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우리 기자]
놀이터는 모든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흔하게 보았던 놀이터가 누군가에겐 커다란 장벽이 되기도 하는데요.
미끄럼틀 계단을 올라갈 수 없거나, 그네의 줄을 잡고 버티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어요.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놀이기구 이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놀이터 구상 단계부터 모든 어린이의 신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답니다.
이번에 광주시가 ‘무장애통합놀이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장애물을 없애고, 모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든다고 해요.
무장애통합놀이터란? 장애·비장애 어린이 누구나 함께 놀기에 차별이 없는 놀이터. 진입로 턱을 없애 출입이 자유롭고 놀이기구 이용에도 제약이 없도록 함. ‘무장애통합놀이기구’ 1종 이상 설치가 의무. |
시작은 한 시민의 제안이었습니다. 이 시민은 지난해 5월, ‘바로소통광주(링크)’ 사이트에 ‘고정관념의 틀을 뛰어넘는 뜀틀놀이터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어요.
온라인 상에서 100명의 공감을 얻은 이 제안은, 지난해 광주시민총회 토론을 거쳐 시민권익위가 실행방안을 마련해 본격 추진됐습니다. 광주시는 각 구별로 개선이 필요한 놀이터 6곳에 시민참여예산 12억8000만 원을 투입한 상태에요.
올해 이곳 6개 놀이터가 변신 과정을 거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각 지역별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모습은 예측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광주시가 세워 놓은 ‘광주광역시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기본적으로 적용될 거예요.
광주광역시 유니버설 디자인 가인드라인(2012) 개념 ‘무장애’를 기본으로 하되 ‘물리적 장애물 제거 등 기술적 측면 외에도 노인, 아동, 여성,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를 배려하고 인간의 전체 생애주기를 수용하는 디자인. |
어린이의 경우 시설물의 높이, 깊이, 치수 등에 유의하고 돌출물이나 단차를 최소화하며 동반가족을 위한 휴식공간 및 화장실 등 시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입니다.
그리고 무장애통합놀이터에서는 반드시 ‘무장애통합놀이기구’ 1종 이상을 설치해야 해요.
땅으로부터 단차가 없는 회전놀이기구나 모래놀이(물놀이 겸용) 탁자, 언덕형, 암벽형, 줄놀이 등 지형을 활용한 신체놀이터, 바닥놀이판 (바닥칠판, 핀스크린(음각놀이대), 감각놀이대 등)가 대표적 예시입니다.
무장애통합놀이기구는 안전하면서도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고, 이용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현재까지 ‘무장애통합놀이기구 1종 이상’이 의무이지만, 앞으론 모든 놀이기구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아요.
다행인 건 광주시는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하거나 새롭게 조성할 놀이터, 놀이시설에 대해서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무장애통합놀이터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특히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경우, 사업을 통해 신설되는 모든 어린이공원 및 어린이놀이터를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조성한다고 하네요.
사실 광주에는 이미 ‘광주광역시 아동의 놀 권리 보장 조례(2019.10.15)’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조례를 근거로 보더라도 ‘턱 없고 차별 없는’ 무장애통합놀이터는 당연히 기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인권은 아주 멀리 있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릴적 뛰노는 놀이터에서부터 평등하고 자유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그 출발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