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잘나가는 사람 앞에서 대화를 할 때마다 괜히 쫄리거나 위축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태영 대표(블루북스미디어)도 마찬가지였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스스로 ‘내향형 성향’이었던 만큼 곤란한 적이 꽤 있었다. 우 대표는 유튜브 채널 <희렌최널>에 출연해서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주눅 들지 않고 깊은 관계를 맺는 ‘대화의 기술’과 ‘관계 관리’ 노하우를 공유했다.
세계적인 기업가와 스타, 전문가들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온 우 대표는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넓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비결로 ‘개개인과의 깊은 관계 집중’을 꼽았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상대를 만났을 때 대화가 막히거나 리액션만 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우 대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다는 점 자체를 감사하게 여긴다”며 “더 많이 아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내 이야기를 줄이고 질문을 더 많이 던진다”고 밝혔다. 질문을 받은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 이에게도 관심을 보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적 겸손’(Cognitive Humility)과 맞닿아 있다. 자신의 지적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의 전문성을 수용할 때 오히려 대화의 주도권을 부드럽게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관계 과학’을 연구하는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해리 라이스는 ‘인식된 파트너 응답성’(Perceived Partner Responsiveness) 이론을 정립했는데, 이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진정성 있는 질문을 던지는 상대에게 강한 호감과 친밀감을 느낀다. 질문을 통해 상대의 존중을 이끌어내고 스스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우 대표의 방식은 사회심리학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채널의 주인장 최영선 피디는 우 대표에게 좋은 질문의 기준을 물었는데 우 대표는 “첫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대답을 유심히 듣고 이어가는 팔로업(Follow-up) 질문”이라며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다음 질문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 피디는 대화 전문가 래리 킹의 말을 인용해 “대화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호응하며 경청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유독 답변을 탁월하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우 대표는 “답변을 잘하는 이들은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역으로 질문을 던진다”며 “상대가 정말 궁금해하는 점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맞춤형 답변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상대에 대한 깊은 존중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언어학자인 폴 그라이스는 ‘대화의 협동 원칙’(Cooperative Principle)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는데, 대화 상대방이 요구하는 정보의 양과 질을 정확히 파악하여 맥락에 맞게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수준 높은 대화의 핵심이라는 취지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실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무척 중요하다. 최 피디는 타인의 노력이나 업적을 폄하하는 사람, 자신만의 세계가 전부라고 믿는 이들을 만났을 때 마음의 문(셔터)을 닫게 되는 경험담을 털어놓았는데, 이에 대해 우 대표는 타인에게 쉽게 실망하거나 관계를 끊어내려 애쓰기보다 “그대로 내버려두는 편”이라고 반응했다.
상대방을 바꾸려 고민하고 노력해봤자 내 시간과 에너지만 손해다. 시간이 흘러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상의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내 사람’들에게 신경 쓰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이같은 태도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역설했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효율적 관리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모든 관계들에 무리하게 에너지를 쏟기보다 자신에게 유의미한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길이다.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인 로빈 던바는 ‘던바의 수’(Dunbar's Number) 이론을 만들었는데 이에 따르면 인간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계의 수에는 한계(약 150명)가 있다. 한정된 에너지를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우 대표의 ‘내버려두기’ 전략은 인간관계의 과부하를 막는 지혜로운 자아 보호 기제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의 기준으로 우 대표는 ‘내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당당히 소개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꼽았다. 좋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선순환하며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끈끈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지론이다.
이처럼 잘난 사람과 소통을 하더라도 기죽지 않을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은 단순히 화려한 말솜씨에 있는 것이 아니다. 경청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질문과 건강한 거리두기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회적 자본의 선순환에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전문의(강북삼성병원)는 적극적인 경청을 실천하는 5가지 팁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①상대의 대화를 끊지 않고 끝까지 듣기
②온전히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쏟기
③대화 속에서의 적절한 반응을 표현하기
④상대의 이야기가 끝났는데 명쾌하지 않다면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⑤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숙지한 이후에 본인 의사 표현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