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22일 19시반 서울 중구 알라딘 빌딩 1층에서 개최된 책 <마음예보> 북토크 현장에 김철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9명이 의기투합해서 집필한 책인데 <자존감 수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이 기획했고 ‘글쓰는 정신과 의사회’(글정회)의 이름으로 함께 써내려간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마음예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마음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철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여섯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김철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국립법무병원’이라는 곳이 있다. 갈수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문제로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치료와 형벌 집행을 동시에 수행해주는 법무부 소속 기관이다. 차승민 원장(아몬드정신건강의학과)은 “교도소의 개념과 정신병원의 개념을 같이 갖고 있는 이제 두 가지 역할을 같이 하고 있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주로 들어오는 범죄자들은 가슴 속에 한과 분노를 품고 있다. 2023년 여름의 공포를 기억하는가? 그때 조선, 최원종, 최윤종 등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수많은 루저들이 살인 예고글을 올렸다. 타인을 해하고 싶을 만큼 분노를 감당하지 못하는 ‘살인 예고 정국’에 대해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은 “분노 사회”라고 명명했다. 극심한 경쟁과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마음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윤 소장은 <마음예보>라는 책을 집필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모여 한국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책이다.
윤 소장은 분노에 가득차서 위험 수위에 이른 환자들에 관해 솔직히 “나도 무섭다”며 “막상 이들을 이해하다 보면 애처로워갖고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근데 도와주려다 보면 (그들의 범죄가 떠올라) 또 무섭다. 그래서 그런 분들 보면서 한 20년 동안 양가 감정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분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냥 분노를 어떻게 억압하고 누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어떻게 다뤄야 될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들이 오가고 있다.
윤 소장은 <마음예보>에서 8장 ‘분노의 시대, 마음의 불길을 다잡는 법’을 다룬 차 원장에게 “화가 많이 나고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스스로를 분노 조절 장애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한다. 요즘 우리는 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낼까?”라고 질문을 했다. 차 원장은 최첨단으로 발달한 SNS 문화와 타인과의 비교 문제를 거론했다.
사실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하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기는 한데 정신의학에서는 정식 진단명이 아니다. 모든 정신과적 문제가 생길 때 분노는 다양한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우울할 때도 화가 날 수 있고 불안할 때도 화가 날 수 있고 여러 분노들이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인데 근데 최근에는 우리가 남과의 비교를 24시간 동안 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끊임없이 SNS를 통해서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 삼성전자로 대박이 난 사람 등등 이런 것들을 보면 나는 왜 이렇게? 이런 마음이 든다. 이게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좀 나눠보면 코로나 이전에는 친구들이랑 직접 만나 술 한잔을 하면서 얘기를 하고 푸는 방식으로 또래 문화에서 그걸 해소하는 일들이 더 많았다. 근데 점점 그런 문화가 없어지고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서로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만 모이게 되고 그러면 서로 자기 말만 맞기 때문에 다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역지사지를 하지 못하고 분노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친구를 만날 때도 통하고 맞는 사람만 만난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주로 소통하는 익명의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얼굴 보고 일상의 문제를 나누는 실제 친구들과 달리 불특정다수이기 때문에 일상의 문제를 넘어 각종 사회 이슈나 분야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념이 비슷해야 묶일 수 있다. 확증편향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SNS에서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을 시기질투하면서 자신이 애정하는 커뮤니티에서 화를 푼다. 차 원장은 분노와 혐오가 공고해지는 알고리즘이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SNS에서 보이는 저 사람은 되게 한탕으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 것 같고. 그리고 저 사람은 그 돈으로 해외여행도 맨날 가고 굉장히 부자로 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나는 못하고 있네! 이런 걸 계속 느끼면서 24시간 비교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실제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해주는 어떤 주변의 사람들이 없고. 그래 맞아! 저 사람은 그랬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안 그러는 게 너무 억울하지 않니? 이제 이런 식의 어떤 공고해지는 알고리즘 속에 빠지다 보니까 점점 더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로 이어지는 이런 게 많지 않나 싶다.
윤 소장도 차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 의사를 표했는데 “옛날에는 화가 나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게 좀 희석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계속 24시간 비슷한 걸로 화난 사람들끼리 계속 그 얘기만 반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점 화가 더 시너지가 날 수가 있겠다는 이런 말씀인 것 같다. 그렇다면 과거의 ‘묻지마 범죄’와 요즘 나오는 ‘이상 동기 범죄’의 차이가 뭔지 궁금하다. 표현만 바뀐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한 차 원장의 견해가 궁금하다.
언뜻 보면 비슷한 것 같은데 정말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차 원장은 묻지마 범죄 현상의 원인과 배경을 국가와 학계에서 연구하게 되면서 생겨난 개념이라고 설파했다.
묻지마 범죄에 대해 옛날부터 인지는 하고 있었던 것들이긴 하다. 옛날에 지존파 범죄들을 생각해보면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부자에 대한 분노를 이유로 강도짓 하고 살인을 하고 이러는지 의문이 있었다. (사회에 대한 응축된 불만과 분노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로 표출하는 것을 묻지마 범죄로 불렀는데 그 이유를 명확하게 몰랐다. 개인적인 앙금이나 원한에 따른 복수심이 개입된 범행과 확실히 구별이 됐다. 그런데 점점 묻지마라고 하는 단어가 주는 불확실한 면이 싫었는지 경찰청에서 이상 동기 범죄로 공식적으로 바꿨다. 이상 동기 범죄는 사실 좀 주의해야 할 것은 실제 조현병 환자나 조울증 환자와 같은 중증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30% 정도다. 그리고 그들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의 범죄이기 때문에 너무 이런 정신질환자들만의 범죄로 몰아가는 거는 조심을 해야 된다. 사실 이상 동기 범죄의 3분의 2 정도는 그냥 (비정신질환자들의) 범죄다.
범죄의 이유와 원인을 물음표로 두는 “묻지마”란 수식어가 무책임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비정상적인 동기가 밑바탕에 있다고 보고 그것을 연구하고 예방하기 위해 이상 동기 범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명백한 이유가 있는 범죄 동기가 아닌 이러한 이상 동기 범죄가) 많이 보도가 되면서 분류를 따로 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강도에 해당하고, 폭력에 해당했다면 요새는 점점 더 개인적인 범죄나 이런 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한테 왜 저러지라고 하는 경우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 원인을 어쨌든 나라에서는 분석을 하고 대응을 해야 되기 때문에 따로 분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4편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