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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간 오준호 '기본소득 필요한데 과연 떳떳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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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본소득 매월 65만 원 기본소득 보장하겠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다. 월 65만원? 누군가에게는 그저 “주전부리 더 사먹으라고 주는 돈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단돈 10만원이라도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정책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수중에 돈 몇 푼이라도 있으면 사람은 안정감을 느낀다. 가처분소득이 늘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은 곧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고 소상공인들의 주머니를 채워줄 수도 있다. 

 

 

사실 기본소득은 기본소득당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과연 기본소득당의 기본소득 메시지는 거대 양당을 비롯 다른 정당들과 무엇이 다를까? 부산 선거 유세 도중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오 후보는 24일 부산을 찾아 선거운동을 했다. 일단 부산에서의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7시 출근길 인사 (부산 중앙역)

△10시 민주공원 참배 (부산 민주공원)

△11시 부산 방문 기자회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13시반 부산지하철노조 간담회 (중앙대로 2238 후생관2층)

△15시반 기본소득부산네트워크 간담회 (서면역 인근)

△17시반 퇴근길 유세 (서면역 쥬디스태화)

 

이날 오 후보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을 만나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열기는 동장군을 물리치기에 충분했다. 출퇴근길 시민들과 만났고 중간에 기자회견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 후보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거대 양당 후보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본선 첫 날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부산을 찾았다. 이 후보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윤 후보는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을 처단한다고 한다. 그런데 두 당이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위기에 책임이 있다. 국민의힘은 위기 해결 능력이 없다. 코로나 확산에 거대 양당 추경 50조원과 100조 이야기했지만, 결과는 17조 찔끔 추경이다. 원내정당 기본소득당이 소신있게 자영업자 손실보상 100%, 전국민 재난지원금 얘기해도 듣질 않았다. 그 사이 시민들 주머니는 비고, 방역은 더 어려워졌다. 그래놓고 이제 와 부산시민 앞에서 서로 헐뜯고 표 달라고 아우성이다. 시민들이 더 잘 안다. 1번이 되나 2번이 되나 똑같다. 기득권 양당 후보 중에 덜 나쁜 사람 뽑는 차악 투표 말고, 부산 시민의 삶을 위한 대안에 투표해주기를 바란다.

 

 

날카로운 비판이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인데다 180석에 이르는 압도적인 의석 파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권력을 달라"고 핑계를 대며 무언가를 해야 할 때마다 "국민의힘 탓"을 한다. 내로남불과 진영논리는 상수다. 이에 실망한 국민들이 많다. 코로나 시국에 비합리적인 방역 정책으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소상공인들의 등을 밀고 있는 것 같다. 차별금지법 제정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법안도 모조리 무시 중이다.

 

민주당 씹기는 국민의힘의 주특기다. 그러나 국민들이 봤을 때 두 당은 도찐개찐이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방치했고 정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사실 비양당 정치인들의 양당 비판은 판박이다. 오 후보의 발언만 놓고 보자면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그대로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왜 그 발언을 오 후보가 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기본소득당은 2020년 총선 직전 거대 양당체제를 강화시킨 꼼수였던 위성정당에 빌붙어서 1석을 얻었다. 그렇게 민주당의 등에 올라타서 국회로 입성한 기본소득당이 민주당을 기득권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더구나 기본소득당은 "떳떳하지 못 하다"고 했던 시대전환과 달리 위성정당 테이블에 참석했던 것이 전략적으로 유효했다는 뉘앙스를 유지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역시 지난 총선에서 숙고 끝에 비례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기본소득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선택이었고 지난 10개월간의 입법 활동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오 후보는, 사실 위성정당 오점이 있는 기본소득당의 일원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명실상부 자타공인 기본소득 전문가였다. 이날 오 후보는 기본소득이 왜 필요한지 공감되는 메시지를 내놨다.

 

누구나 기본소득 매월 65만원을 보장하겠다. 어떤 위기가 와도 기본소득으로 여러분의 삶을 지키겠다. 충분한 기본소득을 도입하고 그 재원을 위해 정의로운 조세 개혁을 이루겠다. 이를 통해 불평등을 타파하고 노동시간을 줄여 모두에게 더 많은 자유를 제공하겠다.

 

지난 22일 오 후보는 ‘비초청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서 더 자세히 설명했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노동자들이 여가와 휴식 등 온전히 자기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근로소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조금이라도 여유있는 삶을 살기 위해 그저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일을 가장 오래, 많이 하는 국가들 중 하나다.

 

 

그러나 월 65만 원이라도 기본소득이 지급된다면 그 금액만큼 하루라도 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의 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시간이 곧 돈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는 엄청난 혜택이다. 무엇보다 선별주의 철학에 따라 선별되기 위한 불행 경쟁을 하지 않아도 헌법적 권리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을 위한 세수 확보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소수에게 집중된 부를 과감히 재분배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탄소 배출과 토지 보유에 과세하고 시민 보편 증세도 추진하겠다. 모두 좀 더 부담하지만 훨씬 더 평등하고 사람답게 사는 선진 복지국가를 만들겠다.

 

쉽게 말하면 재산과 소득에 따라 차등으로 세금을 걷되, 모든 국민에게 선별하지 않고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다. 

 

덧붙여 오 후보는 “부산행이 아닌 탈부산이 이어지고 있다. 10년 동안 청년 20만명이 부산을 빠져나갔다. 이제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마을이 부산 205개 읍면동의 3분의 1이나 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는 청년이 없다”면서 작금의 부산이 처한 현실을 개탄했다.

 

 

오 후보는 그 이유를 부동산에서 찾았다.

 

2019년 말 해운대·수영·동래 규제를 풀었다가 1년만에 집값이 수억씩 폭등했다. 문재인 정부의 핀셋 규제는 실패했고, 갭투자로 토지 불로소득을 얻은 사람들만 부자가 되었다. 나는 토지세 기본소득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

 

오 후보는 토지 블로소득이 2019년에만 무려 352조원이나 발생했다는 점을 환기하며 다시금 이 후보와 윤 후보를 힐난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서로 부동산 공급 폭탄을 퍼붓고 부동산 세금은 감면한다고 공약한다. 대장동 도박판이 부산에도 열릴 것이다. 그러나 내 처방은 전혀 다르다. 토지보유세로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토지보유세 세수를 전액 기본소득으로 배당하겠다. 집값과 투기는 잡고 무주택자 서민에겐 주거비를 지원하겠다. 무주택 청년이 걱정없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

 

특히 오 후보는 “지역마다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파는 구태 정치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나아가 “일자리 수백만개 만들겠다, 복합쇼핑몰 짓겠다”와 같은 선심성 공약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또한 “기본소득 있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꿈을 부산시민과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거대 양당을 넘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도 ‘고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새로운 물”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오 후보와 기본소득당은 대선 전략으로 지나칠 만큼 정의당과 심 후보를 물고 늘어지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안 후보에 대한 비판보다 배로 더 집중됐다. 심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과 메시지를 건 바이 건으로 비판하는 것을 넘어, 심 후보의 지역구에 굳이 찾아가서 공개 비판을 하고, “진보 기득권”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거대 양당의 “떡고물”을 기대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일삼았다.

 

끝으로 오 후보는 요즘 계속 밀고 있는 '3등 목표'를 부각했다.

 

날 3등으로 만들어달라. 대안 야당으로 기본소득당을 키워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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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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