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지영 기자] 길을 가던 중 갑작스레 자신의 신체 부위를 노출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를 실수라고 생각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지난 2월 22일 20대 공무원 A씨가 대구의 한 도로에서 속옷을 입지 않은 채 패딩 점퍼만 걸치고 걸어가다 여성 2명에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노출한 바 있다.
지난 3일 대구지법 형사8단독 방성준 부장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1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재판에서 A씨는 “사타구니 염증 때문에 속옷을 입지 못했다”며 “레깅스에 롱패딩만 걸친 채 필라테스 학원을 향해 걸어가던 중 갑자기 분 강풍에 패딩 옷자락이 벌어지면서 노출되었다”고 “고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반성문 속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한 번의 실수로 앞으로 사는 동안 큰 지장을 겪게 됐다’라는 문장을 근거로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반성문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노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해당 범행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로, 공무원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어서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자신의 성기를 낯선 이에게 노출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얻는 범죄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서울시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이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아동, 청소년 가운데 가장 많은 피해 유형(56.4%)은 ‘성적 메시지나 성적인 사진을 전송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0대 여성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27.5%로 가장 많았다.
그러므로 신체 노출과 관련된 사건 발생 시 대처법에 대해 교육하고, 피해자에게는 사건 후 적절한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