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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경찰'의 핑계 ·· 잠깐 주차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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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심심치 않게 경찰의 음주운전 소식이 들려온다. 긴 말 필요없다. 정신나간 짓이다.

 

얼마전 현직 경위가 만취 상태에서 주차된 차량을 추돌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차를 주차하기 위해 잠깐 운전한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술을 마시고 시동을 켜서 엑셀을 밟고 1미터만 앞으로 가도 음주운전이다.

 

지난 6일 23시쯤 제주시 이도2동에서 제주경찰청 소속 A경위가 술에 취한 상태로 차에 탑승해 후진하던 중 다른 차량을 추돌했다.

 

A경위는 사고 당일 밤까지 이도2동의 모 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주거지 인근에 있던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려고 핸들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사고를 목격한 시민이 투철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씨에게 음주 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콜농도가 0.08% 이상이었다. 면허 취소 수준이다.

 

A경위는 “차를 주차라인에 잘 주차하려고 10미터 정도 운전했다”고 변명하는 중이라고 한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경위는 본인 스스로 명백한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음주운전은 운전대를 잡고 1cm라도 이동했다면 해당된다. 음주 주차도 그렇고 숙취운전도 그렇고 전부 음주운전이다.

 

얼마전 배우 박중훈씨의 경우(박중훈의 공허한 금주선언 “음주 주차도 엄연한 범죄”)처럼 대리운전을 불러 집까지 왔다가 본인이 직접 음주 주차를 하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하지 말아야 한다. 대리운전 기사는 주차까지 완료해야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종종 술에 취한 차주와 대리운전 기사가 말다툼을 하다 그냥 버리고 가버리는 사례가 있는데 교통전문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엔엘)는 위급한 도로 한복판이 아닌 이상 직접 운전대를 잡지 말고 지인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정 변호사는 대리운전 기사가 그 어떤 모욕을 당하더라도 차를 버리고 그냥 가버리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0일 방송된 MBC <아무튼 출근>에서는 롯데칠성음료 소속 유꽃비 팀장이 법인 차량을 탑승하기 전 자체적으로 음주 측정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주류회사 차원에서 영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방지를 위해 설치해놓은 것인데 경찰 등 일부 특수공무원의 차량에도 의무적으로 측정 장치를 설치해야 할 것 같다.

 

사실 2016년에도 모 경찰 간부가 음주 측정을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비슷한 경찰 음주운전 사건들이 꽤 있었다. 2018년 이후 윤창호법 체제로 들어섰고 "음주운전은 곧 살인"이라는 케치프레이즈로 법적 처벌과 단속이 엄해지고 있다. 그런데 경찰의 음주운전은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경찰 음주운전에 대한 패널티를 좀 정리해보고자 한다.

 

최충만 변호사(법률사무소 광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무원이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형사처벌 △운전면허 취소 △징계 등 3가지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의 설명을 하나씩 읊어보면 인명 피해가 없다면 형사처벌은 벌금 약 700만원 정도가 예상되고, 면허는 당연히 취소된다. 그리고 징계는,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 시행규칙 별표3 음주운전 징계 양정 기준에 따라 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혈중알콜농도가 0.08%를 초과했다면 강등 또는 정직 처분을 받게 된다.

 

 

정직으로 결정되면 보통 3개월 정도다. 그동안 급여를 받지 못 하면 약 1000만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이밖에도 경찰공무원 승진 임용규정에 따르면 음주운전 정직 징계 처분이 끝난 날부터 24개월 동안에는 승진이 불가능하고 최저 근무연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기간 동안 호봉 승급도 제한된다. 즉 승진과 호봉에서 엄청난 페널티를 받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찰 공무원은 직무 평정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는데 당연히 1년에서 3년 정도는 저평가를 받게 된다.

 

이 모든 페널티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거의 1억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게 된다. 

 

최 변호사는 “공무원은 절대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고 반드시 대리를 불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대리를 평생 불러도 1억은 안 나온다. 몇 만원 아끼려다 억대로 깨진다”면서 귀에 박히는 충언을 해주었다. 

 

사실 틀린 말이다. 공무원만 음주운전을 절대 안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절대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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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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