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지금도 생생합니다. 꼭 내가 죽인 것만 같아서 미안해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직접 목격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A씨는 당시 사고 현장에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린 유족들을 달래고 사고 상황을 처음으로 설명했다. 그는 꼭 자신이 동료를 숨지게 내버려뒀다는 죄책감에 하루 하루가 비참하다고 말한다. 작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슴에 멍울을 안고 살아간다. A씨처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산재 사고 목격자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절망의 늪에서 구원해줄 손길은 턱없이 부족하다. A씨처럼 트라우마로 인해 아직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다. 얼마 전 동료의 추락사를 눈 앞에서 목격했다는 B씨는 충격을 회복할 틈도 없이 숨진 동료의 업무를 그대로 도맡아 하고 있다. B씨는 일을 할 때마다 심장이 심하게 뛴다고 한다. 그는 "내가 똑같이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두려움도 있지만 그 때 들었던 비명과 바닥에 무언가가 내쳐지면서 나는 퍽 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비단 A씨와 B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찌보면 이들도 산재 사고
[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농촌을 떠올리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한적함 이면에는 인적이 드물어 발생하게 되는 여러가지 농촌의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 18일 14시 즈음 경기도 평택시의 한 농수로에 빠진 60대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행인에 의해 구조되어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수로의 깊이는 1미터에 불과했으나 A씨가 정신을 잃고 오랜 시간 농수로에 방치되어 있던 것이 뼈아팠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통계에 따르면 농촌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도시보다 5배 가량 높게 나오고 있는데 이처럼 구조의 신속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교통사고 100건당 농촌은 6.5명, 도시는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응급치료 개시 및 병원 이송의 시간만 단축됐다면 도농간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농촌 교통사고의 경우 차량 추돌 사고보다 단독 사고로 인한 사망 사례가 더 많았고, 사륜의 자동차 보다는 이륜차에 의한 사망 사고 발생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 이유는 고령자가 많고 도로의 폭이 좁은 농촌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강원도 양구에서 커브를 돌던 화물차가 굴러떨어졌다. 안타깝게도 운전자는 사망했다. 지난 18일 15시 6분쯤 강원도 양구군 동면 팔랑리에서 A씨가 몰던 5톤 화물차가 굽은 내리막길에서 돌다가 그만 5m 아래로 추락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A씨는 중상을 입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은 차량결함, 운전 미숙, 과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양구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난 곳은 애초에 통행량도 많지 않고 사고도 잘 일어나지 않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리막길에 커브인 만큼 사고 위험성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리막길은 운전자가 정말 주의해야 한다. 내리막길 커브에서는 원심력 때문에 차가 쏠릴 수 있다. 특히 트럭 같이 중량이 있는 차량은 원심력을 더 받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내리막길 운행시 주의할 점은? 이번 사건은 아직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비슷한 내리막길 사고는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고가 많다. 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병영 자동차정비기능장은 2019년 12월21일 방송된 본인의 유튜브 채널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무소속 김영선 서구의원(광주광역시)은 관내에 있는 풍암호수의 가치를 줄기차게 설파했다. 풍암호수는 1950년대부터 농업 관개형 저수지로 조성됐는데 인근의 개발 상황과 맞물려 도심 속 휴양지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풍암호수 “공원”이 되었다. 외지 관광객들이 찾는 랜드마크다. 문제는 녹조와 악취다. 김 의원은 지난 6월29일 오후 서구의회 사무실에서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저수지다 보니 다른 하천이나 이런 데서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고 그냥 빗물이 고여 있다. 고여 있으면 물이 썩는다. 왔다 갔다 순환이 안 되니까”라며 “풍암호수에 녹조가 생기는 원인은 3가지”라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이 정리한 3가지 원인은 아래와 같다. ①인근 염주 체육공원 부지에 쓰레기를 매립했는데 오염수가 침수되어 주기적으로 250톤 가량이 흘러들어옴 ②외부 유입수가 없어 고여 있음 ③주변 롯데마트와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항상 차량들이 가득 차있는데 타이어 분진과 엔진오일 등이 쓸려서 풍암호수로 유임됨 지금까지 수질 개선을 위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서구청이 광주시 예산을 받아 오염수 유입을 막는 조치를 취했고(①),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한양건설이 최대 주
[평범한미디어 박세연 기자] 여름철만 되면 다슬기를 잡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빈번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7일 오전 11시12분쯤 충북 영동군 양산면 호탄리 금강에서 40대 A씨가 물에 빠졌다. 함께 다슬기를 채취하던 A씨의 동생은 A씨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119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119구조대는 구조된 A씨를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A씨는 이내 숨졌다. 영동소방서 측은 A씨가 다슬기를 채취하러 물에 들어갔다가 바위 쪽 깊은 곳에 빠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하천은 물이 맑고 다슬기가 흔해 쉽게 다슬기를 채취할 수 있는 곳이지만, 수심이 최대 3m로 깊은 데다 골재 채취로 인해 지형이 불규칙하다. 이 때문에 매해 여름철이 되면 이 지역에서는 다슬기 채취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동소방서 관계자는 “다슬기를 잡다 수심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 사고를 당하거나 얕은 물이더라도 물이끼에 미끄러져 사고가 일어난다”며 “여름철에 매번 그런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다슬기 채취 관련 사고는 전국적으로 매해 47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으며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잦은 현대중공업에서 또 1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하청업체 소속 40대 남성 정씨가 추락사를 당했다. 