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박세연 기자] 정의당이 당내 스토킹 피해 여성 당원의 문제제기 이후에도 2주 넘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해자를 제명하는 징계 조치만 취했지 당 차원의 공식 사과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정의당 전남도당의 징계 결정문에 따르면 20대 여성 당원 A씨는 2019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전남도당 간부 30대 남성 B씨로부터 전화, 문자, SNS 메시지 등 지속적인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
전남도당은 A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직후 B씨의 행위를 명백한 스토킹으로 보고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중앙당이나 전남도당 차원의 입장문이나 사과문은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앞서 1월에 발생한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관하여 서둘러 입장문을 발표한 것과는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김 전 대표의 퇴장 이후 정의당은 역대급 위기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당내 성평등 문화를 재점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사실 다른 누구도 아닌 피해 당사자가 당의 공식 사과를 원하고 있다.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사건을 당에 알렸으나 당 차원에서 사과의 말을 듣지 못 했다”고 밝혔다.
최근 지도부 보궐선거에 홀로 출마해서 당선된 여영국 신임 당대표는 26일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일련의 비판 지점에 대해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 요구를 아직 받지 못 했다”면서도 “피해자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사과를 하지 않고 변명을 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된 것이다.
여 대표는 “정의당 안에서 이제 그런 성추행이나 성희롱 이런 걸 당해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대한민국 사회가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정의당이 선두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당 내에서 성비위와 관련한 일들을 이제는 말할 수 있고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일들이 일상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성평등 문화가 조금씩 더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는 당의 대응 방식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은 오히려 당기위원회에서 재진술을 강요하거나 직접 만나 면담을 진행하자고 했고 그렇게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스토킹법이 통과된 것과 관련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스토킹법 처리는) 정의당의 당론이자 공약이었다.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스토킹법에서 스토킹 범죄를 정의내리고 경찰의 초기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이 대안 반영되었다“면서 “처벌법에 디지털 촬영을 이용한 스토킹 행위를 규정하지 못 한 부분이나 피해자 보호 대책이 담기지 못 한 것은 아쉽다. 스토킹 처벌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젠더 폭력없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