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전영임 기자] 코인노래방에 갔는데 노래방 사장님이 손사레를 친다.
"오늘 영업 못 합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코인노래방에 대해 집합금지를 걸었다. 이미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지만 산발적인 코로나 확산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3월에도 광주 충장로 코인노래방에서 10명 넘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바 있어 광주시는 코인노래방을 가만히 두기 어려웠던 것 같다. 실제 이번에도 광주 광산구의 모 코인노래방 방문자와 접촉을 한 사람들이 집단 감염됐다. 코인노래방발 집단 감염자는 전남까지 포함 총 12명이나 된다. 요즘 호남의 신규 확진자는 3분의 2 이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만큼 일반 백신으로도 무용지물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안 그래도 7월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1000명대에 머무르고 있고 수도권의 확산세가 지방으로 넘어오고 있는 추세라 광주시 방역당국 입장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래서 기존의 3단계에서 일부 시설에 대해 방역을 좀 더 강화한 것인데 유흥시설 6종(유흥/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과 무도장/헌팅포차/홀덤펍)과 코인노래방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게 핵심이다. 이들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내체육시설의 경우 22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지난 7월29일 이용섭 광주시장은 코로나19 민관공동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20~30대층이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수칙과 현장 점검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며 “호프집을 포함한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는 더 강력하고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여 이 위기에 대응하겠다”면서도 “방역수칙이 강화될수록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배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양해를 재차 구한 것이다.
광주는 올초 1월28일 TCS국제학교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 54명이 발생한 뒤로 7월28일 다시 39명이나 감염됐다. 7월24일 이래로 확진자 수는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확산의 특이사항은 △유흥시설과 체육시설을 통한 개별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20~30대 신규 확진자 비율이 타 연령대에 비해 높다(전체 대비 절반)는 점 등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젊은층이 유흥시설 및 노래방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작년 5월말 서울에서 이태원 클럽발 대규모 확산이 있었다. 지금 클럽 못지 않게 노래방과 주점에서 감염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노래방의 경우 환기가 어렵고 방의 간격이 좁다”며 “노래방 복도, 화장실, 휴게실 등 공용 공간에서의 접촉이나 손 접촉을 통한 전파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부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래방에서 시간이나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다른 곳들 보다 감염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
나아가 유흥시설과 노래방은 취식 가능, 공용 물건 사용, 좁고 환기 어려운 점, 마스크를 벗기 쉬운 환경 등 코로나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불특정 다수가 해당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출입관리 확인이 어렵고 이로 인한 감염 확산이 더 쉽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본지 기자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노래방을 즐겨 가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노래방에 가지 못 하고 있다. 1년째 못 갔다. 퇴근 후 친구들과 맥주 한잔을 하거나 노래방을 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던 그 시절이 그립지만 일단 기다려야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1000명대 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