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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토론회③] 청년 노동자 김주영 “각개약진으로 가면 캐스팅보트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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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경기도의료원에서 계약직 노동자로 근무했던 청년 김주영씨는 스스로 “계약직 노동자” 신분으로 대선전환추진위원회(대전추)에 참석하게 됐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교수, 정치인, 법조인 등 유력 인사만이 아니라 양당 질서로 굳어가는 대선판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여러 평범한 시민들이 대전추로 모였다.

 

 

대전추는 1일 14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제3지대는 어떻게 희망이 되는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대전추 구성원들(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국민의당 청년당원 최준원씨/간호사 출신 청년 김주희씨) 외에도 국민의당(김윤 서울시당위원장)과 정의당(김종민 전략기획본부장), 김수민 평론가와 정치학자 안병진 교수 등 그동안 3지대론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당사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서게 된 김씨는 “좀 더 실천적인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발제를 준비했다”며 운을 뗐다.

 

김씨는 양강 후보에 대한 비토 여론이 매우 높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3지대의 진영 입지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거대 양당을 찍는 사람들이 아직까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분명 제3지대 후보들(심상정·안철수·김동연)은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만큼의 10%는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 아직까진 세 후보가 각자도생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제3지대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비율은 대충 10%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이거는 다행히 양강 후보의 오차범위를 넘어서고 지지율 격차도 넘어서고 있어서 충분히 캐스팅보트로 작동할 수 있는 규모”라며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제3지대 후보들을 지지한다고 하는 사람들조차 이번 대선에서 제3지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 그렇게 물어보면 매우 어렵다고 얘기하고 있는 이 상황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보트로 작동할 수 있는 표임에도 캐스팅보트로 작동을 못 한다고 인식이 돼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그런 점들 때문에 거대 양당으로 표가 휩쓸리게 하는 요인”이라며 “그저 각자도생하는 후보들을 지지하는 표로만 머물를 수 있는데 이번 대선 같은 경우 이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지대 후보들이 손을 잡는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의 경선 과정을 복기해보면 알 수 있다.

 

김씨는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보면 빠르고 확실하게 제3지대를 형성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아주 좋은 근거를 찾을 수 있다”며 “원래 금태섭 후보가 언론이나 검색에서 그렇게 많이 잡히는 분이 아니었는데 근데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금태섭과 안철수 2명의 지지율 합이 꾸준히 상승했고 제3지대 경선 TV 토론이 있은 뒤로 안철수 후보의 검색량은 (지난주에 비해) 128%, 금태섭 후보는 3000%까지 상승했다”고 부각했다.

 

현재 언론 보도는 양강 후보에 극단적으로 치중돼 있는데 김씨는 ‘금태섭·안철수 효과’를 재현하기 위해 3지대 후보들이 연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대선 D-100일을 남겨둔 지난 11월29일 총괄상임선대위원회 회의에서 “12월말까지 제3지대 청사진을 낸다”면서 “10가지 중에 5가지가 같고 5가지가 다르다고 할 때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같은 5가지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차이는 서로 인정하되 정치개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시대적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에 대해 김씨는 “10가지 중에 이번 대선의 경우 단 한 가지만 같더라도 제3지대 후보들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카르텔을 깨부수고 다당제로 나아가라는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응답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의 제3지대 후보들의 소임이자 존재 가치이기 때문이다. 안 그러면 지난 대선처럼 소수정당 후보들이 각자도생하는 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3지대 후보들의 연대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걸까. 정책 협약? 공동 선거운동? 단일화?

 

김씨는 “개인적으로는 사실 최고의 시너지를 위해서 단일화까지 갔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물론 단순하게 승자독식으로 이긴 사람으로 다 몰아주는 것은 제3지대 공조라고 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연정의 원리를 다시 한 번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지대 단일 후보를 선출하되 연정틀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하면 된다.

 

김씨는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다른 후보가 주장하는 정책 중에서 합의할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하면 제3지대는 각자도생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고 협력의 길로 나아가서 마침내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심상정 후보가 구체적인 로드맵으로는 12월 말까지 제시한다고 했는데 나는 좀 그렇게 하는 것이 늦다고 생각하고 12월말 전후로 협상안까지 타결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협상안에는 연정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들어가야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김씨는 “심상정이 승리할 경우, 안철수가 승리할 경우, 김동연이 승리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우위에 있으면 어떻게 할 건지, 국민의힘이 우위에 있으면 어떻게 할 건지. 그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3지대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그런 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우리는 제3지대 공조를 지키겠다고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협상 모델도 다양할 수 있다. 정치적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인데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동시에 치러지게 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번 대선은 특별히 이 판이 더 유리하다. 정의당이 녹색당과 함께 서초와 종로 공천을 협의하겠다고 한 것처럼 연이어 선거들이 있다. 보궐선거도 있고 다음 지방선거도 있다. 좀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가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안철수가 서울시장으로 나가고 안철수로 되면 심상정이 총리가 되고 안철수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 정의당이 부시장을 내고 여러 가지 내 개인적인 상상들인데 그런 걸 해볼 수 있고 합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김씨는 “진짜 청년으로서 나도 찍을 사람이 없는데 이번 대선은 좀 흥미진진한 결과를 알 수 없어서 투표장에 나가고 싶은 그런 대선으로 좀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발제 이후 토론자들의 토론과 플로어 질문 시간이 모두 끝난 뒤 김씨는 마무리발언으로 “출구전략에 대해 생각해봤다. 제3지대 공조가 끝나고나서 다당제를 결국 추구해야 하는데 각 세력들이 공조를 유지해가며 각자의 당에서 각자의 선명성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자의 정책들이 너무 비슷하지 않으면서도 어느정도는 비슷한 그 사이의 간극의 격차를 적당히 유지하며 가야 한다.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참 재밌는 실험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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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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