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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어린 딸 목숨 앗아간 ‘냉장고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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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남 장흥의 한 식품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서 6살 여자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 냉장고에서 시작된 전기 합선이 화근이었다.

 

작년 12월9일 발생한 화재 사고인데 사망한 아이의 부모는 그날따라 김장하러 시골집에 가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부모는 4남매를 두고 있는데 그날 공장에는 다른 형제자매들 모두 학원 등 일정이 있어 외출했고 6세 막내딸 A양만 홀로 있었다. 20시까지 혼자 공장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20시반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공장 2층은 숙소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불이 난 것이다. 마침 학원에서 돌아온 셋째가 비상벨이 울리는 것을 듣고 다급히 119에 신고했고 신속히 출발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25분만에 화재는 진화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자고 있던 A양은 이미 숨진 상태가 되어 발견됐다. 연기에 의한 질식사였다.

 

 

A양을 혼자 둔 부모의 잘못일까? 좀 더 세심히 신경쓰지 못 한 부주의가 안타깝다. 물론 살다 보면 부득이하게 취학 직전 유치원생 딸을 혼자 집에 두는 경우는 아예 없을 수가 없다. 더구나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것 또한 아니었다. 다만 4남매의 귀가 시간과 스케줄을 잘 조정해서 막내를 혼자 두지 않도록 룰을 정해놓거나, 다른 동네 지인에게 부탁해서 맡아달라고 요청하는 등 웬만하면 미취학 아동을 집에 홀로 두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미취학 아동이 혼자 화재 대피를 잘 할 수 있길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타 다른 안전 사고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평범한미디어는 장흥소방서 등 당국에 연락을 해서 화재 원인을 취재해봤으나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진 못 하고 있었다. 다만 냉장고 부근 한쪽이 유달리 시커멓게 그을려 있던 점으로 보아 냉장고에 따른 전기 화재일 가능성이 높다. 식품공장이다 보니 아무리 숙소용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대형 냉장고를 여러 개 사용했을 가능성 있는 만큼 과열이나 합선이 화를 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서 전기 문제로 화재가 나는 사례는 매년 600여건 가량이다. 냉장고는 24시간 전원을 켜놓고 가동하기 때문에 과열되기 쉬운 전자제품이다. 특히 김치냉장고는 사용 연한이 다 되어도 다른 식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예방팀은 “구입 후에 고장이 날 때까지 점검을 받지 않거나 제품 하단부를 청소하지 않으면 먼지가 끼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당연히 오래된 냉장고일수록 화재 위험은 커진다. 이밖에도 냉장고에 음식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넣어놓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성제 겸임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냉장고 화재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여름일수록 더 위험하다. 냉장고에 음식을 많이 넣어 냉매가 다니는 통로나 환기 구멍을 막아 버리면 냉장, 냉동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더러 과열되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예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코드나 전선 같은 곳에 먼지가 쌓여 트래킹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건 냉장고 뿐 아니라 모든 전자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일단 냉장고에 너무 많은 음식물을 적재하면 안 된다. 그리고 콘센트나 전선에 너무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면 좋다. 이외에도 전깃줄이 엉키거나 합선되지 않도록 벽과 냉장고 사이의 공간을 어느정도 만들어 주는 게 좋다. 벽과 냉장고를 너무 밀착시키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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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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