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거리 곳곳에는 피크닉을 온 상춘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뒤로한채 길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지만 공원 한편에 늘어난 쓰레기를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먹고 버린 쓰레기는 가져가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통이 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시민의식을 의심하게 만든다.
두 번째 사진을 보자. 4월초에 찾은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중외공원 쓰레기통의 모습이다. 먹지도 않고 그대로 버린 솜사탕과, 음료가 가득 들어있는 채로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이 보였다. 그 위에 여러 배달음식 용기들도 가득 쌓여있다. 쓰레기통에 붙어있는 '재활용 쓰레기' 표기가 무색하다.
비단 중외공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9일 찾은 서울숲공원에서는 분주하게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는 시설 관리자들이 눈에 띄었다. 시설 관리자는 음료가 든 컵을 들고 눈치를 보고 있는 시민들에게 익숙하다는 듯이 그냥 그대로 버리고 가라고 한 후 직접 분리수거를 하고 있었다.
시설관리자 A씨는 "수시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순찰을 한 번 돌고 오면 다시 원상 복구되어 있다"며 "벚꽃이 피고 날이 따뜻해질 때쯤 매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환경부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봄철 쓰레기 발생량은 1082g로 다른 계절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분리 배출되지 않은 쓰레기 문제도 골머리를 앓게 한다. 분리 배출되지 않고 오물이 묻은 상태로 버려진 쓰레기들은 재활용이 되지 못 하고 전부 소각되는데 페트병이나 종이들은 자원이 되지 못 하니 해외에서 페트병 등 쓰레기를 수입해 오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작은 쓰레기 하나니까 괜찮겠지? 그런 마음으로 피크닉이 주는 여유만 즐기고 미련없이 떠나는 뒷모습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심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기적인 면모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환경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제로웨이스트'가 트렌드가 되면서 엠제코(MZ+ECO) 세대가 출현했다. 청년들은 주말을 할애에 플로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또한 벚꽃 명소가 많은 경북의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쓰레기줍기, '플로깅 챌린지'를 통해 청결하고 안전한 관광단지 조성과 일상 속 ESG 실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봄에는 단지 즐겁기만 하고 끝나는 피크닉 보다는 '제로웨이스트 피크닉'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의미있는 나들이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