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의당이 조금 어렵다”는 심상정 의원의 말이 와닿았다. 지금 정의당은 너무 어렵다. 심 의원은 8일 오전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가 분발하려고 하는데 그 계기는 민주당과 함께 어렵게 만든 선거제도를 위성정당 폭거로 무력화시키면서 당이 많이 좌절하고 위축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10% 가까이 정의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을 묶어세워서 내년 대선에서 양당체제를 종식하는 정의당의 시간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광주전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유지하던 정의당의 지위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취임 이후 위태로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답변한 내용이었다. 어렵지만 다시 일어서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심 의원의 포지션이다. 심 의원은 위성정당 사태만 언급했지만 사실 겨우 당이 수습된 뒤에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문제로 더욱 가라앉은 분위기가 됐던 측면이 있다. 비대위를 거치고 지난 3월 여영국 대표가 취임했지만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 언론의 정치 지면에는 과거에 비해 정의당 뉴스가 급격히 줄었다. 3월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직을 내려놓고 본격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관록의 진보 정치인이 초선 의원의 과감한 도발에 대해 가볍게 응수하는 느낌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에 대해 “그분이 그렇게 독해 능력이 떨어지는 분이 아닌데 저랑 대화가 좀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거꾸로 묻겠다.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시하는 지금의 기업 문화, 시장 문화를 조정훈 의원은 계속 용인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지난 8월29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심상정 정부는 생명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시장을 단호히 이기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음날(8월30일) 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아직도 진보 정치의 화두일까”라며 “과연 이게 2021년 대한민국 진보의 미래일까? 가능한지는 차치하고 바람직한 주장일까? 진보도 진보해야 하지 않을까? 진보가 새로운 가치와 화두를 제시하지 못 하면 필연적으로 기득권이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진보 정치의 핵심은 시장의 다양한 역할을 꿰뚫어 제대로 활용하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시장의 파도를 거스르는 것에서 벗어나 파도를 제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할머니가 횡단보도에서 신호 위반으로 건너가더라도 차량이 전방 주시를 확실히 했더라면 급정거를 하든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왜? 음주운전이었기 때문이다. 40대 남성 이모씨는 7일 자정 즈음 술에 취한 채로 차량을 몰다 89세 할머니를 들이받았다. 사고 지점은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의 한 도로인데 이씨는 횡단보도 빨간불 신호를 인지하지 못 하고 그냥 지나가던 할머니를 발견하고 멈춰서야 했지만 그러지 못 했다. 이씨는 사고를 목격하고 모여든 사람들과 여러 차량들을 지켜봤음에도 음주 사고가 들통날까봐 그대로 달아났다. 할머니는 인근에 살고 있었는데 밤 산책 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흔번째 생일(8일)을 앞두고 있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시내버스 기사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급히 출동한 구조대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할머니를 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살려내지는 못 했다. 이씨는 잠시 망설였지만 ‘음주 뺑소니 치사범’의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이씨는 범죄 현장에서 150미터 가량 벗어난 뒤 잠깐 멈췄다가 이내 다시 도주를 이어갔다. 청담역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있는 자택까지 약 20km 이상 음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충남 천안시에는 ‘천안 시민의상’이라는 것이 있다. 시민의상은 1984년 천안시 조례로 만들어졌고 지역사회 발전과 향토문화 선양에 기여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매년 개최되고 있고 올해가 38회나 되는 나름 전통이 있는 천안의 빅 이벤트다. 그런데 천안시가 시민의상 심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천안시의회를 개무시해서 황천순 천안시의장이 직접 입장문을 내고 발끈했다. 황 의장은 7일 입장문을 배포하고 “(시민의상) 심사위원회 구성에 있어 천안시의원을 일방적으로 배제한 사실에 대하여 의장으로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황 의장에 따르면 천안시는 약 한 달 전 올해 시민의상 수상자 선정을 위해 시의회에 공문을 보내고 6개 부문별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시의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공문을 보내 요청했던 쪽은 천안시였다. 그러나 천안시는 지난 1일 갑자기 “(시의원들은) 심사위원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문자 1통을 보내 황 의장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황 의장은 “사전 협의나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시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표현했다. 작년도 그랬고 그동안 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음주운전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심층 보도를 이어왔던 평범한미디어가 '오늘의 음주운전' 기획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오늘의 음주운전 코너는 사망사고 외에 주요 음주운전 사건사고들을 유튜브 영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사망사고는 깊은 글 기사로 다루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는 교통팀, 산업재해팀, 수해팀을 운용하고 있고 매일 각 분야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범주의 안전 사고들이 매일 매일 정말 많이 발생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음주운전 사건은 끝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 기사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직접 말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늘의 음주운전 첫 번째는 8월31일 보도된 음주운전 사건 3건입니다. ①'담벼락 쾅' 사고 낸 뒤 음주 측정 거부한 30대 붙잡혀 ◈사실관계 →1분42초~3분8초 30대 A씨는 지난 8월30일 20시 즈음 제주시 노형동에서 차량을 몰다가 마트 담벼락(규모가 큰 마트일 것으로 추정)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음주 측정을 하려했으나 A씨가 거부했습니다. ◈포인트 1-1.