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19일 새벽 0시 34분경 전남 광양시 광영동의 한 편의점에서 흉기를 휘두른 A씨(40대)가 구속되었다. A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B씨(23)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장에 함께 있던 C씨(40대)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손 부위에 상해를 입혔다.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법원은 20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행 후 A씨는 편의점 인근 도로에서 체포되었다. 체포 당시 A씨는 술을 마신 것도 아니었으며,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으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A씨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조사에서도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A씨의 범행 동기 및 계획 범행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 및 재범 우려 등을 고려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와 피해자들 사이에 일면식이 있었는지, A씨의 범행이 계획 범행인지 등에 대해 계속해서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해당 편의점 사장으로 보이는 D씨가 한 카페에 작성한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D씨는 지난 19일 새벽 2시 39분경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야간일하시는 점주님들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글의 내용에 따르면 D씨는 “자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오기에 받았더니 경찰이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후 “야간 알바가 칼에 찔렸다고 한다. 급하게 편의점에 갔더니 편의점 곳곳에 핏자국이 있었고 알바생은 병원에 갔는데 가게를 비워둘 수 없어 경찰이 전화를 했다고 한다”고 알렸다.
또, “경찰을 보내고 CCTV를 돌려보니 (A씨가)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인지 모르겠으나 들어올 때부터 흉기를 손에 쥐고 들어오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끝으로 “일단은 매장 바닥 핏자국을 닦고 문을 잠가놓고 왔는데 진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D씨의 글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오전 7시 30분경, D씨가 쓴 “멘붕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더 카페에 게시되었다. 해당 글은 비교적 짧은 길이로 “과학수사대에서 현장감식하러 온대요.... 살인사건이 되어버려서.. 어떻게 해야 되죠? 지금 뭘 어찌해야 할 지 하나도 모르겠어요..”라는 D씨의 복잡하고 착잡한 심경이 전해지는 글이었다.
작성자 D씨가 편의점 사장이 맞다면, 해당 글로 보았을 때 이번 사건으로 인해 D씨 역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B씨를 안타깝게 여기는 댓글들이 계속해서 작성되었다. 간혹 편의점 시스템 자체에 대한 비판 역시 보였다. 한 네티즌 E씨는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라며 “유리창에 불투명 시트지를 붙여놔서 안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바깥에서 안이 보이게 해놓는다면 위험성이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유리창에 불투명 시트지가 붙은 것은 창문 밖으로 담배 광고가 보이는 것이 단속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투명 시트지로 인해 바깥에서는 안의 상황을 거의 알 수 없다.
대다수의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으로, 편의점의 야간 아르바이트는 위험부담을 어느 정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새벽이라 인적이 드문 것은 물론, 편의점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손님이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대 특성상 술에 취한 손님을 자주 받아야 하고,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들이 혼자 가게를 지키기 때문에 이런 위험 부담은 배가 된다.
하지만 인건비나 다양한 요건을 고려할 때 바꾸기가 쉽지 않아 지금까지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도 대부분의 편의점이 이런 체제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이러한 체제에 대한 비판을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