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폴킴의 절제된 발라드 “커피 한잔 할래요 최준 노래 아니고 내 곡이다”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커피 한 잔 할래요, 너를 만나, 비, 초록빛, 모든 날 모든 순간 등등 가수 정승환과 함께 발라드 신예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수 폴킴이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공연을 하고 있다. 콘서트 타이틀은 ‘투성이’다.

 

 

폴킴은 “주변에서 전국투어 콘서트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아이디어를 되게 많이 주셨다. 10개가 넘었다. 투성이로 잡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사실 멍투성이, 상처투성이 등 부정적인 것들이 많은데 사랑투성이와 같이 좋은 의미도 많은 것 같다. 여러분들도 공감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폴킴은 지난 토요일 27일 18시 전북 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시작하는 곡으로 ‘허전해’와 ‘오늘밤’ 두 곡을 부른 뒤에 위와 같이 말했는데 중간에 ‘000 투성이’로 완성한 관객 사연 소개를 하는 시간(폴킴의 노트북)을 갖기도 했다.

 

콘서트의 모든 내용을 다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폴킴은 진지한 사람이다. 노래도 절제해서 부른다. 덤덤한 창법으로 부르는 것도 그의 성격이 반영되어 그렇게 형성된 것 같다. 그런 그의 깊은 음악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폴킴 콘서트에 가보는 걸 추천한다. 아직 12월4일과 5일 대구 공연이 남아 있다. 미친 듯이 뛰는 댄스 타임이나 비트가 빠른 음악, 한 마디로 가수 싸이와 같은 분위기는 전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감안하고 와야 한다. 초집중해서 그의 떨림, 감성, 창법, 몸짓 등을 느껴보면 좋고 무엇보다 직접 노랫말을 만드는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폴킴은 가수 윤종신·김동률·이적·성시경 등 발라더들이 보통 그러하듯이 듣는 이에게 노랫말을 전달하는 데에 힘을 쏟는 발라더다. 스스로 소개할 때마다 “노래하는 폴킴”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1월부터 위드코로나로 접어들긴 했지만 코로나 시국 속 많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안전한 공연을 위한 방역 수칙들이 있었다.

 

폴킴은 “같이 함성지르거나 소리내달라고 할 수 없어서 아쉽다. 그 대신 수신호와 박수로만 대화를 해보자”며 “(박수와 머리 위 하트 정도를 넘어) 정말 폴킴 목소리가 죽인다? 그런가 싶으면 따봉을 해주시면 된다. 쌍따봉도 좋다”고 말했다.

 

 

폴킴은 세 번째 곡으로 ‘커피 한 잔 할래요’를 부르기 위해 곡 소개를 하면서 “커피 한 잔 할래요는 여러분 나의 원곡이다. 내 데뷔곡이고 직접 쓴 곡이다. 최준 것이 아니다. 왜 그분 노래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는데 내 노래이고 그래도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 우스갯소리로 말을 꺼냈다.

 

콘서트 타이틀이기도 한 ‘투성이’란 곡을 부르기 전 폴킴은 곡에 대한 사연을 풀어냈다.

 

폴킴은 “저희 회사에 픽보이란 아티스트가 있다. 그 친구의 자작곡들을 굉장히 좋아해서 4년 전 쯤부터 곡을 달라고 했는데 안 써주더라. 근데 유명한 다른 친구들한테는 이틀만에 써주더라. 그래서 삐졌다”면서 “삐져서 나도 네 노래 필요없어. 나 폴킴이야! 그러면서 있었는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는 와중에 픽보이가 형 이 노래 좀 들어봐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 노래를 들어봤는데 시작하는 가사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내 맘은 멍투성이네라는 가사로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구절을 듣자마자 너무 맘에 들었다. 이 노래는 나의 마음과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그런 곡이라고 생각해서 이 노래 나 주면 안 돼 그랬더니 형 줄려고 그랬다며 주더라”며 “그래서 극적으로 화해를 했다. 왜 그런 기분이 있지 않은가. 매주 똑같은 것들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는 생각 뭔가 내가 소모되고 있다는 느낌을 느끼실텐데 나 역시도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심지어 나는 일반 직장인이 아님에도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서 꼭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폴킴은 신곡 ‘투성이’와 ‘Gloomy Sunday’를 부르고 후자에 대한 곡 설명도 이어갔다.