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로교통법 44조 2항) →3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우연히 오태양 미래당 대표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봤다. “57번째 전국운영위원회(대표자회의)는 오늘도 일요일을 달렸습니다. 2017년 창당하고선 매월 한번도 거르지 않은 나름 역사와 전통을 쌓아가는 저력있는 회의. 오늘 알짜배기 안건은 <우리동네 바꾸는 주민참여조례운동 특별공모사업 안건>인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중략) 더불어 오늘 <미래당 평화미래위원회>가 신설되어 #한반도평화프로젝트 #아시아민주주의연대 를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일명 전운위 회의는 미래당이 우리미래 시절부터 매달 개최해온 핵심 회의체다. 29일 일요일에 비대면으로 개최된 57차 전운위 회의에서 ‘주민참여 조례운동 특별공모사업’과 ‘평화미래위원회 신설’이 안건으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30일 오 대표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대신 이성윤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 이 대표는 조례운동 사업에 대해 “전국에서 5개팀을 선별해서 각 동네에서 조례제정 운동을 하는 데에 비용이 드는데 그런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공모가 곧 올라갈텐데 각 지역에 있는 당원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광역의원 6석과 기초의원 19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생당의 신임 당대표로 서진희 전 목원대 교수가 선출됐다. 28일 14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앙보훈회관에서 개최된 민생당 1차 전당대회 결과 서 대표는 23.6%(8293표)의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경쟁자였던 이승한·이진·진예찬 후보는 최고위원이 됐다. 서 대표는 1978년생 대전 서구 출신으로 목원대에서 언론 전공으로 학석사를 마쳤고 관련 학과에서 겸임 교수로 재임한 바 있다. 정치 경력이 중요한데 서 대표는 2012년 정통민주당에 입당함으로써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정통민주당은 한광옥 전 의원 등 당시 민주통합당에서 공천 배제를 당한 동교동계 중진들이 급하게 만든 정당이다. 서 대표는 19대(2012년) 총선에서 지역구(대전 서구을)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대(2016년) 총선에서는 구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재도전했으나 컷오프당했다. 21대(2020년) 총선에서는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서 대표는 기본적으로 구 국민의당 출신 정치인이 모두 그렇듯 친문재인계 패권주의에 매우 비판적이다. 무엇보다 서 대표는 바른정당과 구 국민의당의 통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부부처는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국민 누구나 무엇을 목적으로 존재하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쉬워야 한다. 지금 당장 각 부처의 홈피로 들어가서 무슨 비전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비전과 미션을 제대로 안 써놨기 때문이다. 22년 동안 웹사이트를 평가해왔던 웹발전연구소는 2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국내 최초로 정부부처 홈피에 비전을 명시하고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전수조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조사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18개 부처 중 무려 3분의 1 즉 6개 기관(기획재정부/교육부/외교부/통일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에 비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2개 부처는 비전이 있다. 그러나 연구소는 12개 부처에도 “미션과 핵심 가치가 없어서 큰 문제이며 고쳐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18개 청 중에는 검찰청과 해양경찰청을 제외하고 전부 비전이 있었다. 법제처와 식품의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을왕리 사건(을왕리 사건 ‘김지희 판사’의 1심 선고 “많이 후퇴했고 아쉬운 판결”)의 데자뷔다. 이번에도 20대 남성 만취 운전자가 배달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았다. 오토바이는 박살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피해자는 붕떠서 날라갈 정도였다. 피해자는 치킨집 자영업자로 직접 배달을 하고 있던 중에 변을 당했다.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즉사했다. 26일 22시 즈음 충남 천안 서북구 두정동의 한 교차로에서, 직진하던 SM6 차량이 좌회전을 하던 오토바이를 강하게 충돌했다. 차량 운전자 20대 남성 A씨는 혈중알콜농도 0.15%로 만취 상태였다. 대략 깡소주 1병반~2병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 20대 남성 B씨도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50대 남성 C씨는 숨을 거뒀다. 치킨집은 사고 지점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 C씨의 아내 D씨는 이내 현장으로 달려와서 C씨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CCTV와 블랙박스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A씨를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으로, B씨를 음주운전 방조(도로교통법) 혐의로 입건했다. 나아가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겨울철 아무리 추워도 난로 등 난방시설을 켜놓고 잘 때는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과실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지난 1월31일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의 모 주택재개발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 결과 필리핀 일가족 3명(70대 여성/9살 여아/7살 남아)이 목숨을 잃고 1명(30대 여성 B씨)이 화상을 입었다. 주택 20여채가 촘촘하게 들어선 구역이었는데 소방차가 진입하는 것조차 어려웠을 만큼 허름한 달동네였다. 불을 낸 과실범은 일용직 노동자 60대 남성 A씨였다. A씨는 그날 새벽 3시 즈음 석유난로를 켜놓고 잠들었는데 △침대에서 불과 30cm 떨어진 방바닥에 난로를 놔둔 점 △뒤척여서 난로를 건드린 점 △그 난로불이 솜이불에 닿게 만든 점 등 중대한 과실범죄를 저질렀다. A씨는 기초연금 수급자로 10여년 전부터 친척 명의의 빈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고 한다. 빈곤층을 위한 복지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 못 한 국가 공동체의 문제도 상당하겠지만 A씨의 법적 책임 역시 무겁다. 법원은 A씨를 감옥에 가둘 수밖에 없었다. 24일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이지수 판사는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