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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변호사·회계사·세무사’의 일을 가져가고 있다

※ 지난 6월16일 15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북구청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의 강연에 윤동욱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강연 주제는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입니다. 윤동욱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4부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3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윤동욱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소비 형태의 컨텐츠에 머물던 과거의 디지털 서비스와 달리, AI 시대가 도래한 요즘에는 ‘생산 도구화’가 확실해졌다.

 

차이가 뭐냐 하면 넷플릭스는 소비고 AI 서비스는 생산이다. 무슨 얘기냐면 3천불 내는 돈으로 한 달에 1천만원 정도 번다. 당연히 그러니까 500만원 정도는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AI 서비스는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돈을 버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갤럽, 닐슨, 리얼미터와 같은 거대 리서치 법인이 수억 단위의 견적을 내며 연구 조사 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나 AI를 무기로 삼은 개인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시장의 단가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나 갤럽 다녀. 근데 내가 주말에 할게. 그리고 어차피 갤럽도 AI로 간다. 무슨 얘기냐면 드디어 개인이 법인과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될까? 당연히 싸우면 개인이 이긴다. 왜냐면 법인에는 결재를 해줘야 하는 김 부장이 있다. 김 부장은 밥을 많이 먹고 고리타분하다. 그래서 버틸 수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외주나 대행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5억원에 4개월이 걸리던 CF 촬영이 2천만원에 4주로 줄어들더니, 이제는 AI를 활용해 200만원에 3일만에 완성되는 시대가 됐다. 송 작가는 “미술 감독, 촬영 감독, 편집 기사가 다 날아갔다”면서 “공급이 무한대가 되면서 가격을 지킬 수 없게 되었고 거대 법인이 견딜 만큼의 총량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고용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과 전문직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학교 1학년 수행평가 문제조차 부모나 학생 혼자 풀 수 없을 만큼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은 AI로 과제를 제출하고 교사들은 AI 검사 도구를 도입하는 ‘도둑과 경찰’ 같은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아이비리그 등 주요 대학들은 제출된 글로 학생을 평가할 수 없어 다시 ‘구두 테스트’를 도입하는 실정이다. 전문직 시장의 타격은 더욱 직접적이다.

 

통번역 쪽은 그냥 일이 퍽퍽 줄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나오는 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이분들도 지금 일이 줄고 있다. 고소장을 AI로 써서 제출하더라도 마지막에 상사의 컨펌을 받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어디까지 갔냐면 미국은 지금 이런 식이다. 한 동네로 가서 법률 회사를 산다. 그래서 고객을 챙긴 다음 변호사는 전부 다 해고한다. 법률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있고 매출은 있는데 원가가 너무 소모되는 변호사는 그대로다. 이걸 다 AI로 바꾸면 손익 계산이 엄청 이득이다. 한국의 대형 로펌이 6개월 인턴 월 300만원 공고를 내고, 회계사 합격자 중 빅펌 임용 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진 현실은 ‘자격증만 있으면 먹고 살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준다. 투입 인력 명세서로 돈을 벌던 파견업과 중개 모델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송 작가는 아담 스미스의 분업화와 막스 베버의 관료제로 상징되는 근대의 ‘삼각형 피라미드 조직’(오징어 게임형 조직)’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기존 조직은 내부 승진과 경쟁 그리고 거대화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관료화 비용’으로 인해 속도면에서 완전히 경쟁력을 잃었다. 더욱이 평균 수명의 증가와 기업 수명의 단축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개인과 조직의 관계를 재편하고 있다.

 

회사 조직의 수명은 계속 짧아지고 있다. 이제는 M&A가 상시적으로 일어난다. 조직이 오래 못간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잘 죽지 않는다. 요즘 나오는 리포트를 보면 1970년생의 기대 수명을 140세로 본다. 60세에 은퇴해도 남는 게 60년 이상이다. 레벨1에서 레벨2로 갈 때 들고 나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기 때문에 승진을 거부하고 현업에 남으려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 상사가 “마케팅 계획이 어디까지 됐냐”고 물어보면 밑으로 과업을 하청 주면서 시간을 버는 중간 관리자의 전형적인 업무 방식으로는 버틸 수가 없다.

 

어디까지 했냐고? 수요일까지 꼭 해서 금요일에는 제출해줘야 되니까! 이틀 전 받아서 빨간펜으로 수정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틀 버는 건데 그럼 일을 하는가? 아니다.

 

송 작가는 5만명 규모의 상장사 대표가 했던 표현을 인용하며, 기업이 중간 관리 조직을 줄이는 진짜 이유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 아닌 ‘시간 비용’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들은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없애고 있다. 인건비가 아깝기 때문? 아니다. 시간이 아까워서 이틀이면 할 일을 2주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걸릴 일은 1년을 끈다. 그러면 우리 사업은 산으로 간다. 시간이 가장 큰 돈이다. 시간을 끌면 금융 비용이 들어서 버틸 수가 없기 때문에 가운데 있는 무능한 관리자들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무능한 관리자들은 조직 안에서 권한(결재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시대는 이들을 자상하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량 문명은 빠른 문명이다. 일의 지연을 만드는 요소 중에서 사람이 상당하기 때문에 사람을 그 자리에 둘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조직과 관계 속에서 자신의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도장 찍는 권한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량 문명은 결재가 없는 문명이다. 비전문가들끼리 일하는 척하던 관계의 효율이 아니라 혼자서 온전히 일을 끝낼 수 있는 ‘전문성’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마지막 4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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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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