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자신과 헤어지고 새로운 여성과 결혼을 한다고 해서 화가 났던 걸까? 35세 여성 A씨는 전 남자친구 30대 남성 B씨와 2년간 연애하고 결혼 준비까지 했던 관계였지만 헤어졌다. 그런데 A씨는 파혼을 하게 됐던 만큼 결혼 준비에 들였던 비용이 아까웠는지 이별 이후 B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정확하게 “갚으라”고 요구했는데 B씨가 A씨로부터 비용을 빌렸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로 연인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데이트 비용 차원으로 뭘 사주고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이별 후에 다시 돌려받을 수가 없다. 달라고 요구했는데 안 줬다고 해서 법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미 A씨는 B씨에게 민사소송을 걸었고 뭔가 차용증을 끊고 돈을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B씨는 다른 여성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A씨로부터 끝없는 연락이 오고 협박까지 듣자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11일 대구지법(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은 스토킹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B씨의 결혼식을 망칠 수 있다고 협박했는데, 바뀐 전화번호를 지인을 통해 알아내서 B씨와 예비 신부에게까지 연락을 취했다. B씨는 A씨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카톡 메시지를 통해 최후 경고를 했음에도 스토킹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했다. A씨는 2022년 12월9일부터 2023년 1월18일까지 7차례에 걸쳐 B씨에게 전화했고 “전화 안 받으니 찾아가겠다. 너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는 곳에서 보자”는 식으로 3차례에 걸쳐 카톡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 뒤로는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A씨가 혹시라도 다가오는 결혼식에 불쑥 나타나서 행패를 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경호업체와 계약을 했다.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대한 것이다.
일단 A씨는 스토킹이 아니라 돈을 받아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12월20일 민사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정진우 판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A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민사소송만 걸면 되는데 그 이후에도 불필요한 연락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피해자의 채무 액수, 민사소송 결과 등을 참작하고 피고인이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이후에는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서 형량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