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6월9일 오후 4시22분 54번 시내버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혀 난 어디론가 사라졌다. 난 집으로 가야 한다. 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민 대표로 추모시를 발표한 A씨는 건물 잔해들이 무너져내린 그 순간을 위와 같이 묘사했다. 9일 16시 광주 동구 학동에 위치한 삼성프라자 학동점 주차장에서 ‘학동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광주시와 동구가 주최한 추모식이었지만 참사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임택 동구청장 의 메시지를 1도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두 정치인의 발언이 시작되자 앞으로 몰려가 셔터를 눌러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족들의 이야기였다. 임 청장은 “지난 1년간 학동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발언했지만 유족들 입장에서는 괘씸할 뿐이다. 사실 유족들은 추모식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를 떠나 보낸 유족 대표 이진의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고 괴로울 뿐이지만 또한 고인들의 명예 회복이 이런 추모 행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 잠든 아홉분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니 오늘만큼은 저희도 비통하고 서러운 심정을 가라앉히고 고인들의 명복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에 거주할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못 했었다. 광주광역시로 내려와서 살게 된 이후로 ‘史뿐史뿐’이라는 역사 모임을 통해서 가게 됐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중학교 수학여행 때 가봤던 것 같다. 모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사뿐사뿐이란 이름이 특이한데 중의적인 표현이다. 센스있게 잘 지은 모임명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4세 박진수씨가 이끌어가는 모임인데 역사 전공자들이 운영진으로 있다. 한 번 모임을 열면 30명씩 참여한다. 그만큼 활성화된 모임이다. 모임장 진수씨는 평범한미디어와도 인연이 깊다. 얼마전에는 평범한미디어에 레고랜드 관련 제보를 하기도 했다. 지난 4일 15시 서울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했다. 중앙박물관에서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아즈텍>이란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단체 관람을 했다. 세계사를 공부해본 사람들은 아즈텍과 잉카 문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아즈텍은 '콩키스타도르'(15~17세기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한 스페인 사람) 즉 정복자들과 직결되는 문명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도 하다. 중앙박물관에 입장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김덕령 장군을 알고 있는가? 짧게 설명하자면 임진왜란 당시 목숨을 걸고 왜군과 맞서 싸운 훌륭한 의병장이다. 그러나 1596년 벌어진 이몽학의 난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옥사하고 말았다. 김덕령 장군은 광주광역시 태생이며 홍의 장군 곽재우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대표적인 의병장이기 때문에 호남 일대에 유적들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김덕령 장군을 주제로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기도 한다. 마침 현충일 타이밍에 이 기사를 출고하게 되어 기쁘다. 국난 시기에 스스로 총칼을 들고 왜적과 맞서 싸운 김덕령 장군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김덕령 장군은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향교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던 20대 학자였는데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그동안 전남 담양에서 모은 3000여명의 의병을 이끌고 참전했다. 역사학자들은 김덕령 장군에 대해 주요 전투들이 마무리되던 시점이라 큰 무공을 세우지 못 했을 뿐 타이밍만 맞았다면 엄청난 무신 장군으로 이름을 드높였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군과 선조는 작지 않은 성과를 낸 김덕령 장군에게 '군호'를 부여했다. 김덕령 장군은 28살에 의병 총사령관이 됐다. 예고하자면 이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정의당이 계속해서 위기다. 물론 위기가 아닌 적이 없지만 요즘은 특히 위기인 것처럼 보인다. 모두가 다 알다시피 강민진 청년정의당 전 대표 성추행 피해 의혹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악재가 많다. 특히 ‘검수완박’ 국회 표결에서 정의당 의원들은 민주당에 손은 들어 주는 악수를 저질러 일부 진보 인사들까지도 비판하고 나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의당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절을 하며 다시 한번 정의당에 기회를 주라고 읍소하고 있다. 그래도 광주에서는 나름 제 1야당의 역할을 했던 정의당이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지난 25일에는 광주 구 도청 앞에서 지방선거 후보들과 정의당 광주시당이 대시민 사과를 하며 절을 했다. 정의당은 그만큼 간절했다. 그래서 25일 뿐 아니라 27일에도 정의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았다. 27일 오전 11시 30분경 중앙선대위의 △배진교 상임선대위원장 △배복주 공동선대위원장 광주선대위의 △황순영 광주상임선대위원장 △강은미 광주공동선대위원장 △장연주 광주시장 후보가 광주시의회를 찾아 특별기자회견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정의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특히 지방선거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3선 12년 체제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교육감은 무조건 교체된다. 이미 5명의 후보(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박혜자 전 국회의원/이정선 전 3대 광주교대 총장/이정재 전 2대 광주교대 총장/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가 출마했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사실상 이정선 후보가 대세론을 굳혀가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뒤따르는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일고 있고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올초 10% 중후반에서 시작해서 최근에는 30% 초중반대에 이르고 있고 그 뒤로 박혜자 후보가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후보에 대한 논란은 크게 2가지인데 △연구년 신청하고 교육감 선거 준비 △자기 논문 우려먹기 등이다. 이 후보는 1995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미국 뉴저지주립대)을 1996년 10월과 12월 별도의 학술기관에 새로운 학술자료인 것처럼 게재했다. 