정씨는 지난 12일 새벽 5시30분 즈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공장 지붕 위에 올라가 철제 슬레이트 교체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슬레이트를 연결하는 노후 볼트가 터지면서 25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안전 로프'라는 생명줄이 있긴 했지만 추락 당시 강판 모서리에 긁혀 끊어져버려 무소용이었다. 현장에는 추락 방지망조차 없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은지 불과 2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벌어진 명백한 산재 사망 사고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산재 사망 사고가 유독 잦다. 5월 천연가스선 파이프라인 작업자가 질식사했으며, 2월 조립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자가 철판에 부딪혀 숨졌다. 임금 체불과 불법 파견에 이어 잦은 산재 사망까지. 글로벌 조선 기업 현대중공업은 불명예 3관왕을 탈피하지 못 하고 있다. 비단 현대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21년째 OECD 산재 사망률 1위 국가다. 매년 2000여명이 일하다가 죽는다. 올초 산재의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고 내년 본격 시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길거리를 걷다 오토바이의 무지막지한 굉음에 귀를 막고 눈살을 찌뿌리게 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욕이 저절로 나온다. 도대체 왜 저럴까? 사실 집에 있을 때도 오토바이의 굉음은 우리를 괴롭힌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밤. 오토바이 굉음 때문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시국 1년 7개월. 배달 음식 주문은 호황 중의 호황이라 라이더들이 배로 많아졌다. 오토바이 엔진의 진동 소리가 더 잦아졌다. 듣는 사람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더 자주 느낄 수밖에 없다. 소음공해도 이런 소음공해가 없다. 경찰도 단속을 하고 있지만 적발 기준이 너무 높다. 소음을 측정했을 때 105db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하로는 아무리 시끄럽게 들려도 법적으로 단속할 방법이 없다. 집회시위 군중들의 온갖 잡음이 64db이고, 공사장 소음이 60db이기 때문에 105db은 지나치게 높다. 심지어 열차가 통과할 때의 주변 소음이 100db 정도 된다. 사실상 오토바이 소음을 방치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체감상 80db만 넘어도 뒤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무지 시끄럽다. 105db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 특히 오토바이 운전자가 일명 ‘마후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자립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나이를 먹는 게 능사가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오프 로드를 외발자전거로 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특히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립은 배로 어렵다. 작년 12월20일 채소농장 비닐하우스에서 추위에 떨다 목숨을 잃은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속행씨의 비극은 상징적이다. 한국으로 건너와 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이중 20%(39만여명)가 미등록 불법 체류자 신분이다. 이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처참하다. 최저시급도 못 받고 일하거나, 산업재해를 당해도 치료비를 못 받고 쫓겨나거나, 동물 축사와 맞먹는 최악의 주거 공간에 머무르기도 한다. 경기도 소재 전기부품회사에서 재직 중인 네팔 이주 노동자 20대 A씨의 사연만 봐도 알 수 있다. 주말 새벽까지 연장 근무를 하던 A씨는 프레스기에 왼손 약지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한 마디가 겨우 남은 손을 붙잡고 급하게 지혈을 했다. 당시 바닥에 혈흔이 낭자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사측은 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 대신 당일 업무 할당량이 전부 끝날 때까지 기숙사에서 조금만 기다리라며 진통제를 갖다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으로 불릴 정도로 마약에 대해서는 엄격한 국가다. 게다가 속인주의 국가라 마약이 합법인 나라에서 마약을 하고 입국하면 국내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속칭 ‘약쟁이’라 불리는 마약 중독자를 TV와 영화에서나 볼 정도로 보통 사람들이 마약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단순 음주운전을 넘어 마약을 투여한 뒤 운전하는 위험천만한 짓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과 9개월 전 부산 해운대에서 대마를 흡입하고 광란의 질주를 벌인 포르쉐 운전자가 검거된 적도 있었다. 대마 합법화 논란이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긴 하지만 현행법상 대마는 명백한 불법이다. 게다가 지난 3월 필로폰에 취한 승합차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아 목숨을 앗아간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7월14일 경기도 포천에서 필로폰을 투여하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운전을 한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검거될 수 있었던 것은 준법정신이 투철한 한 시민의 신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포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음주운전을 의심했다. 그래서 음주 측정을 실시하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칼 막스의 시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두 그룹으로 나뉘었던 계급이 현대로 들어와 세분화됐다. 일부 기업의 '노사 편가르기'는 치밀해져가고 노동조합의 목소리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노동자가 악덕 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투쟁과 단결도 있지만 '법'이 중요하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마저도 배반당하기 일쑤다. 특히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더욱 야박하다. 올초 사업주로부터 안전한 노동환경을 조성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중재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사실상 맹점 투성이다. 당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명명됐었지만 기업이 빠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재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의 범위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중재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그저 사업체와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기대 뿐이다. 그래서 중재법 체제 이후에도 산재로 인한 노동자 사망 사건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최근 일류대학이라는 서울대에서도 청소 노동자가 사망했다. 15일 더불어민주당은 산업재해예방TF팀을 구성하고 현장을 방문해 내년부터 적용될 중재법 시행령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그것만으로 중대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