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지영 기자]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어린이집 CCTV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가정과 어린이집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경남 창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태어난지 하루밖에 안된 신생아에게 공갈젖꼭지를 물리고 이를 거부하자 테이프로 고정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기의 어머니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고개를 흔드는데 엄청 괴로워한다’며 ‘아기가 태어난지 이틀도 안됐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설명했다.
A씨가 이에 대해 따져묻자 병원 측은 ‘아이가 칭얼거려 공갈 젖꼭지를 물게 했는데 자꾸 뱉어 테이프를 붙여 두었다’고 말하며 ‘저희가 계속 공갈젖꼭지를 잡고 있을 수 없으니까 붙여둔 거고, 자극이 별로 없는 테이프’라 해명했다.
실제로 공갈젖꼭지는 자주 울거나 손가락을 빠는 경우에 ‘빠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아기에게 물린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경우에는 생후 이틀 째인 신생아에게 강제로 공갈젖꼭지를 물렸으며,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A씨는 격분하여 SNS에 이 사실을 올리자 다른 병원 신생아실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동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이 아닌데도 아기 얼굴에 공갈 젖꼭지를 고정해두는 건 명백한 아동 학대라고 입을 모았다.
병원에서 일어난 아동학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10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사가 태어난지 5일 된 신생아의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거꾸로 들어 올려 바구니에 던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었다.
일명 ‘아영이 사건’은 갑자기 무호흡 증세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현재 호전되지 않고 있다.
아동학대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와 병원장의 재판에 참석한 아영이는 그 사건 이후로 의식이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고 시력과 청력 모두 잃은 상태였다. 만약 회복되더라도 뇌손상이 심각해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더 충격을 안겨주는 이유는 해당 병원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해당 신생아 외에 무려 13명이나 더 있었다는 것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보호를 받아야 할 신생아의 안위를 살피지 못할망정 오히려 학대하여 현재 많은 아이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닌, 함께 근무하고 이를 방관한 병원의 관계자의 책임도 크다.
이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아동을 돌보는 간호사가 그만한 능력과 윤리적 덕목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하게 확인하며, 근무 태만으로 인해 아동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