 

폴킴은 “일요일에 피곤해서 쇼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면서 TV 소리를 줄이면서 다시 잠이 드는, 그런 우울하지 않지만 우중충한 정도의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며 “꼭 오늘 밤에 재밌게 시간 보내면서 내일(일요일) 또 늦게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러면 그때 한 번 들어봐야겠다. 그러실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공연 중간에 폴킴이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영상 한 편이 상영됐는데 솔직히 좀 노잼이었다. 1인 다역의 폴킴 연기가 나오는데 거짓말 안 하고 정말 단 1명의 관객도 웃지 않았다. 재밌는 장면을 의도하기 위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그랬다.

 

폴킴 스스로도 민망했는지 웃으면서 “멋진 연기 데뷔이지 않았는가. 폴킴이 아닌 배우 김태형으로 하기로 했는데 이게 옳은 선택인지? 나의 꿈을 방해하는지 왜? (드문드문 박수소리가 들리자) 씁쓸한 박수가 나오는구나”라고 표현했다.

 

폴킴은 한 곡을 부를 때 소위 벌스(도입부)에서부터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한다. 그래서 이날 ‘Her’와 ‘초록빛’을 부를 때 머리카락이 입에 들어가서 또는 감정이 잘 안 잡혀서 NG를 선언하고 다시 불렀다. 그럴 정도로 섬세한 뮤지션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패러디한 <폴킴의 노트북> 즉 관객들의 사연을 읽는 시간이 마무리될 즈음 폴킴은 “오늘 나는 고민이 없다. 사연을 매주 읽다보니 점점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내 어머니 박정은씨는 바이올린 전공자인데 결혼하고 날 낳으면서 관뒀다. 그래서 왜 연주해달라고 하지 못 했을까 생각하다가 실제 스케치북 작가가 같이 무대에 서보라고 제안을 해서 내가 전달했더니 정은씨가 질색팔색을 하더라”고 말했다.

 

폴킴은 어머니를 어머니의 역할로만 가둬두고 싶지 않은 듯 계속 이름으로 어머니를 호명했고 다음곡으로 ‘사랑하는 당신께’를 부를 건데 어머니를 생각하며 부르겠다고 했다.

 

연달아 부른 다음 곡은 메가 히트송 ‘너를 만나’였는데 “나를 만나 너도 행복하니 못 해준 게 더 많아서 미안해”라는 디브릿지(2절 후렴 끝나고 나오는 절정 파트) 직후 시작되는 나를 만나~ 이 파트에서 극강의 폴킴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폴킴은 ‘찬란한 계절’이란 새앨범 타이틀곡을 부른 이후 “내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가사 내용인데 어떻게 들었는지 댓글로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가사 내용은 이런 거다. 헤어진 연인과 사귀었을 때를 찬란한 계절로 비유했고 “피는 것보다 지는 게 더 많아서 찬란한 계절의 너는 차게 기울었지”만 “네게서 도망치지 못 할까”라며 자책하고 있다.

 

폴킴은 관객들 중 혼자 공연에 온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고 “나는 혼자서 공연 보러 많이 다녔다”며 가수 이소라·김연우·이적 다 혼자 보러 갔다고 전했다.

 

또한 폴킴은 계속해서 자신이 “말이 많고 어릴 때부터 말 많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침묵을 못 견뎌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초록빛’,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우리 만남이’ 등 딱 세 곡만 더 소개하고 싶은데 폴킴은 ‘너를 만나’ 이후 2019년 연초 처음으로 발매하게 된 ‘초록빛’에 대해 “이제는 대중에게 내 얘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게 한 곡이었다. 누굴 오랜만에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 외롭지 않고 충만하구나 그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묘사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에 대해서는 “날 사랑하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내 노래처럼 들릴지 매번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폴킴은 ‘우리 만남이’에 관해 “이 노래를 썼을 때 체인점 카페 알바 중이었는데 사람들과 다 친했다. 다들 꿈들이 있었는데 이중 어느 형에게 노래를 만들어서 선물해주고 싶었다”며 “사실 특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진짜 특별한 것 같다. 나는 꽤나 특별해지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특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러나 모든 순간들이 꼭 특별하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마스크 쓰고 환호도 못 하고 답답한데 나중에 만나면 마스크 벗고 만날 수도 있다. 그땐 과거에 마스크 쓰고 공연도 했어. 그렇게 추억할 수도 있다”며 “요즘 공연장 오기로 맘 먹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언젠가는 마스크 벗고 공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폴킴은 앵콜 타임에서 “이제부턴 맘껏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셔도 된다”면서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즐겼고 그렇게 3시간짜리 공연을 마무리했다.

프로필 사진
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