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국민의당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이어온 민생당 소속 정당인입니다.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정기 연재를 기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지금 민생당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습니다. 이관승·김정기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이 임기 3년차에 당원들의 투표권을 박탈하고 셀프로 다시 당대표가 된 것으로도 모자라서, 제가 소송해서 무효로 만들자 항소하여 셀프 당대표의 적법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생당이 망가져 피해를 입는 것은 전당대회 후보였던 저 뿐만이 아닙니다. 민생당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직후 당에는 1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있었고, 이후로 지금까지 분기별로 2억 3000만원씩, 지방선거 때는 9억 3000만원의 선거보조금까지 수령했지만 지금 한 푼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민생당은 선거에 정상적으로 후보를 출마시켰던 사실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 돈은 모두 여러분의 세금입니다. 그런데 다가올 총선에 1명을 출마시키면 또 9억원의 선거보조금이 지급됩니다.
저를 비롯 몇몇 당원들은 이미 여러 차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소송전을 벌였으나, 법원은 정당의 일에 개입하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당대표가 돈을 얼마를 어떻게 쓰든,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든, 당원들의 권리를 탄압하든 직무정지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할 뿐입니다. 법원의 태도는 아쉽지만 틀린 것은 아닙니다. 결국 정당 내부의 일은 국민 여론과 당원들이 결정하는 것인데, 범죄소굴이나 다름 없는 민생당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은 없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원들도 많이 떠났습니다.
어떤 분들은 고맙게도 저에게 미래가 있고 다시 시작하기에 늦지 않았다고 조언해주십니다. 그러나 당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저는 미래를 포기한 게 아닙니다. 다만 민생당의 부조리도 바로잡지 못 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다시 나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민생당의 내부 문제에 끝까지 대응할 생각입니다.
다가오는 1월26일에는 법원이 이관승·김정기·최상임 등 현 지도부의 지위를 무효로 결정한 ‘긴급사무수행권 지정’의 항고 변론기일(서울고등법원 23나 204523 583호 법정 14:40)입니다. 원래 이 소송은 제가 이관승·김정기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전임 이사 장정숙·이내훈에게 긴급사무수행권을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각하 결정을 했습니다. 법률에 따르면 제가 요청한 ‘직무정지’와 ‘지정권자 지정’은 형성의 소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서 가처분 재판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실 가처분 재판과 본안 재판이 왜 달라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직무정지 가처분도 별도로 제출했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제3지대에 대한 기대를 안고 ‘국민의당’으로 시작했던 민생당은 비대위 체제로 종말을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법도 도와주지 않고 여론도 외면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민생당이 끝이라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생당의 모습은 사실 다른 정당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민생당이 어떤 결론으로 매듭지어질지에 대한 부분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멀리서라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