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문명훈 칼럼니스트] ‘정신 승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가끔 그런 말을 듣습니다. 얼마 전 2년째 사용하던 무선 청소기가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구입가의 3분의 2 정도 비용이 청구됐습니다. 배터리와 필터를 교체했으니 거의 새 것이라고 위안을 삼는데 주변에서 정신 승리를 한다며 놀리더라구요. 제게는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들 때문에 짜증과 화를 안고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신 승리자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큐의 정신승리법 지금은 정신 승리가 일상적인 용어가 됐지만 원래는 문학 비평에서 사용하던 개념입니다. 정신승리는 루쉰의 <아큐정전>에 처음 등장합니다. 소설에서 주인공 아큐가 치욕스러운 상황을 왜곡하고 유리하게 해석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모습을 보며 루쉰 작가가 붙인 용어가 정신 승리법입니다. 아큐는 동네 불량배들에게 구타를 당했지만 속수무책입니다. 아큐는 "아들뻘 되는 놈들과 싸우는 것은 어른스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어른이다. 그러므로 내가 대항하지 않더라도 패배하지 않은 것"이라는 식으로 정신 승리의 사고를 합니다. 도스토예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국내산 민물장어 판매합니다” “중국집 배달기사님 30대 40대 경력자 구합니다” “신안동에서 가장 믿을만한 맛집. 4월 이벤트 합니다” 사랑방신문에 한줄광고로 실렸을 법한 이 글들은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최근 올라온 게시글들입니다. 당근마켓이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를 넘어 로컬 농수산물 판매, 과외 중개, 구인구직, 동네가게 광고까지 지역성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의 줄임말로, GPS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최대 반경 6km 거리 내에서 올라오는 거래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둔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여기에 더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주민들의 인력, 재능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부활”을 이루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겁니다. 코로나 시대 '하이퍼로컬' 주목 실제 올해 당근마켓에는 ‘내근처’라는 탭이 등장했습니다. ‘동네 구인구직’, ‘과외/클래스’, ‘농수산물’, ‘부동산’
[평범한미디어 박세연 기자] 최근 조선일보는 “북한 체제 선전용 그림 홍보에 나랏돈 수천만원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제목 자체가 ‘미사일’이다. 미사일을 배경으로 화염과 연기가 너울거린다. 북 미사일이 불바다를 만들 곳이 어디겠나. ‘서울 불바다’를 입에 달고 사는 세력이다. 이런 미사일과 김씨 왕조 그림 홍보에 우리 국민 돈을 쓴다는 것이다.” (4월3일 조선일보 사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남북한 관련 작품 전시(Border Crossings-North and South Korean Art from the Sigg Collection)에 전시 홍보와 도록 제작, 작품 운송료 등 명목으로 7만7000달러(약 87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두고 이처럼 보도한 것이다. 이러한 기사만 읽으면 마치 한국 정부가 북한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나랏돈을 쓴 것처럼 이해하기 쉽다. 물론 ‘미사일’이라는 작품이 ‘체제 선전용’ 그림이라는 주장은 타당하다. 해당 그림을 그린 박영철은 북한에서 예술가 최고 칭호인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화가로, 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을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이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검정고시 출신"임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 총리는 4월10일 페이스북에 "오늘은 올해 첫 번째 검정고시 시험이 있는 날"이라며 "저 역시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면서 "초등학교 졸업 후 1년 넘게 나뭇짐하고 화전을 일구며 집안일을 도왔다"고 했습니다. 정세균 총리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학업을 이어간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비 문제로 전주 신흥고 교장실에 무턱대고 찾아가 "제가 공부는 잘한다. 대학 가고싶다.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학비를 면제받고, 대신 매점에서 빵을 파는 일을 하며 '빵돌이'라 불리고 학생회장도 역임한 이야기도 화제입니다. 정세균 총리는 게시글을 통해 "공식 학교는 아니지만 수업료가 들지 않는 고등공민학교에 매일 왕복 16km를 걸어 다니며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며 "저에게 검정고시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한 토양이자 꿈을 키우는 자양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난하다고 해서 꿈조차 가난할 순 없다"며 "여전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4.7 보궐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원내외 소수정당들을 취재해왔는데 고구마를 물없이 먹은 기분이 들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총 12명이 출마했는데 의미있게 취재해왔던 소수정당의 후보들은 6명이었다. 이들은 정치를 비즈니스로 여기는 국가혁명당 허경영씨 보다 표를 못 받았다. △3등 허경영 국가혁명당(1.07% 5만2107표) △4등 김진아 여성의당(0.68% 3만3421표) △5등 신지혜 기본소득당(0.48% 2만3628표) △6등 신지예 무소속 팀서울(0.37% 1만8039표) △7등 송명숙 진보당(0.25% 1만2272표) △8등 이수봉 민생당(0.23% 1만1196표) △9등 오태양 미래당(0.13% 6483표) 이슈 메이킹을 할줄 알고 창의적으로 정치활동을 해왔다고 믿었던 미래당의 오태양 대표는 꼴찌였다. 오 대표의 득표율은 허씨의 8분의 1에 불과했다. 오 대표는 지난 2월16일 출마 선언을 했을 때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타겟삼아 철저히 네거티브에 집중했다. 동시에 본인의 소수자성을 부각했다. 오 시장이 예고한 선거운동 장소를 미리 선점해 갑질당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격하게
