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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연못을 보며 책 읽기 좋은 ‘명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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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평일 수요일 오전 전남 담양 고서면에 있는 ‘명옥헌’에 다녀왔다. 아담한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곳으로, 조선 중기 왕의 언행을 기록하는 예문관 관원을 지낸 오희도 선생(1583~1623년)이 살던 곳이다. 그의 넷째 아들 오이정이 명옥헌을 건축하고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명옥헌은 담양의 ‘소쇄원’ 못지 않게 경치가 좋은 민간 정원이다.

 

 

여름에 오면 너무 더워서 죽어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00미터 가량 걸어야 하는데 명옥헌으로 가는 동안 그늘 하나 없다. 딱 봄가을에 조깅 삼아 걸으면 자연의 멋을 느끼며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에 후산저수지가 있는데 3월말 봄의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명옥헌은 아담한 크기인데 후학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명옥헌 뒤에는 전남 지역에서 유명한 선비들이 제사를 지낼 수 있었던 ‘도장사’의 터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근데 연못의 모양이 둥글지 않고 사각형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세상을 사각형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구현해서 연못도 사각형으로 조성한 것 같다. 연못 가장자리에 앉아 봄의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하루에 책 2권씩 1년 동안 1000권 가량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맑은 뇌로 두꺼운 책을 속독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명옥헌이라고 이름 붙인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 찾아보니 이곳 연못의 물소리가 구슬에 부딪치는 소리와 같다는 의미라고 한다.

 

명옥헌의 우측에는 은행나무가 하나 있다. 의미 깊은 은행나무인데 인조(16대 1623~1649년)가 왕이 되기 이전 전국을 유랑하다 오희도 선생을 찾아 명옥헌에 방문했을 때 타고왔던 말을 잠깐 뒀던 나무라고 한다. 그래서 ‘인조대왕의 계마행’으로 불리고 있고 1980년 전남의 기념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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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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