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전국 '빵덕후'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빵 축제가 열렸다. '노잼도시 대전'이라는 오명을 씻겨준 '빵모았당' 축제가 2회를 맞이했다.
날씨마저 화창했던 지난 21일 2년만에 트렌드세터들의 밀집지가 된 빵모았당 축제에 가봤다. 대전 중구 선화동에 위치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에서 개최됐는데 지역 대표 빵집들이 다 모인다는 소식이 퍼졌는지 인파가 엄청났다. 여름의 초입으로 가는 길목이라 선선하면서도 푹푹 찌는 날씨였다. 행사장을 다 둘러쌀 정도로 대기줄이 길었다. 꼬박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더랬다. 축제를 즐기기도 전에 지칠 뻔했다.
드디어 입장한 빵모았당.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대의 빵 축제인만큼 수많은 베이커리들이 모여 있는 이곳 범상치 않았다. 대전의 상징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성심당'부터 시작해 마니아들의 빵지 순례에서 빠지지 않는 '정인구팥빵',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베이커리'까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다양성을 갖춘 부스들이 공간을 꽉 채웠다.
참여 베이커리 리스트를 미리 확인하고 부푼 마음으로 찾아간 축제. 지난해 보다 몇 배는 늘어난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다보니 오후 느즈막히 찾아갔을 땐 이미 여기 저기에서 빵 품절 사태가 났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베이커리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부스가 한산해보여 찾았던 ‘에코브레드하우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코브레드하우스 김단아 매니저는 "지난해에도 참여했었는데 그때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이른 시간에 다 팔렸었다. 그래서 오늘은 준비를 더 했음에도 거의 다 나갔다"고 말했다.
27년 동안 한 자리에서 지역을 지키고 있었던 곳이라 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작년 처음 열렸던 빵모았당 축제 이후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지역의 작은 동네 베이커리들에겐 빵모았당 만큼 절호의 찬스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지만 몰려드는 방문객에 아쉽지만 작별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다니다보니 베이커리 부스들 이외에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곳들이 보였다. 이중 한 곳이 바로 우송정보대 일본외식조리학부 학생들이 운영하는 베이킹 체험 부스였다.
1학년 재학생이라는 이은성씨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는 슈가 크래프트 등 다양한 제과제빵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찾아온 방문객에게도, 학생들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라 재밌게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소감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상설 무대에서 '성심당 달고나 뽑기 왕 선발전' 등 각종 이벤트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켠에서 지켜보고 있던 미국 출신 유학생 수잔씨는 "한국에서 이런 축제를 볼 수 있는 게 신기하다"며 "이런 축제가 더 많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다음에도 찾아오겠다"고 전했다.
방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됨에 따라 인원 제한이 아예 없다 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코로나 전염이 우려스럽기도 할 법한데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그럴만도 했다. 행사장 곳곳에 있는 안내요원들이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안내하고 있었고 행사장 한 켠에는 대전웰니스병원 간호부에서 나온 응급처치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대전경찰청에서 나온 경찰들도 있어 더욱 안심하고 즐길 수 있었다.
비록 아직 두 번째 축제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이슈가 된 빵모았당. 새로운 내일을 기약하며 행사장을 나섰다. 붉게 물든 노을이 축제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