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강건희 기자] 지난 25일 새벽 3시40분경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7번 망루 앞에서 야간 수영을 하던 대구 지역 중학생 2명 A군(15)과 B군(14)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는 총 3명이 있었는데 1명만이 부표(연안으로부터 50m 거리)를 잡고 생존해 자력으로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생존자의 신고를 받은 구조대는 사고 발생 2시간여만인 새벽 5시15분 즈음 실종자 A군을 찾았다. 그러나 A군은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이튿날 26일 13시 즈음에는 해운대 중동 방파제를 수색 중이던 해운대소방서 의용소방대원이 해변 인근에서 B군을 발견했으나 마찬가지로 사망한 뒤였다.
중학생들이 물놀이를 한 시간은 해수욕 금지 시간(18시~9시)으로 별도의 안전관리 인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운대해수욕장의 출입 시간 통제는 경찰이나 소방서가 아닌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최대 5m 높이의 너울성 파도가 일고 있었으며 해당 해수욕장은 ‘이안류’가 발생하는 곳이기도 했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드는 보통 파도와는 달리 해류가 해안에서 바다로 급속히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보통 유속이 초속 2~3m로 올림픽 수영선수보다 빠른 수준이다. 당연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 해운대 관광객들에 의하면 25일 당일 이안류가 너무 심해 보통 성인들도 쓸려갈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는 해수욕 금지 시간으로만 설정해놓고 그 누구도 안전 통제를 하지 않았다.
경찰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중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이안류를 접해 빠른 물살과 높은 너울성 파도에 대처하지 못 하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이동현 홍보주임은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하며 수영 금지구역에 출입하지 않아야 하고 특히 야간 수영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대처와 구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혹시나 물에 빠졌다면 주변의 사람에 의지하여 어깨동무나 팔짱을 껴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해양수산부는 이안류 파도에 끌려갈 때의 대처 요령으로 물의 흐름에 대항하지 말고 2~3분간 기다려 흐름이 끝나면 해안으로 헤엄쳐 나오거나 처음부터 좌우 45도 방향으로 헤엄쳐 나와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해운대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야간 수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수영 금지 시간에 방송을 하거나 인근 구조대원들을 통해 출입을 통제한다. 그 외에 주변 주민들의 신고가 들어오거나 순찰 중인 구조대원들이 수영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10만원 이하의 벌금을 징수하는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 수영 사고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고 있다.
일단 개인 차원에서 야간 수영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자제해야 겠지만 새벽 시간대의 효과적인 안전 통제 방안이 강구돼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