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년 동안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자영업자 등 모든 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희생을 감내했다. 방역의 고삐를 아무리 조여도 코로나는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백신 접종률을 명분으로 위드코로나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한 달만에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메시지가 나왔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25일 아침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사실 전국 단위로 멈추는 게 필요하기는 한데 적어도 수도권에 대해서는 일단은 멈추는 작업이 빨리 시작이 돼야 수도권의 병상부족 상황들이 1~2주 있다가 조금 더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앵커는 “지금 일상회복을 멈춰야 되는가?”라고 물었고 이 교수는 분명히 “일단 멈춰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왜 멈춰야 할까? 위중증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뭘까?
이 교수는 “백신 효과가 그렇게 빨리 감소될지 몰랐기 때문에 (9월~10월) 당시에 중증비율 보다 지금 11월 이후의 중증 비율이 거의 2배가 됐다. 2% 정도가 되고 있다”며 “그러니까 9월~10월 정도에 확진자가 발생을 했으면 1% 정도가 중증으로 가니까 버틸 수 있는 상황인데 지금 11월 넘어서 백신 효과도 떨어지는 상황이고 미접종자의 감염이 훨씬 늘어나면서 2% 내외 중증환자가 발생을 해서 예상보다 병실 고갈이 훨씬 빨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모두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시피 더 이상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하루에 10만명 넘게 새로 감염되고 있고, 주요 유럽 국가들도 3~5만명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24일 기준 4000명이 넘었다. 그러나 이들이 감염 취약계층과 접촉해서 위중증 환자 수를 늘리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 교수는 단호했던 것이다.
김 앵커는 “굉장히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빨리 멈춰야 한다고 지금 그러셨는데 그러면 멈추고 비상계획을 발동한다면 그 수위는 어느 정도가 돼야 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고 이 교수는 “일단 전체 인원 중에서 미접종자의 비율을 반드시 감소시켜야 되고”라며 “미접종자의 숫자를 줄여서 식당과 카페에서 10명(최대 백신 미접종자 4명+접종자 6명) 모이는데 (기존에) 미접종자가 넷이라면 미접종자를 1~2명으로 줄이고 접종자의 비율도 줄여서 전체 수도권에서 모임은 6명 이내 이런 식으로 숫자 제한이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다음에 이 교수는 백신 접종을 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방역패스 사업장의 숫자를 “대폭 늘려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두 가지가 우선인데 전반적인 밀접 접촉자 특히 미접종자가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10명에서 6명으로 줄이는 걸 넘어 “가능하다면 4명까지라도 수도권 같은 경우는 줄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4명으로 가게 된다면 이중에서 미접종자는 딱 1~2명 수준으로만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런데 그동안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왔던 카페, 식당, 헬스장, PC방 등 각종 업계 자영업자들은 어떡할까?
김 앵커는 “비상계획 발동해서 다시 방역 수준 강화하는 것에 대해 좀 반대하는 분들도 계신다. 왜냐면 코로나 완전 퇴치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렵더라도 감수하고 일상회복을 쭉 가야 되는 거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평범한미디어는 영국 사례를 들어 하루 빨리 위드코로나로 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단호했다.
이 교수는 “그 부분은 나도 공감하고 사실 그러려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고 있는 건데 저희가 단계적 일상 회복 가운데 비상계획을 넣었던 이유는 의료체계가 붕괴돼서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은 막아야 된다”며 “사실 지금 상황이 거의 이미 됐다. 사망자 숫자나 중환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그래서 일단은 전체적인 확진 규모와 중증 환자 규모를 낮춰놔야 이후에 병상도 확보가 된다”고 말했다.
원래 방역 상황만 보면 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입장과, 경제도 고려해야 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듯이 이 교수도 감염내과 전문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제 보다는 방역에 무게중심을 더 둘 수밖에 없다. 결국 총괄 회의를 하게 됐을 때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정 청장 등이 각자 입장을 피력할 것이고 김 총리가 여러 아이디어들을 수렴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때 어떤 결론이 나오게 될지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병상이 확보됐을 때 여유가 생기면 다시 완화할 수 있으니까 지금 당장 부스터샷의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 즉 병상 확보가 될 때까지는 시간을 벌어야 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