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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상태’에서 갑자기 후진해서 바다로 돌진한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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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가 파악되진 않았지만 주정차 중인 차량이 갑자기 후진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지난 18일 16시20분 전남 완도군 약산면 당목항 선착장에서 차량 선적을 대기하고 있던 흰색 SM3 차량이 갑자기 후진을 하더니 바다에 빠졌다. 바다로 향해 가던 차량을 목격하고 제지하려고 했던 안전요원도 막지 못 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해당 차량의 운전석에 타고 있던 70대 남성 A씨와 그의 부인 B씨 그리고 20대 손녀 C씨까지 총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배에서 내린 외국인이 구조를 위해 빠르게 탈의하고 입수했지만 살리지 못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완도해양경찰서와 완도소방서 대원들은 이미 심정지 상태가 된 3명을 7미터 수심 아래에서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비극을 막을 순 없었다. 해경은 사고 직후 40분만에 차량을 인양했다. 나아가 CCTV와 블랙박스 분석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현장 점검을 실시함과 동시에 선박 운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CCTV로 보면 주차장에 7대의 차량이 있었는데 SM3 차량만 갑자기 후진을 하다가 바다로 치달았다. 혹시 자살 목적으로 그런 걸까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상황이었는데 목격자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차를 실으려고 조금 뒤로 가셨다가 후진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살은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 해경의 기초 조사에 따르면 3명은 당목항에서 완도 금일도로 가기 위한 철부도선 승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경은 인양했던 차량의 기어가 중립(N)에 놓여있는 것을 확인한 만큼 A씨가 중립 기어를 유지하며 대기하다가 갑자기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졌고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차량 선적은 직진으로 한다. 뱃머리에 다가온 뒤 잠깐 후진하며 0점을 맞추고 천천히 직진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런 식으로 연안에서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는 매년 50여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차량 선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부둣가 후진 참사 등이 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나 안전 펜스와 같은 조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차량 선적을 하는 항구에서도 안전요원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거나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구조물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SM3의 후진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았음에도 바다에 빠지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당목항에는 10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차량 선적을 할 때는 운전자만 탑승하게 돼 있으나 이를 체크하고 통제할 안전요원이 없었다. 여객선 관계자는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현장에 당국이 설치한 추락위험표지판 등이 있지만, 이걸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 탓에 안내원들의 대기하라는 지시를 못 들은 차량들이 종종 혼자서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이번 사례도 이런 경우지 않나 싶다. 한 명의 관리요원이 차량을 여객선으로 안내할 때는 주차된 차량까지 볼 여력이 없다. 이런 허무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전방지장치가 필요하다.

 

 

 

항구 근처에서 실수로 차량이 바다에 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당황하지 않고 침착해야 하는데 차량 문은 물에 잠기면 열리지 않기 마련이다. 이걸 억지로 열려고 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타이밍에 따라 2가지 대처법이 있는데 우선 차량이 완전히 물에 잠기지 않았다면 비상용 망치나 머리 받침대 등 밀도가 높은 물체로 창문의 모서리를 내리쳐서 깨고 나와야 한다. 머리 받침대의 옆면 버튼을 누르면 쑥 빠지는데 쇠로 된 연결 막대로 창문의 가장자리를 때리면 된다. 이미 물에 잠겼다면 의외로 침착하게 차량 문을 열면 그대로 열린다는 사실을 숙지해야 한다. 차량 내외부의 수위 차이가 30cm 이내라면 문이 손쉽게 열리기 때문에, 깨고 나오기 어려운 타이밍이라면 완전히 잠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음의 대비를 하고 문 열고 나오면 된다.

 

막상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누구나 패닉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차량용 소화기, 유리 파괴기, 안전벨트 절단기 등과 같은 필수 안전템들을 미리 차량에 구비해놓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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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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