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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엔 ‘폭우’ 전남엔 ‘폭염’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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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월요일(8일) 수도권에 거센 비가 쏟아졌다. 오늘(9일)도 마찬가지다.

 

아침부터 중부 지역을 기준으로 위쪽 지방에는 계속해서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시간당 30~50㎜(경기 남부+강원+충남) 가량이다. 강원 지역에는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구름이 서에서 동으로 시속 40㎞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비구름이 지나는 곳에는 시간당 50~10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40㎜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만 되어도 “호우주의보에 가까운 수치인데 물통으로 퍼붓는 느낌이다. (자동차 운전시) 와이퍼를 사용해도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8일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40~50㎜나 비가 내렸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10시간 동안 내린 강수량은 평균적으로 서울 422㎜, 광명 316㎜, 인천 242㎜ 등이다. 서울 남부권으로 보면 서초구 396㎜, 강남구 375㎜, 관악구 350㎜, 송파구 347㎜, 구로구 317㎜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몰아서 비가 내리는데 연 강수량으로 따져보면 평균500~1500㎜ 수준이다. 그러니까 1년에 내릴 총 강수량의 3분의 1이 어제 하룻동안 수도 서울에 몰아친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진영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동작구 상도3동 수해 현황 피해가 심각하다. 지하상가와 반지하집은 모조리 잠겼다. 양수기와 운용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께 서울의 다른 지역 양수기를 수해 지역에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특히 “도림천이 범람한 신대방1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은 비상체제로 돌입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우종혁 강남구의원(서울)은 “현 시각(8일 23시45분)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맨홀 뚜껑에 빠지는 사고가 있는가 하면 빗길에 휩쓸리는 분들도 있다. 침수 피해 차량의 방치로 2차 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됐던 ‘정체전선’은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충청권에서도 시간당 30~50㎜의 폭우가 쏟아질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전북과 경북권에도 정체전선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목요일(11일)까지는 계속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제주와 전남 등 남부권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체감온도 36도 수준이다. 전북 일부 지역과 전남, 영남, 제주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밤에도 덥다. 해가 졌는데 26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야말로 열대야다.

 

 

대한민국의 면적은 10만432km²로 세계 109위에 불과함에도 같은 날 폭우와 폭염이 동반되고 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국진씨는 “지금 수도권 일대 침수 피해는 장마와 홍수 이런 기존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후위기의 시대다. 긴급한 기후위기는 일상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은 RIGHT NOW”라고 묘사했다.

 

80년만의 폭우가 될지 누가 알았으랴. 이 정도 비는 1942년 일제 시대인데 그때는 도시가 복잡하지 않았으니 차라리 복구가 쉬웠을거다. 허나 지금은 도시를 마비시켰다. 이처럼 기존 방재 시스템을 뛰어넘는 재난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든 말든 경제성장에만 올인해왔던 한국경제의 특성상 기후위기 문제는 그동안 일부 진보적 활동가들에게만 와닿았던 의제로 취급됐다. 덜 쓰고 덜 만들어야 하지만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기술력을 높이면 되는 문제로 안일하게 생각돼왔다. 기업들은 그린워싱으로 포장만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표현이 익숙한데 인류가 만들어낸 탄소 등 온갖 온실 기체들이 지구 표면에서 발생하는 복사에너지를 못 빠져나가게 막아버리기 때문에 각종 문제들이 파생되는 것이다.

 

지난 2월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발간한 6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태풍 피해액이 1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IPCC는 기후위기로 인해 물의 순환이 심각해져서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특히 남아시아를 기점으로 아시아 동남부 지역에 홍수가 빈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PCC는 작년 8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강우 패턴 변화와 물부족 이슈”에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할애해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2021년 9월 미국에는 역대급 허리케인 ‘아이다(Ida)’와 함께 133년만의 폭우가 들이닥쳤다. 뉴욕이 마비됐고 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례없는 폭우는 기후위기가 현실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IPCC는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2030년까지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무조건 감축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지구의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게 되고 결국 생체리듬이 파괴되어 인류는 지구에서 살아남지 못 하게 될 수도 있다”도 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이 “코로나19와 전국에 내린 이례적인 폭우를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고 한다.

 

설명할 수 없는 폭우는, 기후위기를 염두에 둔 대응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이 정리한 <해수면 상승 및 해안 홍수> 관련 데이터를 입수해서 분석했고 2020년 8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전세계 국토의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그린피스는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경기 및 인천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정상훈 캠페이너(그린피스 기후에너지)는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유례없는 홍수를 통해 알 수 있듯 이대로 간다면 기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 피해로 경제 및 국민의 주거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 당장 기후위기 비상 선언 발표와 함께 예상되는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장기 국가계획을 세우고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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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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