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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살인 또 발생 "아이 아빠 믿고 보낸 것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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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3세 의붓아들 오모군을 숨지게 한 30대 계모 이모씨가 경찰(강동경찰서)에 긴급 체포된 뒤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을 받아 정식으로 구속됐다. 사망 당시 오군은 온몸에 멍이 들어있었고 얼굴에는 찰과상을 입은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복부에 가해진 충격으로 인한 대장파열이 치명적이었다.

 

 

오군이 숨지던 날 친부 B씨는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이씨의 전화를 받고 119에 신고를 했다. 강동소방서 구급대원들이 출동해서 급히 오군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6시간만에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임신 8주째였고 오군을 사망케 했을 당시 바로 옆에 생후 6개월 된 친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씨는 술에 취해 있었다. 이씨는 지난 9월 오군이 다리를 다쳐 전치 6주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다닐 수 없게 됐다면서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양육수당을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오군의 몸에 남아 있는 학대 증거들이 어린이집에 의해 발각될까봐 두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오군이 어린이집에 등원했던 적은 딱 한 번 뿐이었다.

 

이씨는 왜 그랬을까?

 

이씨는 2018년 8월생 오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때렸다. 이씨는 현재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정인이 사건'처럼 살인죄로 죄명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B씨도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B씨가 방조 외에도 친아들 학대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군은 5개월 전에도 두피가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상습 학대에 노출돼 있었다. 이씨는 의사에게 "넘어져서 다쳤다"는 식으로 거짓 변명을 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오군의 친모와 외할머니는 오군이 오랫동안 학대를 당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정인이 사례 이후에도 아동학대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군은 강동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는 중점 관리 대상 아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익중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는 “아동학대가 이뤄지는 가정을 경제적 수준으로 판단하는 현 제도는 유효하지 않다”며 “어린이집을 가지 않거나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등 외부 시선에서 멀어지는 가정에 대한 (국가기관의) 의무적인 방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한해 아동학대로 인정된 사례는 3만905건이나 되고 이중 43명의 아동이 목숨을 잃었다. 부모의 절대적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은 이렇게 어른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끔찍한 것은 아이를 학대하는 가해자가 주로 친부모라는 점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는 꾸준히 75% 이상이었다. 부모라는 명목으로 혹은 훈육이라는 핑계 하에 자기 자식을 무자비하게 학대하는 부모들이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네티즌 C씨는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는 현행법이 솜 같기 때문”이라며 “아동 학대 살인사건은 무조건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네티즌 D씨는 “아이를 죽을 정도로 때렸으면 아동학대 혐의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분노심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헌법에 보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명시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으며 행복추구권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동 역시 국민에 포함된다. 아동학대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기본권을 무참히 짓밟은 만행이다. 그러니 “말을 듣지 않아” 아동을 폭행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핑계에 불과하다.

 

주요 아동학대 사건들이 보도될 때마다 국민들의 분노를 샀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돌아서면 또 다른 아동이 학대 피해를 입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다. 

 

오군의 외할머니는 “정말 귀한 손자였고 소중하게 키웠다. 이유식 하나 하나 손수 만들어 먹이던 아이였다”며 “아이 아빠를 믿고 보낸 것을 후회한다. 아동학대 사건은 처벌이 확실해야 하고 정부가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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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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