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에서 바로 패딩” 도대체 왜?

  • 등록 2021.10.23 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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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주 목요일(14일) 즈음 주말부터 한파가 닥쳐온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날 기상청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아열대 고기압이 약화되고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아주 많이 내려간다고 예고했다. 사람들이 주목했던 이유는 그때까지만 해도 반팔에 에어컨까지 사용했을 만큼 아직 늦여름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막상 밖에 나가서 직접 체감해야 옷차림을 바꾸는 사람들 중에는 여름 옷을 입고 나와 고통을 겪은 사례도 종종 있었다. 물론 실제로 닥쳐보니 1~2월의 한파(최저 영상 1도)는 좀 오버였던 것 같고 늦가을 맹추위(영상 4도~10도)가 느껴지긴 했다. 정말 기후위기에 따른 이상 기온이 한반도에 닥친 걸까?

 

 

김현정 앵커는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18일 방송분(관련 기사)에서 “하루아침에 반팔에서 패딩이 되니까 너무 얼떨떨하다. 어떻게 이렇게 반팔 입다가 갑자기 얼음이 얼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사실 이상 기온 현상은 계속 있어왔다고 한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한파주의보가 만들어진 게 2004년인데 그때 이후 처음으로 10월 17일에 발령됐다. 서울 공식 관측은 1.2도였지만 은평구는 영하 1.8도, 중구는 영하 0.4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공식으로 얼음이 관측됐다. 평년보다 17일 빨랐다”면서 “우리나라가 9월 중순에서부터 계속 평년보다 이상 고온 현상을 보였다. 10월 초에는 대구가 114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을 했고. 강릉이 32.2도 기록하면서 110년 만에 최고기록을 세웠고 경남 의령에서는 10월에 열대야도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상 고온은 “아열대 고압대가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해서 올라왔기 때문”이다.

 

10월 한 달 동안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이상한 날씨.

 

반 센터장은 “이렇게 강하게 올라왔던 아열대 고압대가 급격히 수축하고 북쪽에 있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정말 급격하게 빨리 내려왔다”며 “갑작스럽게 이런 기압계 변화가 생긴 것은 첫 번째로 17호 태풍 라이언록, 18호 태풍 곤파스가 중국을 지나서 베트남 쪽으로 지나가면서 차가운 공기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반 센터장은 △지상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아주 강력하게 발달 △상층에서 제트기류가 상향하며 남하해서 차가운 북극 공기를 한반도로 끌어내림 △북극 진동이 음지수를 보이고 있음 등등 여러 가지 원인들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11월이 삭제되고 바로 한겨울로 계속 가게 되는 걸까? 다시 기온이 내려가 가을을 맞이할 수 있는 걸까?

 

반 센터장은 “계속 춥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오늘(18일) 낮에는 기온이 어제보다 4도 이상 오르면서 서울이 영상 15도까지 오른다. 그러나 오늘 밤부터 중부지방으로 비가 시작되면서 내일 오전에 그친다. 그리고 다시 2차 한파가 내려온다”고 예상했다.

 

반 센터장은 수요일(20일)부터 2차 한파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고 지금은 그 시점도 지나갔다. 반 센터장에 따르면 딱 수요일만 추울 것이고 목요일(21일)부터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서 일요일(24일)이 되면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다.

 

반 센터장은 “케이웨더에서는 일단 올겨울은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정말 이번 겨울 날씨는 어떻게 대비하면 되는 걸까?

 

케이웨더는 1966년 만들어진 한국기상협회를 전신으로 하고 있고 기상청으로부터 로데이터(원자료)를 받아 분석 및 가공해서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기업이다. 케이웨더 역시 기상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날씨 데이터를 토대로 좀 더 먼 미래를 예측하는 등 추가적인 정보를 재가공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반 센터장은 “(올겨울 날씨에 대해) 지금 기상청은 12월까지 계절 예보를 냈다. 기상청 예보에서도 11월과 12월이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저희 케이웨더에서는 내년 2월까지 예측했는데 내년 2월까지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여기서 반 센터장은 라니냐 현상을 거론했다. 라니냐 현상은 엘니뇨 현상의 반대 개념이다. 라니냐 현상이 일게 되면 차가운 동태평양의 바닷물이 더욱 차가워져 서쪽으로 향하게 된다고 한다.

 

반 센터장은 “라니냐가 있는 해에 겨울은 우리나라가 되게 추운 경향을 보이고 북극 빙하가 많이 녹고 있기 때문에 추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근데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면서 왜 급 추워지는 걸까? 기발한 궁금증일 수 있는데 김 앵커는 이 점을 물었고 반 센터장은 “기후변화의 특징이 기온의 진폭이 매우 커진다는 데 있다”고 답했다.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제트기류 등에 영향을 미쳐서 아랫 지역의 기온이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에는 폭염과 혹한이 동전의 양면처럼 번갈아가며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단적인 폭염, 북극시베리아 폭염이라든가 미국 서북부, 캐나다 서남부 폭염, 이 시베리아 쪽의 폭염은 슈퍼컴퓨터의 예측으로 한 8만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정도다.”

 

“북극에 얼음이 녹고 제트기류가 흐트러지고 이러면 결국 그 추운 기운이 아래로 쑥 내려와서 무지무지 추운 겨울이 나타나는 것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은 봄 가을이 사라지는 현상을 체감하고 있었는데 김 앵커는 이게 갈수록 더 심해지는지 질문했다.

 

반 센터장은 “여름은 지난 100년 동안 20일 늘었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봄이 6일 늘어나고 가을은 4일 정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는 거의 봄과 가을은 아주 약간 아주 잠깐의 간절기만 나타나고 거의 여름과 겨울의 두 계절로 변해나가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예상이 된다”고 답변했다.

박효영 eduna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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