이 후보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았던 만큼 자기 논문을 표절해서 학술자료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복 게재 역시 논문 우려먹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측은 “당시 논문을 학술자료 발제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전국 '빵덕후'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빵 축제가 열렸다. '노잼도시 대전'이라는 오명을 씻겨준 '빵모았당' 축제가 2회를 맞이했다. 날씨마저 화창했던 지난 21일 2년만에 트렌드세터들의 밀집지가 된 빵모았당 축제에 가봤다. 대전 중구 선화동에 위치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에서 개최됐는데 지역 대표 빵집들이 다 모인다는 소식이 퍼졌는지 인파가 엄청났다. 여름의 초입으로 가는 길목이라 선선하면서도 푹푹 찌는 날씨였다. 행사장을 다 둘러쌀 정도로 대기줄이 길었다. 꼬박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더랬다. 축제를 즐기기도 전에 지칠 뻔했다. 드디어 입장한 빵모았당.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대의 빵 축제인만큼 수많은 베이커리들이 모여 있는 이곳 범상치 않았다. 대전의 상징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성심당'부터 시작해 마니아들의 빵지 순례에서 빠지지 않는 '정인구팥빵',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베이커리'까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다양성을 갖춘 부스들이 공간을 꽉 채웠다. 참여 베이커리 리스트를 미리 확인하고 부푼 마음으로 찾아간 축제. 지난해 보다 몇 배는 늘어난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다보니 오후 느즈막히 찾아갔을 땐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경기도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자가격리 도중 권고 사직을 강요받았다. 말이 권고지 해고와 다름없다. 요양보호사 A씨는 4월29일 평범한미디어와의 만남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이 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3일째 되는 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크고 시설 측의 재정 상황이 안 좋다고 먼저 이야기했지만 사실 무증상인데 쉬었다는 이유에서 잘린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그냥 나오라고 했다. 어차피 이제 거리두기나 격리도 끝나지 않냐며 뭐라고 했었다. 나도 나이가 많고 또 나와 같은 노인들 돌보는 직업인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격리에 들어간다고 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면 나이가 많아서든지. 사실 어떤 경우에서도 부당하다. 해고 이전에도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호복이 제공됐지만 그 이후로는 우비를 주기도 했다고. 임금이 꼬박 꼬박 제대로 들어오는 건 생각도 안 했다고 한다. 해당 시설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관계자 B씨는 할 말이 없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A씨는 "우리가 돌보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다. 내가 아니더라도 요양시설 종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심야 시간대에 운전을 해본 사람들은 택시기사의 신호 무시와 도가 지나친 과속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꽤 위협적이고 한끝 차이로 사고를 면했던 아찔한 상황도 드물지 않다. 대낮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택시기사들은 왜 난폭하게 운전을 하는 걸까? 광주광역시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50대 남성 A씨는 지난 12일 19시반 즈음 평범한미디어와 만나 “결론을 말하자면 수입이 적으니까”라며 “내가 볼 때는 어떻게 생각해보면 1시간에 한 2~3만원을 벌어야 하는데 못 버니까”라고 말했다. (과속하면 많은 손님을 태울 수 있는데 빨리 손님을) 내리고 태우고 해야 하니까. 그게 한 번에 안 되니까. 정부에서 이제 월급제를 하면 그렇게 안 할 것이다. (택시기사들이 원래부터 다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빨리 가야 한다는 그것 밖에 없다. 죄송스럽지만 손님을 태우고 가고 있는 와중에도 손님으로 안 보이고 얼른 내려주고 또 모셔야 하는 짐짝으로 보이는 것이다. 손님이 매출을 올려주는 “짐짝”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한걸까? 올해 2월 기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택시기사는 총 24만여명에 이른다. 이중 16만5000여명(6
[평범한미디어 최은혜 기자]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거리 곳곳에는 피크닉을 온 상춘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뒤로한채 길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지만 공원 한편에 늘어난 쓰레기를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먹고 버린 쓰레기는 가져가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통이 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시민의식을 의심하게 만든다. 두 번째 사진을 보자. 4월초에 찾은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중외공원 쓰레기통의 모습이다. 먹지도 않고 그대로 버린 솜사탕과, 음료가 가득 들어있는 채로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이 보였다. 그 위에 여러 배달음식 용기들도 가득 쌓여있다. 쓰레기통에 붙어있는 '재활용 쓰레기' 표기가 무색하다. 비단 중외공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9일 찾은 서울숲공원에서는 분주하게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는 시설 관리자들이 눈에 띄었다. 시설 관리자는 음료가 든 컵을 들고 눈치를 보고 있는 시민들에게 익숙하다는 듯이 그냥 그대로 버리고 가라고 한 후 직접 분리수거를 하고 있었다. 시설관리자 A씨는 "수시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순찰을 한 번 돌고 오면 다시 원상 복구되어 있다"며 "벚꽃이 피고 날이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내 눈 앞에 버스가 도착했다고 상상해보자. 앞 문이 열리고 앞 사람들이 하나 둘씩 승차한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아차' 싶다. 지면과 버스 간 단차가 너무 높다. 탈 수가 없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 뒤에 탈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버스기사의 얼굴엔 짜증이 가득하다.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이 오가고 결국 나는 창피함을 안고 버스 타기를 포기한다. 솔직히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이 비장애인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들에겐 일상이다. 오를 꿈조차 꾸기 어려운 게 '버스'다. 비교적 휠체어 탑승이 용이하도록 배려한 저상버스의 도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차체가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있어 장애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낫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과 탈시설 등을 요구하는 시위 방법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25일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전장연과