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술에 떡이 돼서 새벽 2시가 넘어 귀가한 아들이 못마땅하지 않겠는가?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한심했는지 단순히 야단치는 걸 넘어 빗자루로 몇 대를 때렸다. 그런데 아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칼로 어머니를 찔렀다. 존속살해범 패륜아가 되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존속살해 혐의로 19세 남성 이모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씨는 지난 3일 새벽 2시40분 즈음 서울 영등포구 집에서 50대 어머니 B씨를 칼로 살해했다. 집에 있던 누나가 바로 신고했는데 이씨는 3시 즈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비극이었다. B씨는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경찰관들이 출동했을 때는 이씨 스스로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인사불성이었다. 이씨는 5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정식으로 갇혔는데 경찰 조사에서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너무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식의 변명을 하진 않았다. 이씨는 평소에도 자주 술 마시고 늦게 귀가했었다고 한다.
어머니에 대한 앙심이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이번에 혼이 난 것은 하나의 트리거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오랫동안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축적되어 살인의 고의와 계획을 갖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경찰 조사단계에서는 추가적인 이씨의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검찰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씨 사건처럼, 2014년 2월과 2015년 1월 현역 병사로 군복무를 하고 있던 20대 남성이 휴가를 나와 집에 있다가 각각 모친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조모 일병은 3박4일 휴가의 마지막날 경기 안산의 자택에서 “어서 부대에 복귀하라”는 어머니의 머리를 망치 2대로 수십회 내리쳐서 숨지게 했는데 “식당에서 야간 종업원으로 일하던 어머니가 과거 인생이 힘들다고 하소연한 것이 기억나 힘들게 사는 어머니를 대신 죽여 편하게 해줘야겠다”는 어이없는 발언을 해서 실소를 자아냈다. 강모 일병 역시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서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와 복귀해야 하는 날 어머니가 아침 일찍 깨웠다는 이유로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그리고 방화해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 조 일병은 징역 25년, 강 일병은 징역 30년이 각각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