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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담만 200회 진행한 장진영 변호사 “꼭 도장 찍고 나서 상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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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16년 가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다. 장진영 변호사(법무법인 강호)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지역구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법률상담을 하기로 맘먹었다. 앗!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주면 선거법 위반이라 딱 1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사실 출마를 예정하고 있는 정치인이 지역구 관리를 위해 ‘민원의 날’ 등을 하는 것은 흔하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진정성이다. 장 변호사는 5년간 매주 월요법률상담(과거에는 화요법률상담)을 진행했고 “법은 밥이다”라는 구호를 생각해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

 

 

장 변호사는 20일 14시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월요법률상담 200회 기념 특강>을 진행했다.

 

장 변호사는 “이중에서도 상담을 받은 분이 몇 분 계시는데 상담 받을 일이 없으시길 바란다. 그러나 살다 보면 자기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며 “상담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꼭 알았으면 싶고 꼭 정리해서 알려드리고 싶다. 이것만 알아도 나에게 상담오는 걸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상담이란 것은 필요하고 도움이 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99%가 일이 터지고 난 다음에 상담을 오시는데 일이 터지기 전에 그걸 막을 수 있는 게 제일 좋다”며 “예방 주사를 맞듯이 미리 알아두면 좋은 건데 그런 부분이 많이 약하다. 법률 교육도 받을 기회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본인의 아내가 대학 교수임에도 “법률에는 너무 약하다”며 “어디서 배울 기회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가 아니다. 주변 이웃들이 많이 당하는 걸 어디서 비롯됐는지 미리 좀 알 수 있다면 손해보는 것들을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날 장 변호사는 상식적이면서도 깨알 같은 법률 상식들을 정리해서 소개했는데 그야말로 “밥이 되는 법률 정보들”이었다.

 

 

일단 장 변호사의 법률상담은 전부는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장 변호사는 2012년 민주통합당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 장 변호사는 “제3지대 운동”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끝내 국민의힘으로 가게 됐고 나경원 전 의원이 동작을의 터줏대감이기 때문에 동작갑(현 동작갑 당협위원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구두계약은 계약일까?

 

장 변호사가 이렇게 물어보니 청중에서는 제각각의 답변들이 쏟아졌다. 구두계약도 당연히 계약이다. 그러나 계약이 성립될 수 있으려면 상대방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분명 구두로 계약을 했는데 상대방이 오리발을 내밀면? 그때는 분쟁이 생긴다. 그래서 “말과 녹취 다 불필요하고 무조건 서면 계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상대방이 오리발을 내밀 때 “유효한 계약”임을 증명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증거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즉 ‘구두계약’ 보다는 ‘녹취’와 ‘문자메시지 교환’이 더 좋고 ‘정식 서면 계약’이 베스트다.

 

녹취록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문자메시지 서로 주고 받은 것도 증거가 된다. 그런 게 있으면 증거 가치가 높은데 보통 그런 것들이 잘 없다. 그래서 구두계약도 계약이지만 안 하는 게 좋다. 계약을 하려면 말로만 하지 말고 서면으로 꼭 문서로 남겨놔야 이게 진짜 계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게 맞다 그게 올바른 습관이다.

 

보통 가장 흔한 계약의 내용은 금전 교환이다.

 

진짜 돈을 빌려줬는데 빌려준 증거가 없다면? 그야말로 노답이다. 그래서 장 변호사는 꼭 차용증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용증 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익숙치 않을 뿐이다. 문제는 돈을 빌리는 사람이 되려 “너 나 못 믿는 거야?” 그렇게 말하게 되는 “고약한 관행”이다.

