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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위한 건데 쓸 수 없다? 방치되고 있는 '급속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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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에 불이 들어와서 충전되는 줄 알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 하나도 충전되지 않았어요.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가 방치되어 있는 것도 봤습니다. 거미줄이 너무 많아 거미집에 가까웠어요. 30분 이동을 위해 1시간~1시간 반을 충전했는데, 실제로는 30분도 채 안되어 배터리가 닳습니다. 급속충전기가 급할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오히려 충전하다 휠체어가 고장나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어느 장애인의 생생한 증언이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이동할 때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충전이 필요하다.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는 그런 경우를 대비해 지하철 역사나 공공시설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안내나 관리가 미흡해 이용이 어렵거나 고장이 나서 이용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많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이동할 때 전동보장구를 이용하고 있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은 약 10만명으로 추산된다. 소지를 희망하는 장애인도 약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용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에서 이용하는 완속 충전기는 완벽하게 충전하는 데 8시간 정도 소요되어 외출할 때 100% 충전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밖에서 급하게 충전하기에는 느리고 오래 걸려 사용하기 힘들다.

 

관련 법률(장애인과 노인 등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및 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및 지자체는 보조기기를 교부 및 대여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는 ‘휠체어용 배터리 및 충전기’라는 보조기기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속충전기 설치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안내 및 관리 소홀로 오히려 이용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공공시설이나 지하철 역사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에 설치되고 있지만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안내가 절실한 상황이나 그것도 잘 되어있지 않다. 발길이 잘 닿지 않아 방치된다. 막상 필요할 때 온전히 작동되지 않거나 고장이 나서 사용이 불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서울시는 솔선수범해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급속충전기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시 스마트맵 도시생활지도에 로드뷰를 포함한 상세 위치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한다. 설치기관의 민원 발생시 수리를 요청하고 완료하는 데까지의 관리 체계도 확고히 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른 지방에선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다른 지자체의 노력도 강구돼야 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개선 중인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청에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에 대해 적절히 안내 및 관리가 되고 있는지 현황을 요청했다"며 "안내 및 관리에 대한 지침이나 방안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 조속한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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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사실만을 포착하고 왜곡없이 전달하겠습니다. 김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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