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현장 인터뷰: 윤동욱 기자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인터뷰 약속 날짜 하루 전날(1월24일) 연극배우 장도국씨가 SNS를 통해 정치 도전을 선언했다. 그런데 정의당(녹색정의당) 소속이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통합 전 개혁신당 즉 보수정당으로 들어가서 출마하겠다고 밝혀서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보고 놀라워했다.
한 사람의 예술인을 지켜내는 일이 한 사회의 문화예술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 보장과 지속가능한 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활동을 해 온 배우 장도국입니다. 저는 최근 개혁신당에 입당했습니다. 저는 이 정당을 통해 오는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지난 1월25일 14시 광주 서구 상무지구의 모 카페에서 도국씨를 만났다. 도국씨와 만나자마자 정치 도전에 대한 놀라움을 표했고 정해진 독고다이 인터뷰 질문지를 모두 마치고 바로 물었다.
도국씨는 “정의당 당원이었다는 걸로 이제 당연히 의문을 갖고 궁금해하실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왜냐면 그분들하고 문제 해결하는 활동도 같이 하는 과정에서 거기에 속한 분들을 많이 만났으니까”라고 운을 뗐다. 도국씨는 광주 지역에서 15년간 연극배우로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광주시립극단 갑질 사태와 조선대 무용과 채용 비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서 활동해왔고 그럴 때마다 정의당 광주시당과 광주청년유니온의 도움을 받았다.
(도움을 받았지만) 내가 정당이나 이런 정당 정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했다. 관심이 없었던 영역이었고 도와주신 조직과 개개인에 대한 지지로서의 정당 가입이 나의 첫 정당 가입이다. 날 도와준 분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정당 지지 혹은 조합원 가입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개혁신당을 선택한 것은 감사함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내가 실제 정치인으로서 결심했을 때 이제 어떤 정당을 택해야 하고, 어떤 정당이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펼쳐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을 때 선택하고 싶었던 정당이 개혁신당이었던 것 같다.
혹시 개혁신당 광주 지역 관계자나 이준석 대표에게 입당 제안을 받았을까? 도국씨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도국씨는 정치 도전에 대한 깊은 고민을 1년 가까이 해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경청했고 조언을 구했다. 도국씨는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했던 3가지가 돈과 배경, 인지도 그리고 조직이 있느냐. 그게 없으면 (호남) 지역에선 여전히 특정 정당(더불어민주당)이 이미 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예를 들면 지금 들어가면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선거도 총선부터 돕고 그러면 충분히 너의 순번을 덜 기다리고 정치도 할 수 있을 거야. 정말 솔직하게 수백명을 만나서 이 이야기를 했는데 수백명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근데 그 안에 들어가서 입꾹닫 하고 바른말만 해서 잘할 자신은 1년을 고민해도 근거를 못 찾았다.
그렇게 더불어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기성 정당에선 확신을 느끼지 못 했다. 하지만 개혁신당을 접하고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나한테 와닿았던 건 1월 초부터는 개혁신당이라는 곳에서 정치 활동을 하고 싶다고 정하고 지역에서 고민을 나눴던 분들과 이야기를 했다. 근데 100이면 100이 다 네가 드디어 갑자기 제정신이 아니구나. 드디어 잘못된 첫 선택을 하구나. 너는 실패할 것이다. 그 정당은 안 돼라는 말씀을 한다. 그래서 더 확고해졌다.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이것밖에 없나? 그러니까 자꾸 그들의 역사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근데 나는 정치 잘 모른다.
무엇보다 도국씨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여러 공약들을 발표하면서 “(기성 정당들은) 갈등의 원점을 회피하려고 많이 하는데 갈등의 원점에 서더라”며 “갈등의 원점에 서서 사건을 촉발시키더라. 그리고 촉발시킨 사건에 대한 내일의 점을 찍더라”고 설명했다. 폭발력이 강한 이슈들에 대해서 회피하지 않고 마주해서 나름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것이다.
정치가 이 기능을 해야 된다. 나한테 있어서 그 기능을 해야 된다. 나도 그 기능을 하는 그 역할을 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지점과 많이 맞닿아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서 다투고 싸우더라도 피하지 않고 자기 입장을 내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는 게 도국씨의 생각이다. 물론 그 입장과 방향이 항상 옳진 않더라도 적어도 도국씨는 이준석 대표의 그런 면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국씨는 “진보냐 보수냐 이 개념조차도 설명을줄 모른다”며 “근데 그걸 다 떼고 이야기를 해봤을 때, 나와 함께 무언가 미션을 수행했던 진보정당의 그분들이 속한 그룹들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봐도 내가 선택한 영역이 보수쪽이라고 해도 나는 늘 훨씬 더 그쪽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다만 “다뤘던 문제가 노동”이었을 뿐이었다.
내가 문화예술계 바깥에서 광주 시민사회 운동의 공식을 확인하고 그것에 젖어 있든 무슨 활동을 했든. 그런 광주 정치의 스타일을 확인했을 때 가장 아쉽고 극복해야 하는 내 일이 있을텐데... 라고 생각했던 어떤 그런 게 있었다. 세련미가 됐든 어떤 방식이 됐든 그걸 (개혁신당이) 가장 잘 갖추고 있다고 느꼈다.
한편, 도국씨는 평범한미디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 이후에도 SNS에 본인이 진단하는 광주 정치의 문제점,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위로와 정치 비전 등을 자세히 서술해서 업로드했다. 2월17일에는 광주 서구에서 정견 발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