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대구 소재 B 재단법인 소속 근로자 A씨가 재택근무제 시행 이후 대구를 벗어난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경기도 본가에서 7차례 재택 근무를 하다 적발됐다. 회사는 A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이를 두고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으나 중노위는 특정 지역에서 재택 근무하라는 회사 방침을 어긴 것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리며 A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B 재단법인은 중노위에 "급한 일이 생겨 호출하면 회사로 신속히 복귀홰 업무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아버지 병간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중노위의 입장이다.
대전 소재 노무법인 관계자 C씨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중노위는 사전에 사측에 허락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특히나 회사의 타 직원들이 같은 지침 아래 특정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일을 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직장 내 법규를 따르지 않았다고 규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행위로 적발된 근로자가 6명이 더 있었지만 사측의 지침을 어긴 횟수가 적고 감사 과정에서 뉘우치고 반성했다는 점을 들었을 때 중노위는 그들에게 A씨보다 두 단계 낮은 처분을 내렸다.
겉으로만 보면 충분히 A씨가 받은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사측과 근로자간 갈등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은 근무지 이탈과 관련된 다수의 쟁점을 다루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근무시간 중 사용자의 승인을 받지 않거나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근무 장소를 임의로 벗어나거나 사적 용무를 하는 것은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에 위반될 수 있다. 재택근무를 지시받았어도 사무실로 출근한 근로자는 어떻게 될까? 이 역시 원칙적으로 근무지 이탈에 해당하는 일방적인 행위로 판단, 징계 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중노위의 설명이다.
중노위의 위와 같은 시각은 A씨와 B 재단법인의 사례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다. 중노위는 지난해 7월에도 재택 근무지 이탈, 근무시간 미준수, 업무 소홀, 법인카드 사용기준 위반 등의 비위 행위로 해고된 근로자의 구제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례가 점차 급증하는 데에 있어 C씨는 "코로나19 확진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사측의 정당한 지시에 따를 것을 권장하며 사측은 사적 장소를 규정하되 일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한 지침 불이행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근로자들이 사전에 양해를 구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