[평범한미디어 김우리 기자] 이준상 / 신안 임자초 교사. 미대를 졸업하고 전업작가로 활동하다,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워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도 일한 특별한 행보의 소유자. 서른 즈음 선생님이 되고 싶어 교사로서 제3의 삶을 살고 있다. 특기를 살려 요리와 미술원리를 융합한 혁신적인 미술교육 방법을 개발했다. 여전히 미술작품 활동도 이어가며 개인전을 열고 있는 열정 ‘만렙’ 선생님. 저는 요리로 수업하는 교사입니다. 그림 잘 그리는 비법을 요리로 가르치고 있지요. 석사과정 논문으로 ‘요리미술’에 대해 썼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리와 미술을 융합한 교수법을 교육현장에 적용 해온 지도 벌써 8년째 되었네요. 요리미술은 저의 특이한 이력에서 비롯된 결정체예요. 교사가 되기 전에 그림을 그리던 전업작가와 요리사라는 직업을 거쳤어요. 여러 길을 걸은 것이 요리미술이라는 새 지평을 연 열쇠였습니다. 요리와 미술이 서로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사실 어릴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어요. 목표로 했던 미대에 진학했어요. 서양화와 동양화를 전공했지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현실이 발목을 잡더군요. 대학에 입학했던 1997년, 대한민국에 외환위기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30대 여성 Y씨는 억울한 사연을 한동안 쏟아냈다. Y씨는 5일 저녁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40대 부부 감전사로 떠들썩하게 언론에 보도됐지만 정작 피해를 본 세입자들은 사고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고통 속에 살고 있음에도 무사히 대피했다라고만 알려져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월7일 새벽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5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40대 부부 B씨(남편)와 C씨(아내)가 감전사로 목숨을 잃었다. 3층에 살고 있던 부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린 자녀와 밖에서 자주 놀아주지 못 한 탓에 옥상에 간이 수영장과 함께 그늘막 기능을 하는 카바나 텐트를 설치했다. 그런데 사고 당일 엄청난 한파와 강풍으로 인해 카바나가 날라가 전신주에 걸렸고 부부는 직접 수습을 하려다 2만2000볼트 고압 전기에 그대로 노출돼 변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 한다. 부부의 감전사와 혼자 남겨진 5세 아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언론 보도로 알려지게 됐지만 Y씨를 비롯 전기폭발 화재로 날벼락을 맞은 세입자들의 비극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 하고 있다. 그 당시 Y씨는 40대 남자친구 P씨와 함께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정의당은 “투기공화국 해체 전국 순회”에 들어간 지 9일차 되는 날인 4월 7일 14시 50분경 광주광역시 기아자동차 제 1공장 남문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잠시 노동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출근하는 기아자동차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던 여영국 대표는 자신도 금속노조 조합원임을 밝히면서 동질감으로 다가갔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중대재해기업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중대재해기업법)’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020년 6월 대표발의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의 모습. <사진 윤동욱 기자>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동욱 기자>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출근하는 기아차 근로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동욱 기자> 여영국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당 연설을 진행하고 현재 정국을 "투기 공화국"이라고 표현하며, "부동산 투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4.7재보궐선거가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선거전에 참여했던 광주지역 정치인들도 각자 “성찰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광주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8명은 4월6일 KIA타이거즈 경기가 있던 서울 고척돔에서 서울시장 선거 총력지원 유세를 나서는 등 최근 보궐선거 지원에 집중해왔습니다. 특히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과 각 기초의회 의원들까지 서울로 올라가 유세를 펼치는 등 민주당의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며 민주당의 패배로 나타나자 광주 정치권에서 “민심의 회초리를 새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4월8일, 광주 광산을 민형배 의원은 “반성문을 쓰는 아침이다. 많이 부족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더 깊이 성찰하겠다.”며 “질서있는 수습에 나서겠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주 북구갑 조오섭 의원도 “부족했다.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거짓의 승리가 아닌 민심의 회초리를 가슴깊이 새기겠다”며 “다시 국민 곁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주 동남갑 윤영덕 의원은 “"시시각각 변하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사태로 4.7 보궐선거가 부동산 공약들로 뒤범벅이 됐지만 정의당 입장에서 거대 양당 두 후보는 오십보백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개발’, ‘규제 완화’, ‘빚내서 집사라’는 구호들 뿐이다. 7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공장 남문 앞에서 정의당의 <투기공화국 해체 전국 순회> 9일차 정당 연설회가 진행됐다. 여영국 신임 정의당 대표는 심상정 전 대표(4선)를 부동산공화국해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임기 초반 부동산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연설회에 참석한 강민진 청년 정의당 대표는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박영선 후보나 오세훈 후보나 공약을 내놓은 것을 보면 개발 중심”이라며 “어쨌든 집을 사라. 빚내서 사라는 건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40년 늘려준다고 민주당에서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사람들한테 어쨌거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집이라는 게 사고 팔고 빚내서 사는 그런 시스템을 유지한채로 부동산 문제와 주거 문제를 사고한다는 점에서 양당의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당이 얘기하는 것은 집 자체가 공공재여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