 

그럼에도 장 변호사는 “돈을 꿔준 사람이 자꾸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차용증을 쓰게 되면 “차용인이나 대여인” 이런 어려운 용어 말고 “돈 빌려준 사람과 돈 빌린 사람” 등 이렇게 쉽게 풀어서 쓰면 된다. 특히 △전화번호 △주소 △작성 날짜 △상환 기한 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장 변호사는 “차용증 한 번 써보시죠. 이렇게 실습을 해본 적도 있다. 그런데 날짜를 빼먹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훈련이 안 돼 있어서 그런데 날짜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 다음에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이 다 도장 찍으면 되는데 둘 중에 하나만 한다면 빌리는 사람이 찍어야 한다. 보증인이 있으면 보증인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용증은 “돈을 받을 때도 도움이 되지만 예방 효과” 차원에서도 좋다.

 

예를 들어 내가 여기저기서 돈을 많이 빌렸는데 부도가 나서 다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일부는 갚고 일부는 못 갚을 수밖에 없다면 누굴 먼저 갚을까? 보통은 저놈 돈을 떼먹을 수 있을 것 같을 때 덜 갚는다. 못 떼먹을 것 같은 그런 사람 돈을 먼저 해결하게 돼 있다. 궁지에 몰린 사람은 그리 되는데 증거가 있는 사람의 돈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처리한다. 나중에 오리발 내밀 수 있는 사람의 돈은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차용증이 든든할 뿐만 아니라 사건을 막아주기도 한다.

 

여기서 “돈에는 꼬리표가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실제 특강 중에도 한 청중이 계좌이체 내역을 갖고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장 변호사는 1억원을 빌려준 회사 선후배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빌려간 사람이 내가 언제 돈을 꿨냐고 말한다. 돈을 꾼 게 아니라 투자받은 것이라고 우긴다”며 “송금 기록으로는 그 돈이 빌려준 건지 그냥 투자받은 건지 모른다”고 환기했다.

 

장 변호사는 그렇게 돈을 떼일 뻔한 회사 선배를 변호해줬고 재판까지 가서 5000만원 가량을 돌려받았음에도 “(의뢰인이) 그때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소송 제기 이후에 믿었던 후배한테 그런 일을 당해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앞에서 서면 계약을 권한다고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공증까지 해놓으면 훨씬 “튼튼해진다”는 게 장 변호사의 팁이다.

 

장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공증 안 해도 효력이 있지만 공증을 하면 아주 튼튼해진다”며 “공증하는 데 비용이 좀 들어서 모든 계약에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딱 봤을 때 문제될 것 같으면 공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으로 전재산이 걸려 있는 부동산 계약이나 합의 이혼을 위한 계약서 등을 작성할 땐 공증까지 받아놓는 게 좋다.

 

(바람을 핀 아내가, 합의 이혼을 위한 재산 배분 계약서가 남편에게 너무 유리하게 작성됐다는 취지로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도 너무 (아내에게) 불균형이 심한데? 그랬지만 재판부도 뒤집을 수 없었다. 공증이 돼 있는 문서였기 때문이다. 협박당해서 도장 찍었다는 주장이 안 통했다. 공증사무실에 가면 공증인 앞에서 이렇게 쓴 것이 맞냐는 질문을 받고 도장을 찍게 된다. 공증을 안 썼어도 합의서 자체는 유효하지만 나중에 (상대가) 무효를 주장했을 때 방어하는 데 힘을 발휘한다.

 

계약서에 여러 조항들을 볼 때는 반드시 해당 문구만 읽고 넘기지 말고 그에 대응하는 서명 날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기꾼이라서 김00 이 사람 이름도 안 가렸는데 김00은 도장을 찍었고 지역주택조합과 시행대행사가 도장이 없다. 근데 피해자는 이 계약서를 들고 지역주택조합을 먼저 찾아갔다. 근데 김00은 잠적했다. 그래서 피해자가 (연대보증책임을 지겠다고 계약서에 나온) 조합에 연대 책임을 지라고 했다. 근데 조합에서는 이게 뭔가? 그랬다. 눈 앞이 노래졌을 것이다. 피 같은 돈 1억이 날라갔다. 해당 문구만 보고 이 계약서에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의 도장과 날인이 꼭 들어가야 하는 건데 그걸 놓친 것이다. 그 문구만 보고. 이런 것들이 의외로 많다. 월요법률상담에도 꽤 있다. 문구만 보지 말고 그 문구에 대응하는 서명 날인이 있는지 이걸 꼭 보셔야 된다.

