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우 사태로 ‘36명’ 목숨 잃었다

  • 등록 2023.07.17 05: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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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7일 자정 기준 일주일간(9~16일) 지속되고 있는 이번 폭우 사태로 인해 사망자 36명(경북 19명/충북 12명/충남 4명/세종 1명), 실종자 9명(경북 8명/부산 1명) 도합 45명의 인명피해 규모가 집계됐다. 여기에 더해 직접적인 폭우 피해가 아닌 간접적 안전 사고로 4명이 숨졌고, 1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일요일(16일) 저녁 시간대 기준 오송 지하차도 침수(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로 인해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10대가 넘는 차량이 지하차도에 고립됐던 만큼 사망자가 추가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당국은 소방, 경찰, 군대 등 886명의 구조인력과 99대의 구조장비를 투입해서 배수 작업과 함께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

 

 

이번 폭우 사태는 전국적이었다. 급히 대피한 시민들은 경북, 충남, 충북, 전북 등 14개 광역단체, 106개 기초단체에서 총 1만명(9440명)에 달하는데 이중 절반(5439명)은 여전히 거주지가 위험해서 귀가하지 못 하고 대피장소에 머무르고 있다.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5980만1225평(1만9769헥타르)인데 축구장 2만8000개 넓이의 농지가 물에 잠겼다고 생각하면 감이 올 것이다. 주요 피해 작물은 벼와 콩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닭과 오리 포함 가축 56만1000마리 가량이 폐사됐으며, 전국적으로 517개(도로 등 공공시설 280개+주택 등 사유시설 237개)의 시설이 파손됐다. 전국적으로 통제된 도로는 221곳이다.

 

이번 폭우 기간 동안 피해가 집중된 곳은 경북 북부와 충청 지역이었다.

 

두 지역에 비가 아주 많이 내렸는데 통상 시간당 강수량으로 봤을 때 6.5㎜가 ‘조금 거센 빗줄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24시간을 곱하면 156㎜인데 일일 강수량이 156㎜면 엄청 많이 온 것이다. 한국 기상 역사상 역대 일일 강수량 10위권이 430㎜인데 이런 지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러니까 아무리 장마 기간이라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고 가정하더라도 같은 양의 비가 24시간 일정하게 내리는 것이 아니고 많이 올 때 몰아서 오기 때문에 하루 동안 156㎜의 비가 내렸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충청과 경북 북부 지역에 가장 비가 많이 내렸는데 경북 북부만 해도 3주 좀 못 돼서 886㎜였다. 3주 동안 보슬비가 내린 날과, 물폭탄이 쏟아진 날이 섞여 있기 때문에 위험수위를 넘는 강수량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상청은 일반적으로 1년간 경북 북부에 내릴 총 강수량의 3분의 2가 이 기간에 쏟아졌다고 밝혔다.

 

장마 기간 동안 이틀 내내 100㎜가 넘는 일일 강수량이 특정 지역에 일정하게 계속 쏟아지는 것도 이례적인데 한반도 주변에 비의 재료로 작용하는 수증기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북쪽에 있는 찬 공기와 남쪽에 있는 따듯한 공기가 접촉해서 장마를 만들어냈는데 △저기압 소용돌이가 찬 공기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고 △남쪽에서 형성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밀려들어와서 수증기를 줄기차게 만들어내는 등 당분간 비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기상청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17일) 밤 충청과 영호남 남부 지역에 비가 꽤 많이 올 것이라고 예보를 내놨다. 경북 북부와 충청에 비해 피해가 덜 했다고 해도, 꾸준히 내린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내리는 호우이기 때문에 각종 수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하다. 수도권은 잠시 비소식이 잠잠해진 것 같았는데 월요일부터 다시 비가 꽤 내린다는 관측이며, 수요일(19일)까지는 전국적으로 장마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천 주변 범람, 지하차도와 지하주차장 등 지하시설 위험성, 주택 침수, 지반 침식으로 인한 산사태 등 수해의 종류는 다양하다.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어느 지역이 위기를 맞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전국민이 날씨앱과 기상특보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렇게 유별난 장마 기간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자동차를 안 타거나 덜 타는 게 좋은데 오송 지하차도 사례와 같은 위험을 순식간에 맞닥뜨릴 수도 있지만 빗길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경광숙 전문위원(KBS 재난방송)은 거센 장마 기간에는 “차량을 이용한 운행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하더라도) 지상 도로를 택해서 우회를 하면 차량 침수로 인해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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