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클래식이 태교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많고 많은 음악 장르들 중에서 굳이 클래식이 심신의 안정을 위해 추천되어온 배경이 있다.
임신 6~12주 사이 태아는 소리와 진동을 느낄 수 있게 되고, 4~5개월이 되면 소리와 멜로디에 반응한다. 대부분의 조용한 클래식 음악들은 자연의 소리와 주파수가 같아서 뇌가 편안함을 느낄 때 나오는 알파파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태교로 클래식을 권하는 것이다. 알파파는 산모의 마음을 안정시켜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걸 돕는다. 다만 템포가 너무 빠르거나 지나치게 슬프거나 기복이 심한 멜로디는 태아를 불안하게 하고 흥분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꼭 클래식만 태교 음악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는 음악들이 꽤 많다. 이미 유명하긴 하지만 피아니스트 ‘이루마’나 ‘유키 구라모토’의 연주곡을 일단 한 번 들어보자. 이루마의 <Kiss the Rain>, 유키 구라모토의 <Ronance>는 누구나 일상 속 배경음악으로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친숙하다. 클래식이나 피아니스트의 음악이 별 차이가 없다면 성시경과 같은 발라드 가수들의 자장가 컨셉의 곡들도 좋다. 이를테면 <영원히> <자장가> <처음> <태양계> <그런걸까> <두사람> <소박했던 행복했던> <잃어버린 것들> <사랑하는 일> 등의 곡들을 들어보자.
조용한 음악 전체에 대한 찬양으로 읽힐 수 있겠지만 본론으로 돌아가보면 클래식 예찬이 핵심 메시지다. 클래식은 태교용 말고도 시험 준비 등 공부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클래식의 느린 템포와 반복적인 패턴은 심박수를 안정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 알파파가 발생하면 주의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물론 억지로 꾸역꾸역 클래식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우울감이 들거나 뭔가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면 장시간 머무르는 일상의 공간에 클래식 효과를 첨가해보길 제안하고 싶다. 묘하게 기분 전환이 될 것이다. 클래식은 심리 치료나 음악 치료에 활용되는 등 효과가 검증된 음악이다. 단순히 귀족들이 즐겨들었던 고전 음악 또는 히스토리를 알아야 하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은 잠시 내려두길 바란다. 당장 유튜브에 초보자가 접근할 수 있는 클래식 리스트를 검색해서 바로 들어보고 심신의 안정을 찾길 바란다. 끝으로 책 <클래식>을 쓴 김수영 작가의 도움말을 발췌해보려고 한다. 아래에 나오는 클래식 곡들을 꼭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어봤으면 좋겠다.
우선 익숙한 곡에서부터 시작하자. 한 소절 정도 들었을 때 ‘아, 이 노래!’ 싶은 곡을 끝까지 귀기울여 보길 권한다. ‘다다다단~’으로 시작하는 베토벤 5번 교향곡이나 비발디의 사계는 첫 소절을 들으면 누구나 아는 곡 같겠지만, 사실 이 곡을 끝까지 귀기울여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클래식을 듣기 위해 무언가 배우거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자. 클래식 초심자에게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사랑받은 곡을 편안하게 들으며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데 있다. 어떤 곡부터 들을지 고민이라면, 클래식 애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나 지난 10년간 클래식 음반 판매량을 살펴보면 된다. 베토벤 교향곡 5번과 9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비발디의 사계, 드보르작 교향곡 9번,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이 늘 우선순위에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후 급격히 판매량이 증가한 쇼팽 앨범도 있다. 200여년 넘게 세계적인 유명세를 자랑하는 이 곡들은 귀를 사로잡는 선명한 멜로디 라인으로 클래식 입문자라도 음악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