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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 아동학대 사건' 계모는 정인이법으로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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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평범한미디어는 얼마 전 천호동 아동학대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해서 28일 서울경찰청은 세살짜리 의붓아들 A군을 마구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 계모 이모씨(33)에게 정인이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인이법(아동학대범죄처벌 특례법)은 아동을 학대해서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신설 법률로, 지난 2월26일 국회 문턱을 통과했다.

 

 

당초 강동경찰서 수사관들은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하려고 했지만 A군에 대한 부검 결과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직장 파열 외에도 상처와 뇌출혈 흔적, 고인 혈흔 등이 발견됨에 따라 정인이법을 적용해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즉 이씨가 A군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사실상 아동학대살해의 고의성이 인정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더불어 경찰은 A군의 친부 오모씨(38)에 대해서도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그 결과 오씨가 발목을 다쳐 배달라이더 일을 쉬고 있어 집에 머무르는 동안 A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친부의 주장과는 달리 그가 주로 집에 머무르면서 학대를 방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만약 오씨가 학대를 방조한 것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어린 아들이 잔인하게 죽어가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한 것이기 때문에 비난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 10월 전국민을 분노케 한 ‘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를 둘러싼 입양센터, 경찰, 정책 시스템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그 이후로 정인이법이 생겼지만 현재까지 아동학대살해 혐의가 적용되어 검찰에 송치된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번에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 국민들의 지켜보고 있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예원 변호사는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강동구 사건 때문에 눈물이 그치질 않는다"면서 "안 쓰려고 꾹꾹 누르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간단히 쓴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3가지를 환기했다.

 

①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튀지 않아야(왜 애를 계모한테 보내냐는 친부모 탓하기/신고의무자 탓하기)

②잘못된 대책들이 또 다시 마구 쏟아질까봐 걱정스러워(신고의무, 응급조치, 즉각분리, 빅데이터를 통한 학대예방 등 이미 제도는 충분한데 이 복잡한 제도들이 얽혀 현장이 작동하지 않고 있고 인력이 부족)

③아동학대 사건에 기생해서 돈과 권력을 가지려는 세력 경계해야(학대 피해 아동들이 새로운 대안 가정으로 만나는 지역 그룹홈에 후원해야)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은 비열한 어른에 의해 아이가 무참히 희생된 심각한 범죄 사건이다. 이렇게 언어 표현이 안 되는 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에서 우리가 가해자 만큼 주목해야 할 사람은 바로 의미있는 방관자와 공조자"라며 "이 사건에서는 친부이다. 가해 계모가 4월에 친딸을 출산하였는데 조부모가 수시로 그 집에 방문했다면 그 조부모도 상시적인 학대 상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경이 되는 데에는 방관자와 공조자가 큰 역할을 했다. 이 방관자와 공조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김 변호사는 "빅데이터 아무리 쌓이면 뭐하는가. 위험 상황을 확인하러 갈 사람이 없는데 여기에 또 새로운 옥상옥을 얹어서 더 현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진짜 일할 사람들의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드는 일이지만 성과에 급급해서 전수조사니 장관회의니 이런 것들로 이 분노가 소모되지 않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아이를 학대해서 사망케 한 가해자들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범한미디어 역시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인지 사법 처리 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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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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