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유나 기자] 1월 24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사흘 앞두고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했다. 이번이 현대중공업에서 일어난 472번째 사망사고이다.
24일 발표한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가공 소조립부 2공장에서 AC210 리모컨 크레인으로 3T짜리 선박 블록을 팔레트에 쌓던 A씨(50)가 크레인과 공장 내 철제 기둥 사이에 가슴 부위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 직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년 4월 30일 노조는 공문으로 크레인 1인 작업의 위험성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올렸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22년 1월 24일 A씨는 여전히 2인 1조가 아닌 혼자서 크레인 리모컨 조작과 부재 적치 작업을 해야만 했다. 또한, 리모컨 조작 버튼이 식별 불가능할 정도로 노후화되었고, 최근까지도 잦은 크레인 오작동으로 여러 차례 수리 의뢰를 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고 이는 결국 현대중공업 472번째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사고 발생 이후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인 안전기획실장에 현 경영지원본부장인 노진율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4일 발생한 사고에 대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며 안전 관련 시설, 장비 등 기본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리 안전점검에 더욱더 신경 썼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이다. 늦장 대응이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를 허망한 죽음으로 이끌었다. 27일부터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경영진이나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오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게 된다.
아직 기준이나 처벌 대상이 모호해서 현장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장 관리인만이 아닌 본사, 경영진에게 산업재해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현장 안전관리에 더욱더 자본과 노력을 투자하도록 제도적 차원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한편, 현대중 노조는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 현장에서 추모집행을 진행 중이며, 회사 대표의 공개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요구와 중대재해 고발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