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김우리 기자]
영암 구림공고 협동조합 구림휴
영암 구림공업고등학교는 전국 최초로 한옥건축과를 설립 한 특성화고다. 전문가들에게 한옥건축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과 직접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도제형 교육 환경으로 각광받고 있다. ‘배움’과 ‘적용’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2017년 전남 최초로 영리형 협동조합 ‘구림휴’를 설립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학교협동조합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중심에 선 한옥건축과 학생들을 만나봤다.
우리 고유의 주택 양식, 한옥을 배우는 곳이에요. 한옥건축과가 생긴 지 5년밖에 안 됐지만, 체계적인 교육과 실습을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우리 학교는 실습 비중이 높아요. 비율로 따져보면 전공과목의 실습과 이론 비율이 8대2 정도? 학교 안에는 실습장도 있어요. 거기에서 목재 기술부터 각종 공구를 다루는 법을 배워요. 실습에 필요한 목재와 설비를 학교가 아낌없이 제공해줘서 좋아요.
선생님들도 수십 년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이 많으세요. 대목이나 소목 분야의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서 현장 중심의 도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보통 피크닉 테이블, 나무 그네 같은 목제품을 직접 만들어요. 완성된 제품들은 ‘구림휴’라는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를 해요. 조합원은 구림공고 전교생이지만, 한옥건축과가 운영의 중심을 맡고 있어요. 한옥을 짓거나 보수도 해요.
학교 근처에 있는 왕인박사 유적지를 가보시면, 입구에 한옥 양식의 버스정류장이 있어요. 우리가 만든 거예요. 영암초 배움터지킴이실도 우리가 세웠어요. 이런 활동을 해서 협동조합의 수익금이 생겨요. 이 돈은 학교 장학금, 운영비 등으로 들어가 학생들을 위해 재투자 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배운 것들을 실생활에 구현해 내는 게 보람 있어요.
학교가 위치한 마을 환경도 한옥건축을 배우기에 안성맞춤이에요. 유적지도 근처에 있고, 한옥마을도 형성되어 있고, 한옥펜션 등도 있거든요. 주거 형태에 따른 다양한 한옥을 가까이에서 보고 접할 수 있는 거예요.
문화재 수리나 건축 분야에 종사하는 선배들이 많아요. 저희도 미래를 대비해 자격증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건축도장기능사,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건축목공기능사 등 대부분 건축과 관련한 자격증이에요.
한옥과 목조가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어서 기뻐요. 한옥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친환경이거든요. 꼭 지켜가야 할 문화유산이에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심이 높아질 거예요. 그래서 좀더 여러 분야의 전문가 밑에서 다양하게 배우고 싶어요. 학교 선생님들께서 많이 노력해주고 계셔요. 공모 사업들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올해 여름방학에는 학과 융합 프로젝트가 진행돼요.(구림공고는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한옥건축과, 기계과, 전기전자과가 하나의 건축물을 만드는 거예요. 기계과 학생들이 용접으로 프레임을 만들면, 우리 한옥건축과가 황토와 편백, 온돌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하고, 전기전자과는 태양열 전기패널을 설치해 ‘친환경 이동식 찜질방’을 만들 계획이에요.
과별 특성을 살려 하나의 완제품을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반 기대반’이에요. 생활 건축물은 원래 이렇게 서로 다른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분야를 경험하고 함께 논의하면서, 현장을 더 잘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 벌써부터 즐거워요. 다른 과 학생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전통을 지키는 한옥건축과에 응원과 애정 부탁드려요~
[※이 기사는 전남도교육청 소식지 vol.244 에도 게재됐습니다. https://bit.ly/2RMsjG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