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시민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 위원장은 2012년 한국 녹색당 창당의 주역이고 무엇보다 국회 밖에서 정치 개혁, 예산 낭비 근절, 기후위기 대비 등 여러 사회 문제들에 목소리를 내왔던 시민사회 활동가이자 변호사다.
하 위원장은 지난 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출사표를 내고 “선거제도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고 녹색당의 이름으로 국회에 들어가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하 위원장은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1단계 선출 과정에 후보로 출마하게 됐다. 기자는 그날 밤 하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했고 짧게나마 출마의 변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하 위원장은 “지금 너무 한국 정치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 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고 그래서 나는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정치 구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라도 전세계적으로 녹색당이 주목받고 있다”며 “한국 국회에도 녹색당이 들어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출마의 변에서 밝혔듯이 선거제도 개혁을 해서 새로운 정치 구조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기회가 열렸을 때 녹색당이 진입할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그런 각오”라고 설명했다.
하 위원장은 크게 보면 ①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정치개혁공동행동 및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활동 ②국회의 예산 사용 감시를 위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활동 등에 집중해왔다.
사실 그동안 ①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활동한 측면이 컸는데 그런 만큼 정치 개혁의 큰 부분인 선거제도 개혁 이후에는 ②과 관련 원내 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되어 가장 먼저 “정치 장벽이란 것을 다 걷어내야 한다. 너무 많은 정치 장벽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들이 너무 많다. 자기들은 특권이 없다고 하지만”이라며 “그래서 특권을 전부 없애버리면 어쨌든 내가 바깥에서 특수활동비를 대폭 축소시키는 데 나름 역할을 했지만 그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시민들 눈높이에서 국회가 운용될 수 있도록 모든 특권들을 다 없애고 연봉도 좀 대폭 반값 연봉 정도로 깎고 이런 이야기들이 강력하게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공언했다.
하 위원장은 녹색당의 당대표 신분이다. 본인이 직접 출마하면 당 전체의 선거 전략을 지휘하는 데에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에 대해 하 위원장은 “이번에 녹색당 같은 경우는 선거제도 개혁을 하고 정당 득표에 집중하기로 전략이 돼 있다”며 “지역구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당원들의 힘을 전체적으로 정당 비례대표 운동 쪽으로 모으는 차원에서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지역구 선거 같은 경우는 정당을 알리는 것이 중심이 안 되기 때문에 그래서 비례대표 후보로 나가는 게 녹색당 전략상으로도 맞다. 지역구 보다는 정당 비례대표에 집중하기로 대의원 대회에서도 방침을 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녹색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 위원장은 “저희가 전략 지역구를 선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건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안 낸다는 것은 아니고 전략 지역이 있으면 낸다는 것이 저희 방침”이라며 “지금 뭐 아직 선거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당내에서 전략 지역을 선택한 적이 없는 상태다. 아직 선거까지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