 정치를 열심히 해서 다음에 의사를 더 많이 모아내야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실제 최근 당내에서 그런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대의원제’에 대해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지금 대의원은 추첨제로 돼 있는데 추첨 대의원이 선발되고 대의원대회를 하면 끝나는 그런 사이클이 반복됐다”며 “추첨제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당원들이 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당의 의사 분포를 랜덤하게 무작위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100명을 뽑았다면 1만 당원의 100분의 1이니까. 당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대의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수시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정책과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참고삼기 위해 수시로 묻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이스가 큰 사람들이 과대대표 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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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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