 

 

이제 기사 제목과도 직결되는 대목인데 장 변호사는 “참 답답한데 (부동산 계약 등) 이런 계약서를 쓸 때 뭐라 그러냐면 조합에서는 이거 여기 비어있지 않은가. 이거 형식적인 것이니까 일단 도장을 찍어라. 나중에 매매 대금은 서로 잘 처리해서 알려준다고 해서 믿고 도장을 찍어주더라”고 입을 뗐다.

 

사실상 아파트조합이 합법적인 사기행위를 치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먼저 인감도장 찍고 보자”고 유도해서 그렇게 하고 나면 현행법상 원상복구를 시킬 수가 없다.

 

장 변호사는 피해자가 직접 도장 찍은 부동산 계약서에 매매 대금이 공란이었고 그 아래 “부동산 매매 대금 상정권한위임장”이란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거기에 도장을 찍어줬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집을 빼앗겼다.

 

부동산매매금의 상정권한위임장의 제목이란 문서다. 무슨 말이냐면 그 매매 대금이 공란이었는데 그걸 매꿔놓을 수 있는 권한을 너한테 주겠다고 조합에 준 문서다. 그니까 조합이 해당 매매대금의 상정 권한에 대하여 회계법인 및 지역주택조합 대표자한테 위임한다고 돼 있다. 그니까 조합은 권한을 위임받아서 계약서에 매매 대금을 써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고 이렇게 나오는 거다. 그래서 (피해자는) 소송에서 졌다. 이길 수가 없다.

 

장 변호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권한위임장이 작성돼서 자기 집을 뺏겼다. 그래서 도장을 함부로 찍었다간 자기 집까지 날린다. 무섭지 않은가? 도장 찍는 걸 진짜 무서워해야 한다”며 “너무나 쉽게 도장을 찍어주고는 나한테 와서 나보고 해결해달라고 한다. 도장을 한 번 찍으면 웬만해서는 돌이킬 수 없다. 도장 찍기 전에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하고 변호사에게 오셔야 한다. 도장 찍고 난 다음에 오면 늦는다.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나마 장 변호사는 은행이나 통신사 등은 이렇게 “날강도처럼” 하지는 않으니 최소한 부동산 계약을 맺을 때만이라도 반드시 도장 찍기 전에 깊이 고민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나 라임과 옵티머스 등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건들이 비일비재 한 만큼 금융사도 믿을 게 못 되는 것 같다.

 

그 다음부터는 아래와 같은 법률 정보들인데 전부 유용하니 직접 감상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①‘자동 이혼’은 없으니 반드시 합의 이혼을 하든지 재판상 이혼 절차를 밟아야

②홈쇼핑 구매 상품은 단순 변심이라도 무조건 환불이 가능하다

③부부별산제

④재산 말고 빚도 자식에게 상속된다(상속 순위와 폭탄돌리기)

⑤월세는 집주인이 도배해주고, 전세는 세입자가 직접??(법률과 관행)

 

 

장 변호사는 “이런 것들을 말하려면 한없이 말할 수 있다”면서 “아마 세월을 그래도 많이 경험해본 사람들(청중이 주로 중노년층)이 이런 것들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걸 많이 깨달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오후에 졸리는데 한 분도 졸지 않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까 덕담으로 2000회 하라고? 얼마나 걸리는줄 아는가? 40년 걸린다. 나는 못 하겠다. 내 목표는 1000회까지 하는 것이다. 8년만 더 하면 되는가?”라며 “아무튼 1000회까진 주민들과 함께 해보겠다. 나도 배우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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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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