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전동킥보드를 자주 볼 수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 PM(Personal Mobility)으로 불리는데 일종의 트렌드라 PM 업체들도 무지 많다. 하지만 여전히 헬멧 하나에 의지해 맨몸으로 도로를 달리는 모습은 위태롭다. PM이 대중화되면서 그에 따른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해마다 2배 가량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당시 225건이었던 사고 건수가 2020년에는 897건으로 4배가량 늘었고 그중에 사망사고는 10건에 달했다.
사례 하나만 보자.
지난 10월29일 서울 노원구에서 PM 교통사고로 17세 청소년 A군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A군은 초고속력으로 전동킥보드를 타고 내려가다 전신주를 피하지 못 하고 그대로 부딪쳤다. A군은 머리를 크게 다쳤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내리막길에서 가속이 붙으면서 우회전 중 속도를 줄이지 못 하고 전신주와 충돌했는데 당시 헬멧을 쓰고 있지 않던 것이 너무나 뼈아팠다. 노원경찰서는 사고사로 판단돼 수사를 종결했다.
올해 5월13일부터 PM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됐고 위반시 범칙금을 부과하게 됐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헬멧을 올바르게 착용하고 PM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즐겨 타고 있는 20대 정모씨는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주로 타는 업체에는 아직 헬멧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그냥 타고 있다”며 “헬멧 구비 전까지 헬멧 미착용으로 과태료를 물게 되면 업체에서 대신 지불하겠다고 써 있는 안내문을 본적도 있다”고 말했다.
혹시 PM 이용중에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가 가능할까?
평범한미디어가 정리해본 결과 업체마다 각자 다른 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있었고 보상금액 및 범위가 상이해서 기기 문제가 아닌 이용자 과실로 인한 사고의 경우 배상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와 관련 최근 국토교통부와 13개 PM 업체들이 만나 ‘PM 보험표준안’을 마련했다. 표준안에 따르면 제3자까지 보상이 가능해지고 운전면허 자동 검증 시스템으로 관리가 강화되어 좀 더 실질적인 안전 시스템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PM 관련 보험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의 자율적인 참여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적이다. 무엇보다 도로교통법의 한 파트가 아닌 PM만을 다루는 체계적인 제정 법률이 필요하다.
안석환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보험표준안 및 이용자 면허 확인 방안 마련으로 공유 PM 이용자 및 보행자가 한층 더 안전한 환경에서 PM을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법률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PM 이용률은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관련 법 제도는 체계화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이 의식 변화다. 아무리 제도를 갖춰놓아도 이용자들이 준수하지 않는다면 PM이 인도와 도로를 훼집고 다니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